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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탈출을 응원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

스위벨 2014. 1. 1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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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 김지수의 탈출을 응원한다!

 

 

육체와 정신, 어느 쪽의 외도가 더 위험한 걸까? 처음 그들은 배우자가 다른 이와의 육체적 외도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분노했다. 그런데, 오늘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송미경(김지수)은 남편(지진희)이 다른 여자와 외도를 한다는 사실에 치가 떨리게 배신감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꾹꾹 누르며, 스스로 미쳐가는 것 같은 정신적 고통을 맛보면서, 그녀는 자신을 다독였다. 더 하면 안 된다고, 아무리 분노의 이유가 정당하다 하더라도 길게 이어지면 사람들은 "그러니까 남편이 바람 폈지" 하는 법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송미경은 그 고통을 과거로 묻어두기로 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노력을 모두 엎어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이 나은진(한혜진)에게 쓴, 책 앞장에 써진 편지를 발견하고서다. 함께 자지도 않고, 욕망에 가뜩 쌓인 일탈도 아니고, 정신적 소통이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미경은 그 사실을 깨닫고 좌절했다.

 

"당신 사랑했기 때문에 이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들을 견뎠어.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건 줄 알았어, 사랑."

 

 

남편의 마음을 정확한 물증으로 확인하고 나니,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미경은 집을 떠났다. 사랑을 포기하면서. 미경은 그 동안 안간 힘을 쓰며 버텼다. 자신의 불행한 과거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이, 그녀로 하여금 더욱 뼈를 갈고 노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포기를 선언하며 집을 나오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김지수의 가출이 반가웠다. 사실 탈출이라고 말하고도 싶었다. 남편은 너에 대한 마음도 사랑이라 말했으나, 김지수는 알고 있다. 나은진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말이다. 더군다나, 한혜진을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한 지진희는 굳이 피하려는 그녀 앞에 나타나 무언가를 계속 이어가려고 하지 않았나.

 

 

오늘도 그녀의 시어머니는 기어이 며느리를 찾아가 한 건 하셨다.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싹 빼앗아 알몸으로 이혼시키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평생 자신의 수족처럼 산 며느리에게 말이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더 이상 남편의 사랑에 애타고, 노력하면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던 과거의 그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지수는 그 목 뻣뻣한 시어머니 앞에서, 똑같이 목을 쳐들고 말했다. 남편이 이룬 것은 미래고, 자신이 주는 안락함은 현재라고. 그러니 내가 갑이라고.

 

 

그녀를 향해 열렬한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그 동안 남편의 사랑 하나에 목매고, 가정을 지키려 자신을 옭아 맸던 그녀는, 그 사랑을 포기하면서 자기 자신을 찾으려 하고 있다. 그녀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는 걸 너무 잘 알기에, 그 사실을 무기로 삼아 오만할 수 있던 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김지수는 더 오래 자기 자신과 시간을 보내며, 자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녀의 빈자리를 더욱 뼈 저리게 느껴야만 한다. 자신이 마음대로 휘두른 그녀의 사랑이, 얼마나 큰 희생 위에 서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김지수의 탈출을 열렬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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