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추리 소설] 벚꽃 다시 벚꽃 - 그래도 벚꽃은 다시 핀다. (미야베 미유키)

스위벨 2016. 1. 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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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벚꽃, 다시 벚꽃

 

/ 미야베 미유키 지음

 


    줄거리, 내용    

 

에도 시대. 무사이자 도가네 번의 시종관 직책을 맡고 있던 소자에몬. 그는 정 많고 정직하던 사람이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한 상인에게 막대한 뇌물을 받았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그 증거로 제시된 것은 소자에몬의 글씨와 똑 같은 필체로 쓰인 뇌물 수취증서이다. 소자에몬은 분명 자신이 쓴 적이 없는 문서이지만, 뇌물 수취 증서의 필체가 자신의 글씨와 한치도 다름없이 동일하다는 사실에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그 문서로 인해 소자에몬은 누명을 벗을 수 없게 되고, 그 얼마 후 할복하고 만다.

 

아버지 소자에몬의 결백을 믿었던 둘째 아들 쇼노스케는 도가네 번의 에도 대행을 맡고 있는 나리의 명을 받아 에도로 올라온다. 그는 에도의 쪽방촌에서 생활하면서 나리의 명으로 비밀리에 소자에몬 사건의 조사를 시작한다. 


본인조차 동일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놀라운 솜씨로, 누군가의 필체를 흉내 내 증거를 조작한 미지의 인물과, 그 배후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 중에 고향에서 지내고 있는 야심 많은 형과 어머니의 근황을 전해들은 쇼노스케의 마음은 무거워지기만 하는데..

  

 

◇◆◇

 

소설 '벚꽃, 다시 벚꽃'은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다. '화차', '모방범', '솔로몬의 위증' 등의 소설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벚꽃 다시 벚꽃'은 일본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이라든지, 그 안에 속한 각각의 가문과 무사, 그리고 상인 가문 등, 생소한 설정과 일본 특유의 용어가 많다. 그래서 책을 읽는 처음에는 자주 책 앞쪽을 뒤적이곤 했다.

  

 

소설은 장편 하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몇 개의 이야기가 모인 연작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쇼노스케는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배후를 캐는 큰 임무를 띠고 있지만, 그 중간중간 자신의 주변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해결하곤 한다. 그런 사건 몇 개가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 마지막에야 비로소 큰 줄기인 쇼노스케 가문에서 벌어진 일의 진상이 밝혀진다.

  

 

주인공 쇼노스케는 에도의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 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발을 들이민다. 그 사건들에서 그는 탐정 역을 훌륭하게 수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심이 되는 아버지 사건에 관해서는 그는 탐정이 아니라 일종의 꼭두각시 같은 느낌이 강하다. 물론 그가 하는 역할이 분명히 있지만, 그것은 사람의 '마음'에 관한 것이니 탐정이라 하기엔 뭐하다.

 

대신 소설은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 글씨 속에 담긴 사람의 마음을 느껴보는 것에서부터, 왜 사람은 악인이 되는가, 무엇이 사람으로 하여금 악을 품게 만드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가족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아는 가족의 이야기는 아니다. 작가는 한 가족 안에서 각각 다른 생각을, 전혀 다른 가치관을 품고 사는 구성원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결국 그 큰 간극을 메우지 못하고 분열해버린 가족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가족의 파국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서도 또 다시금 버티며 자신의 길을 찾아 가는 한 '인간'을 보여준다. 그것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가족의 소중함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가족이 만능의 묘약은 아니다.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피를 나누었다는 속박으로 인해 모두가 불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부모를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부모에게 사랑 받지 못하더라도 단지 그것만으로 사람으로서 소중한 걸 잃은 건 아니라고, 그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_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인터뷰

 

어찌 보면 굉장히 냉정할 수도 있지만, 또한 필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가족'이란 그 자체에만 얽매여 가족애의 이상을 강요하지 않고, 한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것에 대해.

  

 

소설은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 졌는데, 남자 주인공은 배우 '다마키 히로시'가 맡았다고 한다. (치아키 센빠이!) 

소설 '벚꽃 다시 벚꽃'의 결말은 대체로 탐정 소설에서 기대하는 그런 류는 아니다. 통쾌하지도, 단호하지도 않다. 그런데 그렇게 시원하지는 않지만, 그러면서도 참 '그래, 그랬구나', 싶은 결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더 길게 기억될 지도 모르겠다.

 

"낚싯바늘은 물고기가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끝이 구부러져 있거든. 거짓말도 그렇구나. 남을 낚기는 쉽지만 일단 걸리고 나면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그래도 빼려고 들면 그냥 찔려 있을 때보다 더 깊이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의 마음까지 후벼 파게 되는 것이야."

 

"세상에는 설령 부모 자식 간이라도 서로가 서로를 용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감정이 엇갈려 서로가 서로를 용서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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