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상의 조각들

[나 홀로 떠난 속초 여행] 6. 낙산사 (2) : 공중사리탑, 홍련암, 의상대

스위벨 2014. 5.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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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떠난 속초] 

6. 낙산사 : 공중사리탑, 홍련암, 의상대

  


* 이전글 보기 :  [나 홀로 떠난 속초 여행] 5. 낙산사 (1) : 원통보전, 7층 석탑, 해수관음상


 

해수관음상 앞에 서서 한참이나 바다를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아래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려가는 길 한 켠에 좁다란 샛길이 나 있었다. 하도 작은 길이어서, 다른 이들은 모두 그 길을 지나쳐 갔다. 그러자 괜히 그 길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혼자서 아무도 없는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자, 조그마한 탑 하나가 나타났다.


분명 정비는 해 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주변에는 무어라 설명된 안내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었는데, 나중에 낙산사 안내도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작은 탑의 이름은 바로 '공중사리탑'이었다.

  

[공중사리탑]

 

공중사리탑이 무엇인가 하여 자료를 찾아보았다. 이 탑에 관해서는, 마치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1683년, 공중에서 영롱한 구슬이 홍련암의 탁자 위에 떨어졌고, 스님들이 그것을 들어보니 유리처럼 광채를 냈다고 한다. 그 후 스님들이 이 탑을 쌓고 그 구슬을 봉인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공중사리탑'이다.

  

[멀리 보이는 홍련암/ 의상대에서 바라본 모습]

 

그리고 언덕길을 내려가면, 홍련암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홍련암은 바닷가 바위 위에 지은 암자다.


홍련암 내부의 바닥에는 작은 틈이 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아래를 들여다보면, 출렁이는 바닷물을 볼 수 있다. 평소에는 이걸 보려고 많은 이들이 기다린다고 하는데, 평일이라선지 마침 아무도 없었다. 나는 얼른 안으로 들어가 부처님께 저 절 한번 올리고는, 납짝 엎드려 바닥에 난 구멍을 통해 바다를 들여다보았다. 철썩이는 파도가 바로 눈 앞에서 아른아른 거렸다.


[의상대]

 

홍련암으로 빠지는 샛길로 들어서는 곳 앞에는 바로 의상대가 서 있다. 설령 그 유래나 역사적 지식을 모른다 해도, 멋진 동해바다와 더불어 서 있는 아름다움만으로 충분한 감동을 주는 장소다.

  

[홍련암 길에서 바라본 의상대]

 

하지만 그 역사와 의미를 알고 보면 더 좋은 건 물론이다. 이곳은 의상이 낙산사를 창건할 당시 머무르면서 좌선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원래는 이곳에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1925년에 이곳에다 6각 형태의 정자를 짓고 의상대라 부르기 시작했다.


[홍련암에서 바라본 의상대와 바다의 모습]

 

의상대사도 이곳에서 머무르며 좌선을 했다는 말이 전해지는 걸 보면, 탁 트인 드넓은 풍경이 마음을 깨끗하게 가라앉혀 주는 곳임에는 분명한가 보다. 이 곳에 앉아 바다를 향하니, 절로 개운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낙산사는 전쟁으로, 산불로 참 많은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그 넓고 아름다운 바다는 쉬지 않고 왔다가 가기를 반복하면서, 그 끊이지 않는 거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참 부럽고, 마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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