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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 속의 망상 388

[애니] 언어의 정원 - 눈부신 초록의 시간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 – 눈부신 초록의 시간 /신카이 마코토 감독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가 분홍색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눈부신 녹색이다. 초록빛이 감도는 한여름의 비는 싱그럽게 화면을 채웠고, 그 이미지를 보고 있노라면, 꼭 코 끝에서 상쾌한 향기가 맡아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짙푸른 녹색의 한 가운데서,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비의 인연 푸르름 절정에 다다른 여름, 그리고 장마의 계절. 빗방울이 하늘의 내음을 머금고 내려올 때, 그들의 푸릇푸릇한 인연도 시작된다. 비가 오는 날이면 1교시 수업을 땡땡이 치고 공원으로 오는 고등학생 타카오. 공원의 벤치에 혼자 앉아 맥주와 함께 초콜릿을 먹는 여자, 유키노. 청아한 여름 비가 내리는 날, 그들..

황마마의 죽음으로 해결한 무책임한 결말 [오로라공주]

[드라마, 오로라 공주] 황마마의 죽음으로 해결한 무책임한 결말 결국은 '황마마', 그가 죽어야 해결될 일이었다. 드라마 도중, 오로라는 둘째 누나 황미몽을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황미몽은 오로라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으나, 나는 실소를 머금었다. 우리의 똑순이, 오로라의 논점은 이랬다. 황마마는 이제 자기에게 전남편 아니고, 은인이다. 남편 살려준 은인이다. 설설희에게도 형이자 목숨 살려준 은인이다. 황마마가 가진 애정 결핍이 크다. 그걸 자신들을 통해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은인'이란 부분은 인정한다. 과정의 타당성이야 어찌 되었든, 일단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의 간병을 통해 설설희가 건강을 되찾았으니, 은인은 맞다. 오로라가 더 이상 사랑했던 전남편으로 그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남..

결혼에서 로맨스를 지우면?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세 번 결혼하는 여자] 결혼에서 로맨스를 지우면? 예전에 방영했던 김수현 작가의 이란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그 마지막 장면은 꽤나 강렬하고도, 충격적이었다. 우울증에 걸린 한고은이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거실에 앉아, 이미 예전에 죽은 아버지를 울면서 부르는 것으로 장면이 마무리 되었다. 그것이 김수현 작가가 그린 이란 드라마의 끝이었다. 우리 엄마는 감사하다는 마지막 인사말이 자막으로 나오고 나서도, '정말 끝난 거야?'하고 재차 물으셨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마무리 방법이었고, 화제가 되었다. 그에 대해 작가는, "등장인물의 흘러가는 삶 속에서 끝냈다."고 밝혔다. 드라마가 끝나도 등장인물은 여전히 삶을 계속 하는 듯이, 그렇게 끝냈다. 그건 드라마에 강한 현실성을 덧입히겠다는 의도이기도..

사랑,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응답하라1994, 17화- 사랑, 두려움Ⅱ]

[응답하라 1994] 17화 - 사랑, 두려움 Ⅱ : 사랑,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잃고 싶은 게 없다면 두려움도 없다. 사랑이 깊어갈수록, 잃고 싶지 않을수록 두려움이 커져만 간다. 사랑은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 하지만 사랑으로 인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건 다시 사랑이다. 나정이와 쓰레기는 부산에서 서울까지의 장거리 연애를 이어간다. 나정이의 생일 날, 쓰레기와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나정이는 부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날마저도 쓰레기는 병원 호출로 바쁘고, 결국 나정이의 생일 케이크에 불도 켜지 못한 채로 다시 병원으로 뛰어간다. 하지만 금방 다시 오겠다던 쓰레기는 병원 일이 이어져 밤이 늦어도 집에 가지 못하고, 결국은 아침이 밝아서야 뛰어간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집은 깨끗이 치워져 있고..

사랑, 그 잔인함에 대하여 [응답하라 1994, 16화-사랑, 두려움Ⅰ]

[응답하라 1994] 16화 – 사랑, 두려움 Ⅰ : 사랑, 그 잔인함에 대하여. 쓰레기는 부산의 병원으로, 파견 근무를 떠나게 된다. 서울의 병원에서보다 부산 병원에서의 파견 근무가 그가 의사로서 성장하는데 더욱 좋을 거란 판단 때문이다. "정아, 딱 1년, 딱 1년만 있으면 된다." "여기 있는 것보다 거기 가는 게 오빠한테 더 좋은기재? ……할 수 없지 뭐." 쓰레기의 결정에 놀라, 띄엄띄엄 말을 이어가던 나정이는 그 결정이 쓰레기를 위한 것임을 알고는, 더는 말하지 못한다. 그의 앞날에 좋다는데, 도대체 어떤 이유를 대야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자고로 사랑이란 그런 법이다. 말 닮은 남자동기 하나, 나정이가 '민정언니'라 부르는 여자 동기 하나. 그렇게 동기 두 명과 함께 부산 병원으로 간다는 쓰..

소복소복~ 하얀 눈이 내리는 영화

소복소복~ 하얀 눈이 내리는 영화 추운 겨울은 힘든 계절이기도 합니다. 찬바람이 몰아치고, 온 몸에 싸늘한 기운이 돌지요. 그런 겨울 중에 찾아오는 기쁨이라면, 흰 눈과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를 향한 희망이겠지요. 특히 눈 내리는 겨울은, 어느 계절의 어느 날보다 운치 있어요. 그리고 그런 장면을 가장 예쁘게 담아내는 건, 뭐니뭐니해도 영화지요. 소복한 눈을 기다리며 눈이 참 아름답게 내리던 영화 한편 어떠세요? ◇◆◇ 로맨틱 홀리데이낸시 마이어스 감독 / 카메론 디아즈, 케이트 윈슬렛, 주드 로, 잭 블랙 출연 사랑에 상처받은 두 여자가, 연휴기간 동안 서로 집을 바꾸어 살기로 합니다. 이른바 '홈 익스체인지'. 자신이 너무나 익숙한 그곳에서는 도저히 과거를 잊을 수 없을거란 판단 때문이에요. 그렇게..

[상속자들 마지막회] 김원의 이별도, 충분히 용기다

[상속자들 마지막회] 김원의 이별도, 충분히 용기다. 드라마 상속자들이 끝났다. 탄이(이민호)와 은상이(박신혜)는 사랑을 이어가고, 보나(크리스탈)와 찬영이(강민혁)도 아직까지 흐뭇하다. 영도(김우빈)는 그리도 안타깝게 그리던 엄마를 만났다. 효신 선배(강하늘)는 군대를 택했지만, 그건 그에게는 나름의 해피엔딩이었다. 그리고 김탄이 사랑을 이룬 것에 이어, 형제가 제국그룹을 지키고 나면 김원(최진혁)의 사랑도 이루어지리라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드라마니까, 드라마 속의 사랑이란 결국 그런 것이니까. 하지만 은 약간의 동화와, 약간의 현실을 함께 취했다. 아직 풋풋한 18살 그들에겐 따스한 동화를, 어른이 된 이들에게는 다소 차가운 현실을 주었다. 상처 입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었으면 한다는 은..

[상속자들] 김탄이 진격의 회장님을 이긴 이유

[드라마]상속자들, 김탄이 진격의 회장님을 이긴 이유 드디어 은상이(박신혜)와 탄이(이민호)의 사랑을 가로막던 가장 큰 장애물이 사라졌다. 그 무시무시한 장애물은 바로 '진격의 회장님'이다. 과거 무자비한 형제의 난에서 위풍당당하게 승리를 쟁취했고, 제국그룹을 위해 자신의 큰 아들마저 거리낌 없이 이용했다. 그리고 세 번째 부인과 살면서도 결코 두 번째 부인을 버리지 않는, 그 무서운 진격의 회장님. 그러나 김탄은 결국 그 억세고 힘센 아버지를 이기고, 은상이와의 교제를 허락 받는다. 비록, 그것이 일시적인 거라고 해도 말이다. "우리 허락 받은 거야? 협박 받은 거야?" "언제든 협박으로 바뀔 수 있는 허락. 독한 말씀은 이해해줘. 아버지 마지막 자존심이니까." 과거, 은상을 굳이 제국고등학교로 보낸 ..

[오로라 공주] 설설희의 인격을 위해 황마마를 죽이다

[오로라 공주] 설설희의 인격을 위한 또 한번의 무리수 설설희의 병이 거의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 뇌출혈로 마비되었던 하반신은, 기적처럼 벌떡 일어나게 되었고, 그의 몸에 둥지 틀었던 암세포는 많은 네티즌들의 말대로, 살해당했다. 그 동안의 말도 안 되는 동거를 알게 된 황마마의 누나들은 크게 난리가 났다. 도무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지 못한 큰누나 황시몽은 급기야 설설희의 아버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는 설희 아버지의 입을 빌려서,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와, 변명이 흘러 나온다. 사실 이 기묘한 동거에 대한 변명이라면, 이미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했다. 등장인물의 행동에 명목뿐인 이유라도 주고 싶었다면 말이다. 그래도 시아버지의 입을 빌려, 이제나마 작가가 그 과정을 행하려나 보다 했다. 너..

[따뜻한 말 한마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그들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그들. 처음, 그들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나를 이해하는 말 한마디. 그런데 그들 곁의 사람들은 도통 그걸 모른다. 곁에 있는 그 사람 때문에 더 외롭다. 그래서, 그들은 그 말을 해줄 다른 이를 찾았다. 그와 동시에, 내가 피해자라 생각한 지난 날과는 달리, 어느 한 부분에서는 도로 가해자가 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모두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다. 나은진(한혜진) : 남편 '성수'가 바람을 피웠다. 그 공허함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 후 한 남자와 불륜, 관계가 되었다. 정리하려고 했는데, 상대 남자의 부인이 알아버렸다. 가족이 알게 될까 봐, 그들이 상처받게 될까 봐 두렵다. 김성수(이상우) : 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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