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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 공항에 선 그들은 어디로 향할까? (김하늘, 이상윤)

스위벨 2016. 9. 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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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항 가는 길

 

/ KBS 수목드라마

/ 김하늘, 이상윤, 장희진, 신성록 출연

/ 김철규 연출, 이숙연 극본

 

 

드라마 공항 가는 길. 짙은 가을색이 묻어나는 듯한 드라마다. 삶의 힘겨움과 공허, 슬픔과 상실, 그리고 그 순간 스미는 위로까지… 그 감정들이 드리워져 농도 짙은 가을을 만들어 내는 것만 같다. 맑고 청아하지만, 문득 스산함이 느껴지는.


[KBS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 포스터]

 

드라마 '공항가는 길'을 보며 내 마음이 쿵, 하고 울렸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주인공 최수아(김하늘)의 대사가 흘러나오던 때였다.

 

"그저 남들 다하는 먹고 사는 일인데 뭐가 이리 힘든지. 매일 이러고 살다가 비행 가서 어느 낯선 도시에서 잠깐 3, 40분 정도 사부작 걷는데, 어디선가 불어오는 미풍에 복잡한 생각이 스르르 사라지고, '인생 뭐 별거 있나? 잠시 이렇게 좋으면 되는 거지.' 그러면서 하아 다시 힘내게 되는, 그 삼사십 분 같아요, 도우씨 보고 있음."

 

이 말은 마치 수아(김하늘)가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온 현재 상황과, 그 순간에 찾아온 서도우(이상윤)와의 만남, 그리고 왠지 앞으로의 상황까지 모두 함축하고 있는 대사 같았다. 

 

[KBS 드라마 공항가는 – 이상윤과 김하늘]

 

그래서 이 장면을 보면서 '아, 이래서 제목이 '공항 가는 길'이구나', 싶었다. 


공항이란 장소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곳이고, 내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빠져 나와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목이다. 두고 온 내 삶들이 걱정도 되지만, 앞으로의 여행이 설레기도 한… 희망과 동시에 두렵기도 한, 그런 이중적인 막연함을 가진 장소다.

반대로, 얼마간의 일탈과 새로움을 끝내고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관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그리운 이를 다시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는 곳이다.


드라마가 시작하던 때 그저 서로에게 '애니 아빠, 효은이 엄마'였던 두 사람이 어느 순간 '서도우, 최수아'가 되어버렸다. 그와 함께 이제 공항은 그들이 서로를 기억나게하는 장소이고, 오지 않아도 기다리는 장소이고, 만나러 달려가는 장소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공항'은 두 사람이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되는, 그 갈림길의 장소가 될 것이다.

 

[KBS 드라마 공항 가는 길 中 – 서도우와 서은우(애니)]

 

드라마 '공항가는 길' 4회에서는 서도우의 죽은 딸 서은우(애니)가 죽기 전, 엄마 김혜원(장희진)과 주고받은 말들이 일부 밝혀졌다. 그러나 아직은 은우의 친아버지와 관련된 진실은 무얼지, 김혜원은 어떤 비밀을 지키고 싶어 친딸 은우마저 그렇게 냉정하게 내몰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김혜원이 은우의 출생과 관련된 무언가를 처절하게 감추고 싶어하고, 은우 또한 그 사실에 대해 얼마간 알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드라마 공항가는 길, 김혜원(장희진)과 애니(박서연)]

 

그런 중에 드라마는 서도우(이상윤)가 왜 김혜원(장희진)이라는 사람을 택해 그녀와 결혼했는지에 대해 살짝 알려주었다. 서도우가 김혜원을 택한 것은, 그 옆에 은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을지라도, 서도우가 김혜원과 결혼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서은우 혹은 애니, 그 아이를 사랑해주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서도우와 김혜원 사이를 이어준 존재인 '은우'가 죽음을 맞았다. 그런데 그녀의 엄마 김혜원의 행보는 서도우에게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 이제 서도우는 그리운 딸 은우의 행적을 쫓으며, 김혜원이 숨기고자 한 비밀에도 다가설 것이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그간 자신이 몰랐던, 어쩌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진실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KBS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 - 김하늘] 


그때, 서도우(이상윤)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최수아(김하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공항을 통해 낯선 곳으로 떠나는 길을 선택할까, 삼사십 분의 짧은 산책, 혹은 며칠간의 여행을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와 다시금 일상 속으로 들어가게 될까. 그들은 공항에서 만나 어디론가 함께 향하게 될까, 공항에서 헤어져 각자의 삶을 이어가게 될까.

서도우와 최수아, 그들은 지금 공항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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