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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6

텅 빈 버스 정류장

비 오는 어스름. 아무도 없는 버스 정류장. 누군가 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참을 혼자 앉아 내리는 빗소리를 듣는다. 이어폰을 한 쪽만 끼고 노래를 재생하면, 빗방울과 섞인 그 순간의 음악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노래 몇 곡이 흘러도 아무도 오지 않아.. 혼자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긴다. 뒤돌아 보지 않는다. 기다리지 않는다. 정류장은 텅 비었다.

가을 산책길, 귀염둥이들.

어느덧 9월 중순. 달라진 바람을 느끼며 기분 좋은 산책 그 길에서 만난 반가운 가을의 열매, 올망졸망 도토리. 반가운 맘에 두개 주워 들었다. 전에는 한참 도토리 알맹이만 먼저 떨어지더니, 이제서야 도토리가 벗어두고 온 모자가 함께 떨어진다. 제 짝도 아닌 것을 하나씩 주워 도토리 머리에 씌워주고는 사진 한 방. 괜히 조금 더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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