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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읽기] 재벌과 권력, 왜 공공의 적이 되었나?

스위벨 2014. 4. 3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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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읽기] 

드라마 속 재벌과 권력, 왜 공공의 적이 되었나?

 

 

최근 방영한 드라마, 신의 선물, 쓰리데이즈, 빅맨, 골든 크로스. 그 외에도 대부분의 드라마들 속에는 악인들이 있다. 자신의 잘못을 덮으려 거짓말을 하거나, 누군가를 궁지로 몰아넣거나, 선한 이들에게서 무엇을 빼앗는 등의 행위를 하는 자들.

 

그 중에도 범접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는 자들이 있다. 이른 바 '악의 축'이다. 그런데 그런 커다란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재벌과 권력층'이라는 점이다.

 

        

 

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에서 여러 사람을 죽이고 아이를 유괴한 자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층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의 최측근이었고, 대통령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그 일을 알면서 함께 입을 다문 자들은 모두 재벌 회장, 시장 등등 한자리 한다는 사람들이었다.

 

<쓰리데이즈> 속 악인인 '김도진 회장'은 대한민국 최고 재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서 무고한 국민 수십 명쯤 죽이는 것은 장난 축에도 들지 않는, 드라마 속 표현을 빌리지만 지극히 '미친놈'다운 사고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악행을 행하는 건 그 하나가 아니다. 그와 손잡은 자들은 다수의 권력자들이다.

 

     

 

이번 주 새로 시작한 드라마 <빅맨> 속의 재벌은, 돈이면 뭐든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다. 현성 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 일가들은 자신들은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 여긴다. 그런 자신을 위해서라면 일반 서민 하나는 죽여서 이용해도 된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자기 아들의 심장 이식을 위해, 조직이 맞는 사람을 찾아내 그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속이기에 이른다. 이 드라마를 시청한 우리 엄마의 감상을 빌리자면, "하다하다 이젠 별에 별 나쁜 놈이 다 있네!" 되시겠다.

 

또 다른 드라마, <골든 크로스>. 그 드라마 속 사람들은 어떤가. 돈과 권력을 가진 그들은,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도 모자라, 급기야 사람을 죽였다. 그러나 전부 없던 일처럼 무마시켰다. 그리고 누군가를 자신의 불법 행위에 끌어들여 이용하기 위해, 한 가정을 철저하게 짓밟았다.

 

그리고 그들 모두에겐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반성이나 죄책감은 티끌만큼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기에 그 같은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겠지만.

 

[드라마 - 신의 선물 / 쓰리데이즈]

 

재벌, 권력, 그리고 더해진 재벌과 권력의 결탁은, 이제 우리나라 드라마 속에서 공공의 적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들의 악행은, 그들이 가진 돈과 힘의 배경에 힘입어, 그 어떤 악인보다 더 추악하고 잔인한 모습을 띄게 된다.

 

드라마는 물론 허구지만, 현실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단순히 드라마라고 치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기에, 드라마 속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당연히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 속의 극악무도한 악인으로 재벌과 권력자가 등장하는 것이, 이제 너무도 익숙한 일이 되었다.

 

[드라마 - 빅맨 / 골든크로스]

 

돈은 나쁘지 않다. 권력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어느덧 많은 수의 우리나라 국민들은 돈과 권력을 추악한 이미지로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왜 우리나라에서 재벌을 보는 시각이, 권력자를 보는 시각이 이렇게 되었을까? 현실 속에서 재벌이 저지르는 수 많은 불법 행위와 악행, 그 재벌을 비호하는 권력의 결탁을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탐욕에 갇혀 나쁜 방식을 서슴치 않고 추구하는 자들이 함께 손을 잡고, 돈과 권력의 더러운 결탁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사건들을 떠올려 보면, 그러한 일이, 단지 드라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악행을 저지른 사람. 국민이 준 권력의 무게, 대중에게서 벌어들인 돈의 값어치를 모르는 사람들, 명백히 그런 자들이 나쁘다.

하지만 그것을 방관하고 손 놓은 것은 나의, 너의, 우리의 책임일지 모른다. 그들이 국민의 눈치를 보도록, 그 악행을 감히 행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먼저 올바른 감시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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