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상의 조각들

[나 홀로 떠난 제주여행] 1. 중문 해수욕장 (중문 색달 해변)

스위벨 2014. 7. 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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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난 제주도 여행] 1. 중문 해수욕장

(중문 색달 해변 / 중문관광단지)

 

 


공항 버스를 타고 중문에 내리자마자, 내 마음은 바다를 보아야겠다고 외쳐댔다. 늦은 오후였지만, 나는 숙소를 찾아 가는 길 대신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속의 지도에서는 조금만 걸어 가면 바다가 나올 것처럼 보였는데, 막상 가 보니 그 지점에서 길은 뚝 끊기고 까마득한 절벽만이 있었다. 지도를 보면서 나는 서해나 동해의 여느 바닷가처럼, 그 길 끝에는 당연히 백사장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화산섬이라는 그 이름에 걸맞게, 뚝 떨어진 절벽을 내밀었다. 

  

[중문해수욕장]

 

대충 지도를 보고 바다쪽이라 생각되는 방향을 따라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겨울 비수기여서 인지 인적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가끔 텅 빈 도로에 차만 한 대씩 쌩 하고 내 곁을 달렸다. 한적한 낯선 길에 홀로 서 있자니, 무서운 마음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왔다. 하지만 이미 상당히 걸어온 길, 되돌아 가는 것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게 낫겠다 싶었다.

 

사실, 이건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무식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앞으로 무작정 걸어 길이 나온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발길을 돌리는 선택을 했을 때보다 족히 2배는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할 것이었다.

 

구르륵, 구르륵. 혼자 선 길 위에서 짐가방의 바퀴는 참 요란스럽게도 울렸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나가길 반복했다.

  

 

하지만 영 재수가 없는 날은 아닌 모양이었다. 40분쯤을 빙 돌아 걸었을까, 길 저 편에 중문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자 바다에 닿을 수 있었다. 내가 중문해수욕장에 도착하자 이미 해가 기울고 있었다.

  

 

해 저무는 바다 위로 태양이 내려앉는다. 바다는 서서히 황혼 녘의 빛을 받아 물들기 시작했다. 고요하고, 어딘지 모르게 그리웠으며, 기쁘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렇게 해는 기울어졌다.

 

 

중문 해수욕장 / 중문 색달 해변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해수욕장. 활처럼 굽은 모양의 백사장과 '진모살 '로 불리는 모래가 특히 볼만하다. 네 가지 색을 띤 모래와 제주도 특유의 검은 돌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모래밭 뒤로는 높은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 있다.

 

가는 방법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관광단지행 좌석버스를 이용해 관광단지 종점에서 하차. 30분 소요

제주시터미널에서 서부산업도로를 이용, 중문·서귀포행 버스를 이용. 50분 소요.

제주공항에서 공항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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