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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최종회) - 그들이 ‘함께 사는’ 세상 (이준, 고아성)

스위벨 2015. 6. 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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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최종회, 마지막회)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해 드라마가 품은 이상

 

 

블랙코미디, 풍자를 표방하며 시작한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막을 내렸다.

 

오늘 결말에서 한인상의 개인교사였던 경태(허정도)는 한인상(이준)서봄(고아성)에게 무료로 공부를 지도해 주기로 했다. 나라가 해주지 못하니 자신이 대신 하는 것이라며 개인 장학금을 주는 것이라 말했다. 그 대신 한인상은 상속을 포기하고, 앞으로 법조인이 되어도 한송 같은 부패한 곳에는 들어가지 않겠다 약속했다.

  

 

그리고 아직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민주영(장소연)에게는 한송 한정호(유준상)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희망, 그리하여 오빠의 누명을 벗길 수 있는 희망이 보였다.

또한 한정호의 집안에서 일하던 가신들은, 서봄(고아성)과 한인상(이준) 부부로 인해 생각이 달라지면서 다른 삶을 꿈꾸고,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것들이 그대로였다.

거대 권력인 한송한정호(유준상)는 약간의 타격에도 아직 건재하고, 그들이 권모술수로 뽑은 정치인들 또한 여전했다. 그리고 한송과 더불어 자신의 안위를 꾀하려는 자들 또한 그대로였다. 오빠가 구속될 위기에 처한 양비서(길해연)였지만, 여전히 반대쪽으로 걸어나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확실히 변했다.

민주영(장소연)은 자신이 양비서(길해연)를 이긴 것은, 양비서는 혼자고 자신은 많은 이들이 도왔기 때문이라 말했다.

  

 

경태(허정도)이비서(서정연)는 현실의 문제에 부딪혀 현재는 물론 미래의 꿈마저, 그리하여 미래마저 없었던 한인상서봄에게 손을 내밀어 공부를 계속하게 했다. 이비서는 서봄과 한인상의 아들을 함께 돌보았고, 그들은 자주 서봄의 집에 모였다.

그렇게 돈 없고 힘없던 그들은, 한송이라는 거대 권력을 떠나, 자신들이 손을 잡고 자신들의 정의를 되찾기 시작했고, 아이를 함께 돌보고, 함께 밥을 먹었다.

  

 


 그렇게 드라마는 현실을 비판하고 꿈을 꾸었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부자 할아버지 없이는 부자 아버지도 있을 수 없고, 그리하여 그 손자마저 꿈을 꿀 수 없는 이 사회를 비판했다. 그리고 복지가 단지 부자 개인이 베풀기를 바라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사회 제도로 자리잡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서봄의 입을 통해 말했다.

 

"사람은 뭘 해주면 베풀었다고 생각하지만, 제도는 그렇지가 않으니까요."

 


 드라마가 꿈꾸는 사회는 이랬다.

환경은 어렵지만, 꿈이 있는 아이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사회.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회. 아이의 양육을 한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사회. 정의로운 이가 거대한 권력을 향해 혼자 던지는 나약한 돌 하나가 아니라, 그런 작은 힘이 모여 '우리'의 힘을 형성하는 사회.

  

 


 이상론  

드라마를 본 많은 이들은 분명 말할 것이다. '꿈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드라마 속 한정호가 한인상과 서봄에게 말한 것과 똑같이 말이다.

  

 

그러나 '이상'이란 무엇이던가. 사전에는 이렇게 써 있다. : 생각할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상태. 

이상론을 꿈꾸는 것은, 그런 생각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 '이상' 중 단 몇가지라도 현실이 되는 사회를 만들려면, 옳은 것을 꿈꾸고, 지지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사회. 돈 있는 자들만이 공부할 수 있는 사회, 그리하여 젊은 부부들이 아이 낳기를 꺼려하는 사회. 그 결과 눈앞이 급급해 이상을 꿈꿀 여력마저 없는 사회.

그런 우리의 현실 속에서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마지막까지 한 이야기는 참 여러 방향으로 깊숙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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