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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추억의 마니 - 고슴도치 소녀를 어루만지는 은은한 손길 (지브리)

스위벨 2015. 4. 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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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 

(When Marnie Was There)

  



/ 스튜디오 지브리 제작

/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

/ 타카츠키 사라, 아리무라 카스미 목소리 출연




"달빛 아래 펼쳐지는 한여름 밤의 꿈

상처투성이 소녀를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위로"



  

 

 

    줄거리    

 

12살 소녀 안나. 그녀는 좀처럼 친구를 만들지 못하고 외부를 겉돈다. 천식이 있는 안나는 그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아 점점 더 증상이 심해지고, 결국 여름방학 동안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는 이모 댁으로 요양을 하러 가게 된다.

  

 

그곳에서 안나는 습지 건너편에 있는 한 저택을 발견한다. 그 저택에 관해 묻자 이모는 '외국인들의 별장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지금은 비어있는 모양' 이라는 대답을 한다.


안나는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과 호기심에 저택을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니'라는 이름의 소녀를 만난다. 안나는 꼭 언젠가부터 알고 있었던 느낌이 들지만, 마니는 좀처럼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딘가 신비한 소녀 마니.

  

 

마니는 안나에게 거리낌없이 좋아한다 말하고,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친구가 되기를 청한다. 그런 마니를 안나도 좋아하게 되고, 둘은 서로 친구가 된다.

하지만 다음 날 낮에 찾아간 저택은 사람의 흔적이라곤 전혀 없는 폐가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다음에도 안나는 다시금 마니를 만나 화려한 저택의 파티에 참석하기도 하고, 서로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이 다른 사람에게 팔려 수리 중이라는 말을 들은 안나는 저택을 향해 뛰어가고, 그곳에서 "네가 마니니?" 하고 묻는 소녀, 사야카를 만나게 된다.

  

         

 

◇◆◇

 

"세상엔 눈에 보이지 않는 마법의 고리가 있어. 안쪽과 바깥쪽. 나는 바깥의 인간이야."


이렇게 말하는 안나는 고슴도치 같은 소녀다.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면 자신이 먼저 찔러버리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고슴도치는 누군가를 공격해 상처 입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자신이 상처입는 것이 두려워, 먼저 찌르는 것으로 자신을 방어한다.

  

 

그리고 안나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영화 중반쯤 설명된다. 그녀는 부모가 죽고, 모든 어른들이 맡지 않겠다고 그녀를 밀쳐내는 현장의 한가운데 있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부모님에게 입양되었으나, 안나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여전히 '아줌마'라고 부른다. 그런 중에 아줌마가 자신을 키우면서 몰래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상처 받았다.

 

그렇게 어디에도 발 붙이지 못한 상처투성이 소녀는, 자신을 온전히 받아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귀신이든, 상상이든, 그 무엇이든. 그래서 그녀는 마니를 만들어 냈다.

  

 

영화는 굳이 마니의 신비한 존재에 대해 숨기려 하지 않는다. 낮에는 폐가였던 건물이, 저녁이면 어느새 화려한 파티가 열리는 저택이 되고, 또 어느 순간 찾아 왔다가 안나가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 사라지고 마는 마니는, 그녀가 안나의 의식 속에 사는 존재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리고 안나 자신이 누구보다 또렷이 알고 있다. 마니는 자신의 상상이 만들어낸 인물이라는 것을. 그런데 저택에 새로 이사온 사야카는 말한다. '마니의 일기장을 발견했어!'

  

 

그렇다면 마니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마니가 자신의 공상 속의 인물임을 아는 안나는 실제 존재했던 마니에 대해 놀라고, 그녀에 대해 알아내려 한다. 그리고 왜 안나에게 습지의 저택이 익숙했는지, 처음 본 순간부터 마니가 친근했는지, 그 이유가 하나 둘씩 밝혀진다.


그리고 소녀는 성장한다. 마니의 아픔을 알고, 그럼에도 굳건했던 마니를 알고, 자신이 받았던 누군가의 깊은 사랑을 알고, 지금 부모님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말이다. 그렇게 상처에는 스스르 딱지가 않고, 안나는 드디어 누군가를 향해 가시가 아닌 손을 내밀 줄 알게 된다.

  

 

추억의 마니. 이 애니메이션은 조앤 G. 로빈슨의 '추억의 마니 When Manie was there'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마루 밑 아리에티]의 감독이었던 요네바야시 히로마사가 감독을 맡았다.


그 동안의 다른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그랬듯, 이번 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도 마찬가지로 한 여름의 꿈 같은 동화임과 동시에, 한 소녀의 성장기이다. 여름 동안 소녀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한층 자라난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은은한 달밤의 빛과 따스하게 감싸 안는 듯한 포근한 색감, 감미로운 음악은 환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몽환적인 느낌과 소녀를 향한 부드러운 손길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추억의 마니.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애니메이션이 펼쳐놓는 빛과 음에 행복하게 물들었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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