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누군가 - 미야베 미유키

스위벨 2014. 1. 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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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누군가 –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 <화차>의 작가로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다.

 

대기업 회장 딸과 결혼해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스기무라 사부로'라는 사내보 기자가 주인공이다.

회장님의 개인 운전기사였던 '가지타'씨가 한 아파트 앞에서 자전거와 충돌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일로 가지타 씨는 돌아가셨고,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가지타 씨의 딸은 그 뺑소니범을 찾기 위해, 아버지의 전기를 책으로 출판하려는 마음을 먹은 것이다. 그는 장인어른이자 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운전기사의 전기를 편찬하겠다는 유족들을 만난다.

 

 

하지만 전기 편찬에 적극적인 둘째 딸 리코와 달리, 결혼을 앞둔 첫째 딸 사토미는 그 일에 대해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사토미는 혹시나 전기 편찬을 위해 아버지의 과거를 취재하다가, 동생이 부모님의 어두운 과거를 알게 되지나 않을까 하고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코의 적극적인 태도에 의해 책 편찬을 진행하게 되고, 사부로도 그 일을 도우며 여러 가지 조사를 시작한다. 사부로는 '가지타'씨 사건의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사토미가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의 무서운 기억에 대해서도 추적한다.

 

 

◇◆◇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책에서 이렇게 밝혔다.

 

"인생에 부족함이 없거나, 또는 행복한 삶을 사는 탐정은 미스터리의 세계에는 무척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평범하고 이렇다 할 장점도 없지만, 일상생활은 안정되어 있고 포근한 행복 속에서 사는 탐정. 이 작품은 그런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그 결과, 그가 추적하는 사건은 아주 사소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 사소함 속에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 남는 것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대로, 평범한 회사원이나 다름 없는 사내보의 기자가, 개인적 부탁을 받고 자전거 뺑소니 범을 추적하는 것이 책의 주 골자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사소한 사건이다. 하물며 교통사고도 아닌, 한 어린아이가 범인으로 추정되는 '자전거 충돌' 사건이다. '사망'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긴 했지만 말이다.

 

사건은 사소하더라도 이야기가 사소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 속에 담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도, 역시 나는 이 책에 상당히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는 사소한 사건, 행복한 탐정이라 했으나, 그를 제외한 인물군은 전혀 그 조건을 만족시켜주지 않는다. 소소하게 흘러가길 바랐다면, 그 사건이나 인물의 캐릭터, 그리고 사건의 결말도 그리해야 했다. 그런데 유족으로 나오는 '리코'와 '사토미'는 결코 그런 인물이 아니다. 일반적인 소소함을 그리기에는 그녀들이 가진 날카로움과 어두움이 상당히 무겁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 사이에서 '사부로'가 파헤친 사건의 진상도 꽤나 불편하다.

일상의 행복과 만족을 얻기에는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거슬리는 캐릭터들이고, 사건의 결말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추리소설의 긴장감을 얻기에는 사건이 가진 임팩트가 부족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사소한 사건을 중심으로 한, 그런 일상의 삶 속에서 벌어진 한 사건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결말과 반전에 대한 욕심을 놓지 못한 건 아닐까. 그 때문에 약간은 어중간한 위치의 소설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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