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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235

나정이를 위한 마지막 선물, 끝 [응답하라1994, 20화 - 끝의 시작]

[응답하라1994] 20화 - 끝의 시작 : 나정이를 위한 마지막 선물, 끝 계속 울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 좋아하던 나정이가 자기를 위해 저녁을 차려줄 때도, 같이 마주앉아 저녁을 먹을 때도, 함께 산책을 하던 그 때도. 항상 꿈꾸었던 일들이 이루어진 그 순간, 칠봉이는 울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사랑과 기침, 그리고 가난은 숨길 수 없다는 말처럼, 나정이의 얼굴이 이미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칠봉이 자신은, 나정이를 웃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님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정이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설 때까지 안절부절 불안해하고, 나정이의 얼굴을 보면서도 그는 늘 신경이 쓰였다. 겨우 나정이를 곁에 붙잡아 둘 구실이 생겼는데, 그녀를 붙잡고 ..

웃픈 천송이를 위하여!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 웃픈 천송이를 위하여! 천송이(전지현)는 대한민국 여자들의 워너비다. 예쁜 얼굴, 쭉 빠진 몸매와 기럭지, 대한민국의 톱여배우. 드라마 속에 그려지는 그녀는, 그래서 종종 안하무인에 개념이 3%쯤 어디로 날아간, 그런 여자로 그려진다. 그녀가 많이 듣는 악플 중에는 '뇌에 보톡스 맞았냐?'가 단연 우세할 정도로, 생각 없는 말을 내뱉기도 한다. 한 마디로 밉상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런데 드라마 속 천송이가 시청자들에게 밉상으로 보여서는 결코 안 된다. 비록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여배우 천송이는 그렇더라도, 시청자가 보는 여주인공 천송이는, 그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드라마 속에서는 시청자들이 천송이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도록 몇 가지 장치를 해 놓았다. 남다른 ..

박서준, 진정한 강인함을 보여주다 [따뜻한 말 한마디]

[드라마] 따뜻한 말 한 마디 박서준, 진정한 강인함을 보여주다 남편의 바람을 겪고 있는 누나 미경(김지수)이 있다. 미경은 누구에게 속 시원히 한번 따지지도 못하고 그저 속으로만 앓는다. 상황이 그럴수록 미경은 자꾸만 변해간다. 그런 누나에게 동생 송민수(박서준)는 말한다. "누나 착해. 혹시 누나가 비뚤어 져도, 내가 기억해 둘게. 누나가 얼마나 착했었는지." 그러지 말라거나, 힘내라거나, 혹은 자신을 잃지 말라거나 하는 그런 흔하고 와 닿지 않는 위로 대신,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건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는 말이었고, 그녀가 조금 더 나빠져도 된다는 말이었다. 그래도 그녀를 이해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의 말은, 남편인 재학(지진희)이 그녀에게 한 것과는 참 대조적이었다. 그녀의 남편 ..

운명은 결국 선택이다 [응답하라1994 19화-운명을 믿으십니까?]

[응답하라 1994] 19화 – 운명을 믿으십니까? : 운명은 결국 선택이다 나정이와 쓰레기가 헤어진 후, 좀처럼 볼 수 없던 얼굴이었다. 나정이의 아버지, 성동일 코치는 자기 딸과 헤어진 그를 마주하고 앉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아들아… "아들아… 너는 어뜨게 생각할 지 몰라도 넌 나한테 아들이다. 나정이 오래비 훈이 놈이… 그놈 죽고 나서 니가 대신 아들 노릇 한다고 우리집 와서 아버지 어머니 불러쌈서 미친 쓰레기 짓을 다하는 그 꼴을 보면서… 그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나아지더라… 근데 어쩌겄냐. 세상일 뜻대로 안 되고, 더군다나 자식일 뜻대로 안되고. 그라고 니 놈이… 니 놈이 나한테 어떤 놈인데. 나가 너를… 너를 평생 안 보고 살 자신 있겄냐. 인자 나는 괜찮애. 괜찮은게 집에 전화..

사랑은, 아직 늦지 않았다 [응답하라1994 18화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드라마] 응답하라 1994 18화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 사랑은, 아직 늦지 않았다 1997년 11월, 오늘 하루 동안 그려진 신촌하숙에는 많은 일이 몰아쳤다. 군대 갔던 해태는 재대를 했고, 입대전 난리를 쳤던 삼천포는 국가유공자 집안의 자제인 덕에 6개월만에 제대를 했다. 졸업을 앞둔 윤진이는 첫 출근을 기다리고 있고, 나정이는 취업 준비중이다. 그리고 나정이와 쓰레기, 그들의 결혼은 1월로 정해졌다. 그 많은 시간과 사건들이 오늘 하루동안 바쁘게 지나갔다. (그리고 그 와중에 계속된 방송사고도, 그 복잡함에 떡하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시티폰으로 인한 주식투자의 실패도 그럭저럭 잘 넘어가나 싶었던 나정이네 집에도, IMF가 몰아치고 말았다. 나정이의 취업과 윤진이의 첫출근을 축하하며 샴페인..

망가진 언니들의 안방 습격 사건! [미스코리아, 별에서온그대, 총리와나]

[드라마] 망가진 언니들의 안방 습격 사건! : , , 예쁜 언니들이었다. 가만히만 앉아 있어도 충분히 그 미모가 눈에 띌 만큼. 그런데 그 언니들이 달라졌다. TV속 그녀들은 얌전한 모습은 홀딱 버리고, 용감한 언니들로 안방을 찾아왔다. 이번 주 새로 시작한 드라마 의 이연희와, 의 전지현, 그리고 의 윤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연희는 에서 작정하고 변신을 꾀했다. 언제나 이슬만 먹을 것 같던 그녀는 순진한 이선균에게 소시지로 맛깔나게 담배 피우는 법을 강의하더니, 곧이어 화장이 떡이 된 얼굴을 들이밀었고, 엘리베이터에서 카메라를 피해 계란 하나를 통째로 꿀꺽해주기까지 했다. 의 전지현도 결코 지지 않는다. 싼티 나는 말솜씨에, 드라이기 잡고 흥명나는 가무를 보여준 데 이어, 만취되어 조선시대 욕을 현대..

우주를 가로지른 운명적 사랑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 우주를 가로지른 운명적 사랑 '첫화' 혹은 '첫회'란 표현대신 이 드라마는 이렇게 표시했다. 첫 번째 기록. 이는 드라마 자체가,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의 '기록'이라는 얘기다. 도민준이 우주로 돌아가기 전에 남기는 . 그런만큼 도민준이 하는 이야기로부터 드라마는 시작했다. 지구에 와서 무려 400년이 지났다. 도민준은 조선시대부터 시작해 한양이 서울이 될 때까지 살았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10년에 한 번씩 신분세탁을 하느라 군대에서 지낸 시간이 무려 49년 7개월이란다. 외계인인 만큼, 절대로 늙지 않는 외모 때문이다. 그는 내내 지구에서 외롭게 살았다. 지구인과 타액이나 혈액이 섞이는 건 안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는 혼자일 수밖에 없었다. 무려 400년 동안 말이..

김지수, 그녀의 독기가 슬프다 [따뜻한 말 한마디]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김지수, 그녀의 독기가 슬프다 자신의 남편과 부적절한 관계인 여자, '은진(한혜진)'의 주변에 머물기 위해, 꾸역꾸역 같은 쿠킹 클래스에 나가던 미경(김지수)이었다. 낯에 누구를 만났는지 알면서도 밤에 돌아온 남편에게 아무런 내색 안하고 충실한 아내 역할을 했다. 꼬이다 못해 꽈배기가 될 지경인 시어머니 성질을 그대로 받으면서도, 착한 며느리였다. 그런 그녀가 터졌다. 그러나 남편 앞에서, 시어머니 앞에서가 아니라, 쿠킹 클래스 사람들 앞에서였다. 그리고 은진 앞에서였다. 은진에 대한 악의를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잘 절제해 오던 그녀였다. 하지만 술기운 때문인지 결국 은진에게 이런 말을 뱉었다. "바람 핀 남편하고 사는 기분이 어때? 얼마나 자신 없고 초라..

황마마의 죽음으로 해결한 무책임한 결말 [오로라공주]

[드라마, 오로라 공주] 황마마의 죽음으로 해결한 무책임한 결말 결국은 '황마마', 그가 죽어야 해결될 일이었다. 드라마 도중, 오로라는 둘째 누나 황미몽을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황미몽은 오로라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으나, 나는 실소를 머금었다. 우리의 똑순이, 오로라의 논점은 이랬다. 황마마는 이제 자기에게 전남편 아니고, 은인이다. 남편 살려준 은인이다. 설설희에게도 형이자 목숨 살려준 은인이다. 황마마가 가진 애정 결핍이 크다. 그걸 자신들을 통해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은인'이란 부분은 인정한다. 과정의 타당성이야 어찌 되었든, 일단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의 간병을 통해 설설희가 건강을 되찾았으니, 은인은 맞다. 오로라가 더 이상 사랑했던 전남편으로 그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남..

결혼에서 로맨스를 지우면?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세 번 결혼하는 여자] 결혼에서 로맨스를 지우면? 예전에 방영했던 김수현 작가의 이란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그 마지막 장면은 꽤나 강렬하고도, 충격적이었다. 우울증에 걸린 한고은이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거실에 앉아, 이미 예전에 죽은 아버지를 울면서 부르는 것으로 장면이 마무리 되었다. 그것이 김수현 작가가 그린 이란 드라마의 끝이었다. 우리 엄마는 감사하다는 마지막 인사말이 자막으로 나오고 나서도, '정말 끝난 거야?'하고 재차 물으셨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마무리 방법이었고, 화제가 되었다. 그에 대해 작가는, "등장인물의 흘러가는 삶 속에서 끝냈다."고 밝혔다. 드라마가 끝나도 등장인물은 여전히 삶을 계속 하는 듯이, 그렇게 끝냈다. 그건 드라마에 강한 현실성을 덧입히겠다는 의도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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