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상 58

하루, 또 하루.

요 사이 힘든 일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냥 버티면 언젠가는 괜찮아진다는 그 말 하나로 버티면서, 하루하루 지나가는 날짜를 헤아렸다. 하루 지났다. 닷새 버텼으니 한달도 버틸 수 있어. 그럼 일년도 지나가리라, 했다. 그런 와중에 아주 작은 문제 하나가 더해졌다. 하지만 별 것도 아닌, 되려 내 힘으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펑펑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누가 뺨 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마구 울었다. 울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진작부터 나는 울고 싶었구나.. 괜찮지만은 않았구나. 하지만 눈물을 금방 그치고, 나는 또 하루를 보낸다. 그냥 그렇게 무뎌지기를, 지금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기에... 괜찮은 척, 다시 눈 앞에 놓인..

[만화책] 요츠바랑! - 내 이름은 요츠바. 귀엽고, 웃기고, 사랑스럽지!

[만화책 추천] 요츠바랑!(일상, 치유, 힐링, 명랑) /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꺄악~~!!! 만약 현실에서 만나게 된다면, 나는 이렇게 소리를 지르며 요 조그만 녀석을 꼭 껴안게 될 것만 같다! 그런 다음에는 귀여운 볼따구를 한번 살짝 손가락으로 잡아보고, 다시 한번 격하게 껴안게 되겠지. 아, 마성의 꼬마녀석, 요츠바! 만화책 '요츠바랑!'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13권까지 출간되었고, 아직 미완결 상태다. (단행본 나오는 간격이 꽤나 길어 현기증 날 지경이기도.) 만화책 '아즈망가 대왕'으로 유명한 만화가 '아즈마 키요히코'의 작품이다. 아주 독특한 매력덩어리 5살 꼬마 (우리나라 나이로는 생일 여부에 따라 6~7살 되겠다.) 요츠바. 그녀의 최고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잔망스러운 말솜씨! 순진하고 순수한..

[책, 에세이] 최초의 한입 - 당신의 기억 속 최초의 한입은? (마스다 미리)

[도서] 최초의 한입 / 마스다 미리 지음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에는 "완전 맛있어!" 소리가 절로 나는 먹거리와 자주 만났던 것 같다. 아직 인생의 경험치가 낮았던 탓도 있겠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과 비교하면 가게 앞에 진열되어 있는 과자와 음료수의 종류가 적었고, 나오는 신상품은 항상 신기했다. 이 책에서 나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처음 만난 '맛'들을 어떻게 느꼈는지 써 보기로 했다." (책, 최초의 한입 中) 이런저런 에세이를 많이 선보여온 작가, 마스다 미리. 그녀가 이번에 하는 이야기는 '맛'이다. 바로 이런 저런 '음식'들. 작가가 자신이 처음 만난 새로운 맛들, 그것에 대한 추억의 감상들을 다시 떠올린다. 책은 크게 다음의 4부분으로 나누어 있다 과자 과자 과..

[책, 에세이] 엄마라는 여자 : 그리면 그릴수록 그리운 그 여자 - 마스다 미리

[도서, 에세이] 엄마라는 여자 : 그리면 그릴수록 그리운 그 여자 / 마스다 미리 지음 엄마. 그것은 마법의 단어다. 입에 올리는 순간 포근한 따스함이 느껴지며 마음이 놓이는……. 엄마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 그녀와 함께한 일상을 풀어놓았다. 당신도 나의 일상을 통해 엄마와의 추억에 잠겨보기를. - 책 '엄마라는 여자' 프롤로그 中 '엄마라는 여자'는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의 책으로, 제목 그대로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책은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대부분이 그렇듯, 책은 글과 짤막한 만화가 번갈아 가며 채워진다. 이 책은 작가가 자신의 '엄마'에 대해 관찰하고 생각하고, 마음에 품고 있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연히 '마스다 미리의 엄마'라는 특정한 인물에 대..

[책]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 - 치매 어머니와 함께 한 보석같은 순간들!

[만화, 에세이]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 / 오카노 유이치 지음 치매에 걸린 80대 어머니를 모시는 60대의 아들이 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에 요양원에 모시지만, 나이든 대머리 아들은 늘 어머니를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작가인 '오카노 유이치'는 그렇게 치매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직접 만화로 그려냈다. 그 첫 번째 책이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였는데, 그 책에 이어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가 후속으로 나왔다. 전작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를 참 따뜻하게 읽었던 터라, 이 책도 바로 집어 들었다. (페코로스란, 이 책의 작가 '오카노 유이치'의 별명이란다. '작은 양파'란 뜻인데, 그의 동글동글한 대머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전작에서 치매 ..

[에세이] 뭉클하면 안 되나요? -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뭉클’ (마스다 미리)

[도서, 책] 뭉클하면 안 되나요? :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뭉클'의 순간들! / 마스다 미리 지음 책 제목 '뭉클하면 안 되나요?'에서 엿볼 수 있듯, 이 책은 작가 마스다 미리가 '뭉클'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그녀가 뭉클하는 순간은 결코 특별한 순간들이 아니다. 남자의 팔뚝에 난 힘줄이나,후진 할 때의 모습 등, 단지 여자들의 흔한 드라마 속 환상에만 머물러 있는 그런 '뭉클'은 더더욱 아니다. "뭉클함이란 뜻밖에 단순하답니다.한 번 더 말하죠. 뭉클함이란 단순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미 뭉클함이 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마스다 미리가 느끼는 그녀의 '뭉클'은, 일상으로 벌어지는 작은 순간들이 마음을 아주 잠시 움직..

봄날, 꽃이 진다.

꽃이 피었다.내가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꽃들은 부지런했다. 그리고, 언제 겨울이었나 싶게, 추위를 까마득하게 만들며, 꽃들은 저마다 아우성치며 피어났다. 나뭇가지마다 하얀색 봄을, 분홍색 고운 봄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제 가지 크기만큼의, 제 나무 크기만큼의 봄을 짊어지고 있다. 꽃이 핀다. 그리고 꽃잎이 떨어진다. 나무 아래, 연못가에, 잔잔한 물 위에, 그리고 길가에. 아직 채 피어나지 않은 늦된 봉오리가 한창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떨어진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밟히고, 시들고… 그렇게 사라져간다. 꽃이 핀다. 그리고 꽃이 피어나는 곳에서는, 늘 꽃이 진다.

우리 집 TV는 묵언수행 중

엄마랑 나란히 앉아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엄마가 틀어놓은 드라마는 '천상의 약속'. 배우 이유리가 연기하는 쌍둥이 중 한 명이 죽음의 위기에 처하는, 아주 중요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가 뚝 하고 끊겼다. 오호라, 이런 것이 바로 방송사고겠거니, 했다. 방송 사고를 목격하다니, 흥미진진하군! 몇 초만 있으면 다시 소리가 나올 거라 기대하고 TV화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여전히 고요하다.뒤늦게 다른 채널로 돌려보니 모든 채널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 TV를 껐다 켜고, 셋탑박스를 껐다 켜고, 아예 연결 선을 뺐다 꽂고... 내가 부산스레 별 시도를 다 해보는 와중에도, TV는 의연하게 묵언수행을 이어간다. 사용하고 있는 있는 인터넷 TV회사에 전화를 걸어 증상을 말하고, 기사님의 방문 약속을 잡았..

[책] 주말엔 숲으로 - 타박타박 걷다 보면 하루가 반짝반짝! (마스다 미리)

[도서, 만화] 주말엔 숲으로 (週末,森で, 일본) / 마스다 미리 지음 "타박타박 걷다 보면 하루가 반짝반짝!" 줄거리, 내용 35세 여성인 하야카와는 갑작스럽게 시골로 이사했다.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다소 황당한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프리랜서 번역가인 그녀는 그곳에서도 자신의 일을 이어가며 살아간다. 그런 하야카와를 종종 찾아오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 한 명은 출판사 경리부에서 14년째 일하는 마유미, 또 한 사람은 여행사에서 일하는 세스코다. 그녀들은 각자, 혹은 둘이 같이 주말이면 하야카와의 시골집으로 오고, 함께 숲을 찾게 된다. ◇◆◇ 여자공감만화로 유명한 작가, 마스다 미리의 책이다. 이번 책의 주인공은 3명의 여성이다. 주말엔 숲으로. 그 말처럼 하야..

[소설]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 기억과 추억이 만들어낸 요리!

[도서, 책]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キャベツ炒めに捧ぐ.) /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줄거리, 내용 작은 마을의 상점가에 위치한 아담한 반찬가게 '코코야'. 가게를 이끌어 가는 것은 60대의 세 여성이다. 사장 코코, 개업할 때부터 무려 11년간을 함께해 온 직원 마쓰코, 최연장자이지만 신입 점원인 이쿠코. 벌써 60의 나이가 넘은 이들에게는 그 세월만큼 쌓아온 삶의 이야기가 있다. [소설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 표지 / 차례] 코코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 전남편과 8년 전 이혼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도 전남편 주위를 맴돌고 있다. 물론 겉으로는 쿨한 척 하지만,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 마쓰코는 젊은 시절 첫사랑 남자에게 느닷없이 버림을 받았다. 그 후 결혼하지 않고 쭉 홀로 살아왔다. 자신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