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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경가족 – 지극히 현실적인, 가족의 자화상

스위벨 2014. 8. 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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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경가족

: 현실적으로 담아낸, 우리 가족의 자화상

 

/ 야마다 요지 감독

/ 츠마부키 사토시, 아오이 유우, 하시즈메 이사오 출연

 

 

    줄거리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섬에 살고 있던 노부부. 그들은 도쿄에 사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상경한다. 

부부의 큰 아들은 의사이고 둘째인 딸은 미용실을 운영한다. 막내아들 '쇼지(츠마부키 사토시)'는 무대 배경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데, 그 때문에 부모님은 물론 형과 누나 또한 골칫거리 취급이다.

  

 

의사인 큰아들은 환자를 돌보기 바쁘고, 딸 또한 미용실을 비울 수 없다. 때문에 큰아들과 딸은 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신다는 핑계로 자신들의 집이 아닌 호텔로 부모님의 거처를 옮기도록 한다. 하지만 나이든 부모님이 호텔이 편할 리 없고, 하루 만에 돌아오고 만다. 그러나 딸의 집도, 아들의 집에도 머무르기 곤란한 상황이 되고, 결국 부부는 떨어져 남편은 친구네로, 아내는 막내아들 쇼지의 단칸방으로 간다.

  

 

그리고 그날 밤, 어머니는 막내아들 쇼지의 여자친구 '노리코(아오이 유우)'를 만나게 된다. 어머니는 금새 그녀의 고운 성품을 알아보고, 마음에 들어 한다. 그리고 쇼지의 걱정은 이제 한 시름 놓아도 되겠다며 기쁜 마음으로 큰아들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렇게 돌아간 어머니는 쓰러지고, 위급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진다.

  

 

◇◆◇

 

동경 가족, 서울 가족

 

영화는 현대 가족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동경가족이란 영화의 제목을 서울로 고쳐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도시가 아닌 곳에서 고기잡고 농사지으며 살아오신 부모님, 그러나 시대는 너무 많이 변했고, 자식들은 커서 모두 다 고향을 떠난다. 그렇게 고향에는 노부부 둘만 남았고, 자식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고향에 잘 찾아오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부모님이 바쁜 자식들을 만나려고 도쿄로 오지만, 그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겨우 밥 한끼 먹고, 돈을 모아 부모님 호텔에 보내드리면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한 듯이 군다. 그저, 사정이 그러니 어쩔 수 없잖아, 하는 것이 유일한 면피거리일까.

 

 

부모, 자식을 향한 일방적 사랑

 

하지만 그 또한 부모와 자식 간의 그 일방적인 관계를 잘 보여준다.

  

 

영화 속 자식들은 어쩜 그리 부모에게 무심한지, 상가 축제나 모임에는 온 힘을 다해 참가하고, 환자가 아프다는 소식에는 뒤도 안 보고 달려가면서도, 오랜만에 찾은 부모에게는 늘 다음을 기약하는 자식들이다. 그리고 그런 자식들은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잠시 노하게 만들기도 한다. (금새 그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과 별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반성 모드로 들어가게 되지만.)

 

하지만 영화 속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르다. 자식들의 삶을 이해하고, 서운하게 해도 좀처럼 그 서운함을 내색하지 않는다. 그래, 괜찮아. 너만 잘살면 돼, 하는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그래서 더 아픈.

 

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그려지듯, 부모는 자식이 효도할 때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어머니는 자식들 사는 모습을 하나하나 챙겨보고서, 마치 다 할 일을 했다는 듯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죽음 앞에서도 자식들은 잠시 슬퍼할 뿐, 또 다시 자신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기 바쁘다.

  

 

그렇게 영화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부모님이 떠난 후에 절절하게 그 슬픔을 그려내기 보다는, '장례 문제는? 유품 정리는? 아버지 거취는?' 등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먼저 들이민다. 그런 자녀들의 모습을 보며, 참 각박하고 너무하네, 싶기도 하지만, 결국 거기서 또다시 우리들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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