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 속의 망상/TV 보기

[1박2일] 정준영, 그에게서 은초딩의 향기가 난다!

스위벨 2013. 12. 9. 00:28
반응형

 

[1박2일 시즌3] 정준영, 그에게서 은초딩의 향기가 난다!

 

 

1박 2일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서, 멤버들도 대폭 물갈이가 되었다. 연기자들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바뀌었다.

 

그 중에서 가장 악평을 받은 인물은 김종민이다. 그는 원년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멤버들만큼이나 그 자신이 어리둥절해 있는 것만 같다. 이는 김종민의 성격에서도 기인할 것이다.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는 그였으나, 사람들 앞에서 넉살 좋게 구는 건 잘 못하는 성격이라, 아무래도 처음 보는 멤버들이 낯설었기 때문일 것이다.

 

 

첫방송이 나가고 난 뒤, 가장 호평을 받은 건 김주혁이었다. 평소의 그의 젠틀한 이미지와 다르게, 그가 꽤나 웃기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합류하자마자 그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한국의 휴그랜트' 이미지를 벗고 '한국의 범블비'로 다시 태어나듯, 그는 예능에 최적화된 웃음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항상 웃기던 개그맨이 망가질 때보다, 점잖은 신사 이미지의 배우가 망가지는 게, 시청자들에게는 몇 배의 웃음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게 앞으로의 기대감을 만들어 준 건, 막내 정준영이었다. 이미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그의 엉뚱 4차원 성격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1박2일에서의 그가 왠지 더 기대되는 건, 그의 엉뚱함이 빛을 발하는데 1박 2일이 더욱 적합한 포맷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박 2일은 야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함으로써, 전국 곳곳의 자연 경치를 시청자들에게 알리는데 목적이 있기도 하지만, 1박2일이 진정 사랑을 받은 건 멤버들 간의 웃고 우는 '뒷통수 치기'였다. 미션을 행할 때마다 멤버들은 자신이 이기기 위해, 밥을 먹기 위해, 그리고 실내취침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최선에는 '우기기'와 '속임수', '뒷통수 치기', '허를 찌르는 반전'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그 정점에 서 있던 인물이 바로 '은초딩, 은지원'이다. 큰형 강호동을 잡는 그만의 잔머리와 비상한 아이디어. 그렇기 때문에 1박 2일 최고의 권력자였던 강호동도 은지원 앞에서만큼은 꼼짝 못했고, 호랑이 잡는 은초딩에 시청자들은 희열을 느꼈다.

 

그러나 시즌 2에서 멤버들이 바뀜으로써, 멤버들은 '열심히 하는 조금 웃기는 청년'으로 변모했고, 시청자들이 바라는 바를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기럭지 길고, 젊고, 체력 좋은 성시경과 주원이 늘상 이기기 마련인 그들의 대결을, 시청자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런 뻔한 대결은 별로 긴장감도 없기 마련이다. 1박 2일의 생명인 '복불복'은 그렇게 그 빛을 바랬다.

 

 

그러나 정준영의 모습은 1박 2일 시즌 1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정준영은 은지원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은초딩처럼 엉뚱하면서도, 그가 그랬듯 누구에게고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사고방식 또한 독특하다. 상대의 허를 찌를 줄 아는 그 잔머리도. 아니나 다를까, 첫 여행에서부터 그는 형들을 능수능란하게 속이는 천부적 자질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그가 멋들어지게 속여 넘긴 건, 초보 멤버도 아닌 1박 2일 시즌 1부터 함께한, '터줏대감, 김종민'과 '나름 잔머리, 차태현'이었다.

 

 

그렇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형들과 어느 정도 얼굴을 익히고 난 다음, 형들과 적당한 친밀함을 쌓고, 그들의 캐릭터를 파악한 이후, 그가 보여줄 모습이 말이다. 이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부인 정유미를 들었다 놨다, 여러 번 기함하게 만든 그가, 친한 형들 사이에서는 더욱 편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독한 제작진과 입씨름을 하고, 형들과 두뇌 싸움을 하면서 보여줄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자신만의 입담을 펼치고, 형들을 이기기 위해 그들의 허를 찌르고, 그 과정에서 보여줄 그의 엉뚱한 잔머리가 기다려진다. 그리고 재미를 위해, 제작진이 더 앙칼지고, '단호박'해졌으면 하고 바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