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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마지막회] 이동휘가 보여준 대통령의 자세

스위벨 2014. 5. 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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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쓰리데이즈 (3days) - 마지막회

이동휘가 보여준 대통령의 자세

 

 

 

드라마 쓰리데이즈가 끝났다. 이동휘 대통령(손현주), 그 대통령을 지키려는 한태경 경호관(박유천), 그리고 대한민국을 제멋대로 주무르려던 김도진 회장(최원영)의 대결도 막을 내렸다.

 

그 동안 드라마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부질없는 뜸들이기식 연출, 장면의 지나친 반복, 과장된 감정의 주입 등등. 그리고 그 점들은 오늘 마지막회에서 총집합 해서 다 가져다 보여주었다.

 

 

그런데 나는 그 과장되고 낯간지러운 장면들을 보면서, 울컥울컥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다. 오늘 드라마가 보여준 장면들은,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맞물려 다가왔다. 그리고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파고 들었다.

 

양진리에 폭탄이 설치된 중에, 이동휘는 김도진의 전화를 받게 된다. 김도진은 이동휘에게 혼자 나오라고,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이 죽게 될 것이라 협박했다. 한태경은 한사코 이를 말렸다. 그러자 이동휘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국민이 위기에 빠졌는데 나 혼자 살겠다고 도망칠 순 없어요."

 

 

 

그리고 이어 이런 말도 했다.

 

"그 어떤 진실이라고 해도 국민을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국가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그들이 없으면, 대통령도, 대통령 경호관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자신이 그 어떤 정의와 진실을 실현하려고 해도, 그것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에. 하물며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라도 그럴 진데, 개인의 탐욕이나 이기심을 추구하는 일이라면 더 말해 무엇 하랴.

 

 

이 드라마 속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정의를 품은 대통령 이동휘의 생존과, 끝내 밝혀지는 진실이었다. 그를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그 중에서도 경호관들은 총알이 날아들면 몸을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방패 삼아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몸에 밴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그렇게 목숨 바쳐가며 대통령을 지켜야 했을까? 대통령은 권력의 중심이고, 경호관들은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아니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냥 대표일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안위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은 대통령을 지킴으로써, 국가를 지키는 것이다. 경호원들은 곧 국민이며, 평범한 모든 국민들은 세금이라는 국민의 의무를 통해, 그들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지켜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순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고서라도 국민을 지켜야만 하는 무거운 책임이 주어진다.

 

 

드라마는 할머니들 집에 형광등 갈아 끼워 주는 게 일이었던 작은 분서의 순경 윤보원(박하선)부터, 청와대 경호관 한태경, 권력의 최정상에 있는 대통령까지, 모두가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옳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그 말미에, 비로소 희망을 말할 수 있었다.

 

"김도진 회장이 죽었다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시죠? 아니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를 누군가 차지하겠죠. 세상은 여전히 돈이 지배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괜찮습니다. 잡아들일 겁니다.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하든 계속 잡아들여서 죗값을 치르게 할 거예요. 그런 세상이 내가 살고 싶은 세상입니다. 돈이 아니라 정의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 아직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우린 희망이라고 부르죠."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 희망이 짓밟힌 형국이다. 감히 무어라 말을 꺼내는 것조차 죄스럽고 미안하다. 하지만 슬프다고, 그저 고개를 돌려선 안 된다. 눈물도 참으며, 끝까지 분명하게 바라보고, 냉정하게 기억하려 한다. 그리고 그 희망, 옳바른 정의와 진실을 향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버리지 않고 기억해야, 찾을 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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