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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아버지를 아버지로 만드는 것들

스위벨 2014. 5. 21.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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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になる, Like Father, Like Son)

 : 아버지를 아버지로 만드는 것들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후쿠야먀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릴리 프랭키 출연

 

 

     줄거리    

 

세상이 부러워하는 탄탄한 직장과 가정을 가진 '료타'. 그에게는 착한 부인 '미도리'와 사랑스러운 6살 아들 '케이타'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케이타를 낳은 병원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출산 당시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고, 그래서 그들이 6년간 키운 케이타는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과 아이가 바뀐 부부는 '사이키'와 '유카리'다. 그들에게는 3명의 아이가 있는데, 그 중 장남 '류세이'가 케이타와 바뀐 아이인 것이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만나게 되는데, 두 집안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전혀 다른 두 아버지

 

두 아빠 '료타'와 '사이키'는 전혀 다른 아버지다.


료타는 회사에서 인정받고, 고속 승진한 엘리트다. 그래서 늘 일이 우선이며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러나 아이 교육에는 욕심이 많아서,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조기 교육을 시키고, 피아노 연습도 날마다 빼먹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케이타가 자신처럼 뛰어나지 않고, 좀처럼 승부욕도 없는 것이 불만이다.

  

 

사이키는 집에 딸린 작은 가게에서 전자제품 수리점을 운영한다. 그렇다 보니 늘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아이들의 장난감을 고쳐주기도 하고, 연을 함께 날리기도 하고, 목욕도 늘 아이들과 함께한다. 살림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늘 즐겁다.

 

 

생물학적 친아들, 6년간 키운 아들

 

두 부모가 모두 모인 자리, 료타는 이렇게 묻는다. 케이타는 점점 친아버지 사이키의 모습을 닮으며 자랄 테고, 류세이는 점점 료타 자신의 모습으로 자랄 텐데, 그런 아이를 자기 친아들처럼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그러자 '류세이'의 엄마인 '유카리'는 말한다. 핏줄이니 생김새니, 그런 건 아이와 이어져 있는 느낌이 없는 아버지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그 말에 료타의 아내인 '미도리'도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료타는 시간을 끌어봤자 서로가 힘들 뿐이라며, 결국 핏줄에 따라 아이를 바꾸기로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을 결정하고 처리하는 료타의 모습은 상당히 냉정하고 무덤덤하다. 마치 회사에서 업무를 처리해나가는 듯한 모습이다.

 

 

진짜 엄마 아빠는?

  

 

케이타가 가고, 류세이가 료타의 집으로 온다. 하지만 류세이는 잘 적응하지 못한다. 혼자 놀아야 하고, 목욕도 혼자 해야 하는 재미없는 집. 료타와 미도리는 류세이가 정을 붙이도록 하기 위해 료타와 미도리는 함께 놀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래도 류세이는 자신의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잘해주어도, 아이에게 진짜 엄마 아빠는 핏줄로 이어진 그들 부부가 아니라, 6년간 키워주고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 후 카메라를 보던 료타는, 케이타가 찍어둔 사진을 발견한다. 케이타는 아빠의 카메라를 들고 곧잘 사진을 찍곤 했는데, 그 사진 속에는 모두 료타의 모습이 들어 있었다. 료타가 바쁜 일을 핑계로 케이타를 보지 않는 순간에도, 케이타는 늘 아빠의 주위를 맴돌며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케이타가 그렇게 믿고 따랐던 아빠, '료타'. 류세이에게 여전히 사이키가 진짜 아빠이듯, 케이타에겐 늘 자신이 아빠였는데, 그는 단지 핏줄이 이어진 친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냉정하게 떠나 보낸 것이다. 내내 냉정하던 료타는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결국, 료타는 '류세이'를 데리고 사이키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반갑게 엄마 아빠에게 달려가는 류세이와 달리, 케이타는 뒷문으로 도망쳐 나가고, 그런 케이타를 료타가 따라간다.

 

"케이타, 미안해. 아빠 케이타가 보고 싶어서, 약속을 깨고 보러 와버렸어."

"아빠는 이제 아빠가 아니잖아."

"그렇지? 하지만 6년간은 아빠였어. 제대로 해 주지는 못 했지만… 아빠였어. … 미안해.

케이타가 카메라로 아빠 사진도 많이 찍어 줬지? 있지… 피아노도… 아빠도 예전에 피아노 치다가 그만 뒀어."

  

 

승부욕이 없는 '케이타'가 불만이었던 료타. 자신의 아이가 아니란 사실을 알았을 때 그가 한 말은 '역시…'였다. 아이가 자신처럼 우수하지 않은 게 늘 맘에 들지 않았던 터라 무심결에 나오고 만 말이었다.

그런데 그가 케이타를 만나러 가서 이야기한다. 아빠도 예전에 피아노 치다가 그만 두었다고. 그건 너와 나도 닮은 점이 있고, 역시 넌 내 아들이라는 말이었다.

 

6년을 키우는 동안, 아이들은 키워주는 부모를 닮아서 자라났다. 류세이는 사이키처럼 장난기 많고 웃음 많은 아이로, 케이타는 료타처럼 얌전하게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아이로. 부모와 자식을 이어주는 건, 단지 핏줄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

  

수많은 세월 동안 쌓아 올린 하루하루의 모든 것들이 부모와 자식을 이어준다. 부모가 된다는 것, 아버지란 말이 지닌 그 묵직한 뜻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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