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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언니들의 안방 습격 사건! [미스코리아, 별에서온그대, 총리와나]

스위벨 2013. 12. 2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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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망가진 언니들의 안방 습격 사건!

: <별에서 온 그대>, <미스코리아>, <총리와 나>

 

예쁜 언니들이었다. 가만히만 앉아 있어도 충분히 그 미모가 눈에 띌 만큼. 그런데 그 언니들이 달라졌다. TV속 그녀들은 얌전한 모습은 홀딱 버리고, 용감한 언니들로 안방을 찾아왔다.

 

이번 주 새로 시작한 드라마 <미스코리아>의 이연희와,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 그리고 <총리와 나>의 윤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연희는 <미스코리아>에서 작정하고 변신을 꾀했다. 언제나 이슬만 먹을 것 같던 그녀는 순진한 이선균에게 소시지로 맛깔나게 담배 피우는 법을 강의하더니, 곧이어 화장이 떡이 된 얼굴을 들이밀었고, 엘리베이터에서 카메라를 피해 계란 하나를 통째로 꿀꺽해주기까지 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도 결코 지지 않는다. 싼티 나는 말솜씨에, 드라이기 잡고 흥명나는 가무를 보여준 데 이어, 만취되어 조선시대 욕을 현대화하여 바꾸어주는 센스도 뽐냈다. 그 고급진 외모와 다르게 언행은 연신 삐그덕거리며 웃음을 만들었다.

 

 

<총리와 나>의 윤아도 있다. 생활형 기자 정신에 힘입어, 청소원 복장으로 총리실에 잠입하려다가 패대기 쳐지는 수모를 당했고, 만취해 구토녀로 등극하기도 했다. 구박 당하고, 쫓기고, 무시당하며 1, 2화를 이끌었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은 한결같이 '망가진 언니들'을 앞세웠다. 시청률 경쟁에서 먼저 우위를 선점할 비장의 카드로 장착하고서 말이다.

 

그녀들이 변한 건, 우리 사회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 이상 청순하고 얌전한 여성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니다. 여성들은 더 과감해지고, 용감해지고, 적극적이 되길 요구 받는 시대다. 그래야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여성성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과 성격, 사회성이 중요해졌다.

당연히 드라마 속 그녀들에게도 '예쁜'이란 단어만이 아니라 '예쁘면서 성격도 좋은'을 바라게 되었다. 그리고 '성격 좋은' 을 극단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게 바로 여배우들의 망가짐이 아닐까 싶다. 그녀들의 '망가짐'은, 캐릭터의 성격이 가진 털털함을 극대화하여 표현해 줄 수 있는 장치다.

 

이러한 여배우 캐릭터에 큰 한 점을 찍은 건, 아마도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아니었나 싶다. 그전까지 보여주었던, 여주인공은 착하고 예쁘고, 청순해야 한다는 이미지를 과감하게 뒤집어, 그 당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그 영화 속 주인공은 지금도 막강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전지현'이다.

 

 

요즘 드라마 속 여주인공에게, 한 두 번의 망가짐은 필수인 것 같다. 위로 든 예 말고도, <예쁜 남자>의 아이유나, <응답하라 1994>의 고아라 등등, 많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그렇다. 물론 하지원은 자신만의 '액션 여배우'란 세계를 구축해서 '털털하고 센 언니'를 다른 식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들이 더 호쾌하게 망가질수록, 등장인물은 예쁜 여배우가 아니라 친숙한 옆집 처자가 되어 시청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비록 그녀들이 아무리 망가져도 예쁜, 막강 미모의 소유자라는 게 함정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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