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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력에 대한 응답! – 응답하라 1994, 13화

스위벨 2013. 11. 3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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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13화 - 1만 시간의 법칙

: 당신의 노력에 대한 응답!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은 결과뿐이다. 그래서 다른 이의 행복은 천재성, 또는 타고난 행운으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기말고사를 앞둔 칠봉이는 무식하다며 나정이에게 한 소리를 듣는다. 멘토가 뭔지도 모르는 칠봉이에게, 띨빡하다고 말하는 나정이다.

그러나 그런 칠봉이도 그가 속해 있는 단 한가지 분야, 야구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다. 그래서 그것이 동기들 사이에서는 시기와 질투와,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 동기들의 시기에 급기야 칠봉이는 발을 다치는 부상을 입는다. 그걸 보다못한 칠봉의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남들은 타고 난 줄 알지. 넌 걔만큼 했어? 칠봉이 만큼 했냐고. 열등감은 타고난 천재들한테나 하고, 칠봉이한테 제발 잘해줘라. 아님 신경 끄던지."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눈에 띄지도 않던 칠봉이가 그토록 유명한 선수가 된 건, 그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던 그의 연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촌 하숙집에서도 칠봉이는 눈오는 아침까지도 거르지 않고 달리기를 하러 나가지 않았던가. 그러한 노력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천재, 혹은 재능. 그리고 자신에게 그런 특별한 재능이 없었음을, 떳떳한 변명으로 만든다.

 

 

 

어떤 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1만시간이라고 한다. 1만 시간의 법칙. 모차르트, 스티브 잡스, 김연아, 그들의 성공을 만든 것은 1만 시간이상의 노력과 고통이었다. 마침내 성취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그 무엇과 운 좋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애쓰고 노력하고, 고통스러워야 한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야구 경기 후 인터뷰. 멘토가 누구냐는 질문에 칠봉이는 대답한다. "요기베라 선수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그건 칠봉이의 야구를 향한 말이기도 하고, 그의 사랑을 향한 말이기도 하며, 또 우리 모두를 위한 말이기도 하다.

 

나정의 아버지, 동일 코치는 김민종이 자기 딸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게 하기 위해 무려 7년이나 갈비를 보내는 노력을 했다. 나정이는 디스크라는 약점을 딛고 쓰레기와 약속한 기마 자세를 성공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리고 여자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또 다시 젓갈로 변신할 뻔 한 삼천포도, 윤진이와 함께 한 시간 동안의 노력을 통해 그녀의 언어를 이해하는 바람직한 남편으로 거듭났다.

 

 

 

만약 성동일 코치가 그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갈비를 보내는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면, 결국 '연예인 알고 지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냐?'의 변명만이 남았을 것이고, 나정이는 '나는 디스크 환자'라는 벽에 갇혔을 것이고, 삼천포는 '여자는 이상해'라는 생각으로 윤진이의 사랑 받는 남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짝사랑 상대를 향한 칠봉이의 노력과 마찬가지로, 나정이도 그렇게 노력해서 자기 사랑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자기 마음에 대해 답해주지 않는 상대를 향해 마음을 털어놓고, 자꾸만 웃어주고, 얼굴을 들이밀고, 여러 번 포옹을 시도하는 노력 끝에.

 

 

요즘 들어 점점 변명이 늘어감을 느낀다. 무엇을 실패할 때마다, 우리는 곧 내가 아닌 그 무언가를 끄집어내 변명을 한다. 하지만 실패의 원인을 내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에서 찾으려 한다면, 우리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없다. 그 변명거리가 내가 아니라 다른 그 무엇을 향하는 순간, 결국은 우리는 함정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변명의 함정 밑에는 비뚤어진 열등감과 피해의식과, 자격지심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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