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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 2014잔혹동화]

스위벨 2014. 1. 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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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2014 잔혹동화

: 미안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1월 11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슴 아프고, 충격적인 내용이 방영되었다. 보험금을 위해 무려 3명의 아이를 죽인 여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첫째 아이는 친아이였고, 둘째와 셋째는 입양아였다. 계획적이고 악독한 범죄였다. 그러나 그는 그 사실이 낱낱이 밝혀지기 전까지도, 입양한 아이를 가슴으로 키우는 천사 엄마의 탈을 쓰고 있었다.

 

아이들을 더러운 곳에서 키우고, 소독 안 한 우유병에 우유를 주어, 세 자매를 모두 장출혈로 만들었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아이가 성장하기 전 그 증거들을 없애고 싶었던지, 급기야는 호흡을 못하게 만들어 아이를 뇌사상태에 빠트리기도 했다. 무려 3명이었다. 하루 입원하면 나오는 입원 일당 3만원과, 방송출연으로 모아진 얼마간의 성금이, 고운 한 아이의 목숨 값이었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요즘 들어, 아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부모의 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 양부모, 혹은 새엄마, 새아빠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자신의 보호자로부터 받은 무자비한 폭력과 학대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이야기가 한 둘이 아니다. 가장 연약하기에 가장 아껴주고 보호받아야 할 그들은,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그런 내용에 꼭 덧붙여 따라 나오는 말이 있다. 그 사람들의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다. 오늘 방송에서도 말했다.

 

 

실제로 한 아이가 부모의 무차별한 학대로 목숨을 잃어도, 고작 몇 년이다. 어제 친구의 SNS에서 본 글에도 그런 내용이 있었다. 새엄마와 친부의 모진 폭력으로, 한 남자 아이가 하늘나라로 갔다. 그런데 그 일로 새엄마는 8년, 친아빠는 5년 형을 받았단다. 그런데 그 후, 그들은 그 형량을 과하다 하며 항소를 진행하고 있단다. 그게 우리나라의 법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다.

한 아이를 단순히 돈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만든 것, 그리고 그 아이를 끝내 지켜주지 못한 것, 그리고 그 아이가 떠난 뒤에도 아이의 목숨을 빼앗은 이에게 정당한 값을 치르게 하지도 못하는 것, 그 모든 일이 벌어지는 곳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그런 사회이기에, 악인들은 두려움 없이 악행을 저지른다.

 

방송 말미에 이런 말을 했다. 그런 삶을 살다 가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기억하는가? 우리는 숱하게 분노하고, 미안해하고, 슬퍼했으나, 또 금새 잊어버렸다. 그리고 다시금 그 미안한 사회 속에서 아이들을 살게 만들었다.

얼마 전 아동학대 방지법이 정말 오랜시간만에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도 법은 미흡하고, 그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만으로 아이들을 보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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