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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애 누나를 웃게 한 어여쁜 꽃승기 [꽃보다 누나]

스위벨 2014. 1. 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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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누나] 희애 누나를 웃게 한 어여쁜 꽃승기

 

 

오늘 방송에서 김희애는 왠지 기운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십분 이해가 간다. 그녀에게 윤여정과 김자옥은 선배님을 넘어서는 '선생님'이다. 그런 분들과의 여행이 편했을 리 없다. 가장 부담없을 입장일 윤여정마저도, 그 여행이 편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리고 그 여행에서 누구보다 힘든 건, 바로 김희애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희애는 현재 3명의 형제 중 둘째 딸 정도의 위치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아이 많은 집에서는 이해를 할 것이다. 첫째는 첫째라고 대접해주고, 막내는 막내라고 귀여워해준다. 그래서 중간에 낀 아이가 집안 심부름도 제일 많이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많이 꾸지람도 받게 된다. 큰언니와 싸웠다간 큰언니한테 대들었다고, 막내와 싸웠다간 언니 노릇 못한다고 말이다.

 

 

김희애는 철든 조신한 둘째 딸처럼, 집안일도 많이 하고, 선생님들 챙기는 것도 많이 하고, 승기와 이미연에게는 손 위 누나로 또 의젓해야 했다. 윗사람 챙기고, 동생들 돌보고. 김희애는 지금까지의 여행에서 늘 활기차고 엉뚱한 생활인 김희애의 모습으로 여배우 김희애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런 그녀가 힘들고 버겁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 삼아, 그녀는 혼자 길을 나섰다. 낯선 이국의 이 골목 저 골목을 걷고, 또 걷고… 그 도중에 조금 기운을 차린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아마 그것도 자신과 함께하는 제작진을 배려한 마음이 다분히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활짝 웃게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승기였다. 갑작스런 폭우에 혼자 나간 김희애가 걱정된 이승기는 우산을 들고 무작정 그녀를 찾으러 나갔다. 식인 우산에 잡아 먹힐 어마어마한 위험을 무릅쓰고(?) 그 빗속에서 김희애를 기다렸다. 제작진이 같이 있으니 괜찮다고 말을 해 주었다는데도 그는 희애 누나 한 사람을 위한 배려를 준비했다. 지금처럼 다른 선생님 모두와 함께 묻어가는 배려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오로지 김희애 한 사람만을 위한 이승기의 배려였다.

그리고 그건, 김희애 그녀 자신이 이승기를 위한 배려를 먼저 보여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승기는 여행 초반 여러 모로 김희애의 도움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그 또한 진심으로 그녀를 위하는 마음이 생겨났을 것이다.

 

 

처음 승기를 발견한 김희애는 고맙고 또 한편 미안해 했다. 그리고 승기가 거리낌 없이 와락 안길 적에, 김희애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우산 하나를 받쳐들고, 승기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서, 비 오는 밤거리를 걸었다. 제작진의 질투 어린 말을 들으면서 말이다.

사실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한참 쳐져 있다가도 나를 위한 마음 하나를 발견하게 되면, 또 아자아자! 하고 힘을 내게 된다.

 

 

여행은 무엇을 보았느냐,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그리고 여행을 하는 중에는 말이다. 그런데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동감할 것이다. 여행이 끝난 후에는 그 여행지는 '나의 기억'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그 '기억'이란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 곳에서 겪은 일들, 사소한 한 가지 추억거리에 의해 좌우되는 법이다.

남들이 모두 경탄해 마지않는 곳을 경험했어도, 그곳에서 만난 불친절한 사람 한 명이 그곳의 기억을 나쁘게 결정지을 수도 있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 골목을 걸었어도, 그곳에서 만난 예쁜 꼬마의 눈빛 하나에 그 길목이 오래도록 떠오르기도 한다.

 

 

김희애에게 오늘의 여행지는 당분간 이승기와 함께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승기가 자신를 위해 우산을 가지고 기다려주고, 승기와 함께 우산을 나눠 쓰고 걷던 운치 있던 밤거리로 말이다. 그래서 오늘의 이승기는, 힘든 누나에게 한 송이 웃음을 건네준 어여쁜 꽃승기라 불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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