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Q&A - 온다 리쿠

스위벨 2013. 12. 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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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Q&A - 온다 리쿠

 

의문의 사건이 발생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바로 쇼핑센터 M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어느 날, 그곳에서 6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온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혼비백산해서 쇼핑센터 안에서 모조리 도망을 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주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주변에서 무려 60여 명의 사망자가 생겨나고 말았다. 사망의 이유는 주로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상하다. 어느 누구도 사건의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 안에 있던 생존자이자, 목격자들조차 말이다. 소방서가 출동하고, 긴 조사를 해봐도, 이렇다 할 단서는 나오지 않는다. 한 건물 안에서 수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도무지 명백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사람들은 그날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누군가는 어느 남자가 독극물로 추정되는 어떤 액체를 살포하고 도망갔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한 남자에 의한 폭력사태 때문에 도망쳤다고 한다. 그리고 또 어떤 누군가는 옆에 누군가가 도망치기에 저도 모르게 달려 나왔다고도 했다.

 

사건은 발생했고, 누군가는 그곳의 목격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하기도 한다. 또 생존자들 가운데서는 한 명의 소녀를 중심으로 이단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 사태 속에서 살아남은, 이른바 '기적의 소녀'라 추앙 받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명백한 건 없다. 그날, 그 건물 안에서 벌어졌던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

 

 

책은 전부 사람들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책의 제목조차도 Q&A다. 책 전체가 두 사람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나누는 대화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 장에는 각기 다른 두 사람이 등장한다. 조사원과 목격자일 때도 있고, 얼굴도 모르는 두 사람일 때도 있고, 택시기사와 손님일 때도 있다. 그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M쇼핑센터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렇게 퍼즐은 한 조각씩 모습을 드러낸다.

 

이야기의 소재와 줄거리는 다르지만, 큰 주제는 작가의 이전 작품인 <달의 뒷면>과 꽤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어떤 거대한 힘이 우리 세계를 조작하고, 우리는 그것에 대해 미처 인지하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고, 또 잊어버린다. 물론 그 '주체'도 '개입 방식'도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온다 리쿠의 책을 읽다 보면, 여느 소설과는 다른 그녀만의 색을 느낀다. 일반 추리소설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요즘 들어 그녀의 책에는 미스터리와 함께, 짙어진 SF, 그리고 이른바 '령'이라고 불리는 '귀기'의 느낌까지 더해진 듯 하다. 무어라 딱 꼬집어 말로 표현하기에는 아리송하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많이 담겨 있다.

 

Q&A, 질문과 대답이다. 그러나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여러 사람들이 하는 말은 어찌나 그리 다르고 낯선지... 그래서 결코 하나로 맞을 것 같지 않던 퍼즐들이 맞추어 졌을 때, 조금은 놀라웠고, 조금은 무섭고 섬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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