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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한강우, 장재열(조인성)의 과거일까?

스위벨 2014. 8. 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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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 한강우(디오), 장재열(조인성)의 과거일까?

 


/ 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

/ 조인성, 공효진, 성동일, 이광수 출연




드라마는 오늘 충격적인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장재열(조인성)을 작가님이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던 고등학생 팬 '한강우(디오, 도경수)'가 실존 인물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강우와 함께 웃고, 달리던 장재열. 그러나 어느 순간 한강우는 없고, 장재열 혼자 달리고 있었다. 여전히 그가 곁에 있는 것처럼 웃고 손짓하면서. 한강우는 오직 장재열에게만 보이는, 장재열 의식 속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이 장면에 앞서 한강우의 존재를 들은 친구는 장재열에게 물었다. 너에게 접근한 그 아이의 의도가 뭐냐고. 돈을 그냥 두고 간 걸 보면 분명 돈을 목적으로 접근한 건 아니라고. 그러자 장재열은 이렇게 대답했다.

"친구."

 

장재열은 한강우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친구라고 했지만, 한강우는 장재열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 친구라는 것 또한 장재열이 스스로 원했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한강우는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아이다. 그리고 그 아버지는 엄마도 폭행한다. 강우는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지 못한다. 자신이 피하면 엄마가 더 맞을 테니까.

그렇게 의식 속에서 아버지에게 폭행 당하는 고등학생 아이를 만들어 낸 장재열. 장재열은 아무런 이유 없이 한강우가 아버지의 폭행에 시달리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한강우는 어린 시절 장재열의 상처가 투영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 자신이든, 아니면 감옥에 있는 형 장재범이든.

  

 

지난 화에서 장재열은 한강우에게 몹시 화를 냈다. 그 이유는 한강우가 쓴 소설 때문이었다. 한강우는 자신이 쓴 소설이라며 장재열에게 읽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런데 그 소설을 읽은 장재열은 화가 났다. 그 소설은 자신과 형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의붓아버지를 죽인 것이 형 장재범(양익준)이 아니라, 자신이 범인으로 되어 있는 소설이었다.

장재열은 몹시 화를 내면서도 한강우의 소설을 곱게 펴서 책상 서랍 안에 잘 넣었다. 그 장면을 볼 때, 그토록 화가 났으면 소설을 찢거나 쓰레기통에 처박거나 해야 하는데, 왜 그리 고이 서랍 안에 보관하는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한강우'의 정체와 함께 그 의문에 대한 답도 풀렸다. 그 소설이 사실은 장재열 자신이 쓴 소설이기 때문이다. 장재열은 결국 스스로 형이 범인이 아니라, 자신이 범인인 소설을 쓴 것이다.

그리고 엄마를 때리는 아버지를 쳤다는 한강우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아버지를 친 게 아니야. 그냥 폭행을 막은 거야." 그 말을 할 때의 장재열은 울먹였고, 꼭 자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장재열과 장재범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그날의 진실이 있다. 그리고 장재열은 한강우라는 인물을통해 과거의 기억을 투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강우에게 담은 장재열과 장재범 과거의 진실은 무엇일까? 드라마는 이제 그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덧. 드라마는 매회 정신병을 앓는 이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에게 하는 장재열과 지해수(공효진)의 말을 듣고 있으면, 왠지 내가 위로 받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착한 사람도 상처는 주지."였다. 그가 악해서 혹은 나를 끔찍하게 싫어해서가 아니라, 착한 사람도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사, 라고 생각하면, 타인이 준 상처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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