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 속의 망상/영화 보기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스위벨 2014. 6. 8. 01:42
반응형

[리스본행 야간열차]

(Nachtzug nach Lissabon, Night Train to Lisbon)

: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 빌 어거스트 감독

/ 제레미 아이언스, 잭 휴스턴, 멜라니 로랑, 마르티나 게덱 출연

 


 

    줄거리    

 

스위스 베른에 사는 고전문헌학 교사인 '그레고리우스 (제레미 아이언스)' 그는 비 오는 어느 날, 한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다리 난간 위에서 당장에라도 뛰어내릴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레고리우스는 몸을 던져 그 여자를 구해낸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 그레고리우스

 

당신과 함께 가도 되느냐는 그녀의 질문에, 그래고리우스는 그 여자를 데리고 교실까지 함께 간다. 그런데 그녀는, 그의 수업 도중 빨간 코트를 강의실에 남겨둔 채 자리를 뜬다. 그레고리우스는 학생들을 교실에 남겨둔 채 그녀를 찾아 떠나고, 그 여자의 코트 주머니에서 책 한 권을 찾아낸다.


여자를 찾으러 가면서 책을 펼쳐 본 그는, 어느새 책 속의 문장에 스르륵 빠져든다. 그리고 그 책 속에서 발견한 리스본행 기차표를 들고 열차역으로 향한다. 그러나 여자의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열차는 막 출발하려고 한다. 그 순간, 그레고리우스는  훌쩍 리스본행 열차에 오른다.

  

열차에 올라타는 그레고리우스

 

 

액자형 구성, '그레고리우스'가 찾아낸 '아마데우'의 이야기

 

기차 안에서 책을 모두 읽은 그레고리우스는,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도착해, 책의 작가인 '아마데우 프라두 (잭 휴스턴)'를 찾아 간다. 그러나 아마데우는 이미 사망한 사람이었다. 그러자 그레고리우스는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아마데우의 삶을 쫓기 시작한다.

  

아마데우 프라두

 

그리고 이내 영화는 아마데우의 이야기를 따라 포르투갈 혁명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포르투갈 혁명은, 1974년 포르투갈의 독재정권인 살라자르 정권에 반발하며 발생한 혁명이다.

아마데우는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친구들과 함께 혁명에 가담했다. 순간순간이 살얼음을 걷는 듯한 위험이었지만, 젊은 그들의 치열한 삶 속에는 사랑도 찾아온다. 아마데우는 혁명군과 함께하는 '스테파니아(멜라니 로랑)'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친구의 연인이었다.

그들의 마음이 복잡하게 얽히는 와중에도 혁명은 진행되고, 그럴수록 점차 위험도 커진다. 그러다 결국 아마데우와 그 동료들은 독재 정부에 발각되며 치명적 위험을 마주하게 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그레고리우스는 외로운 사람이다. 지루한 고전문헌학 강의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늘 혼자다. 혼자 책을 보고 혼자서 의자를 옮겨 앉아가며 체스를 둔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지루했기 때문에 아내가 떠났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지루한 그의 삶에 작은 파문이 인다. 그레고리우스가 아마데우에게 빠져들고 만 것은, 늘 고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자신의 삶과 명확히 대비되어 보이는 삶을 살았던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아마데우는 의사였고, 독재 정권의 기득권자였던 판사 아버지를 두고 있으면서도 친구들과 혁명에 가담해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았다. 또한 한 여자에 대한 사랑마저 뜨거웠고, 그 사랑을 보낸 후에도 끝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지 않았던 남자였다.


 

그러한 아마데우의 삶의 궤적을 따르던 그레고리우스는, 그와 관련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교감하면서, 난생 처음 진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낀다.


"그들의 삶을 생각해 보면... 아마데우와 에스테파니아, 그리고 다른 사람들, 그들의 삶은 활력이나 긴장감으로 가득 찼어요. 제 삶은 어디 있을까요?"

 

그는 줄곧 아마데우의 인생을 따라 가는 여행이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여정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이자 물음이었다.

 

 

아름다운 문장, 그리고 풍경

  

 

영화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 속에는 아마데우가 쓴 책 속의 문장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여행을 떠나고 나서야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도 시작된다.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어느 장소에 간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향해 여행을 간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 문장에 더욱 진한 향기를 더해주는 건, 바로 화면 속에 등장하는 멋진 풍광들이다. 그레고리우스의 여정은 스위스에서 시작해 포르투갈, 그리고 스페인까지 이어진다. 책 속의 문장과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들은, 그레고리우스의 여행에 내내 함께하는 멋진 동행이 된다.

 

◇◆◇



영화를 보는 내내 아마데우란 인물의 삶과, 그와 대비되는 그레고리우스의 삶을 지켜보게 된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내내 남는 건, 바로 내 삶에 대한 질문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나는 지금 그 열차에 올랐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