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 - 의문의 죽음! 사고인가, 살인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스위벨 2016. 5. 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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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책]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불가사의한 현상의 비밀 열쇠를 쥔 신비의 소녀!

의문의 죽음들은 '단순 사고'인가 '살인 사건'인가?

 

  

    라플라스의 마녀 줄거리, 내용    

  

외갓집에 갔다가 갑작스런 토네이도에 휩쓸려 엄마를 잃은 소녀, 마도카. 그녀의 아버지이자 뇌의학계의 권위자인 우하라 박사는 그날 맡게 된 한 소년의 수술로 인해 동행하지 않았고, 그래서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8년 후, 한 지방의 온천지에서 '황화수소 가스 중독'으로 인해 60대의 영화 프로듀서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사고이지만, 일부러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단지 불운과 우연이 겹친 사고사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그 사고 전, 피해자의 어머니로부터 심상치 않은 편지를 받았던 형사 나카오카는 피해자의 젊은 아내를 의심하며 조사를 시작한다. 그는 전문적인 의견을 얻기 위해 사건의 자문을 맡은 아오에 교수를 찾아간다. 아오에는 지구화학 전문가로, 인위적으로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 살인할 방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그 후, 또 한 건의 사건이 발생한다. 앞서 발생한 사고와 꼭 닮은 온천지에서 벌어진 '황화수소'로 인한 사망사건이다. 지극히 벌어질 가능성이 낮은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아오에 교수는 의문을 가진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황화수소 살해를 꾀할 방법은 여전히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문을 위해 찾은 두 번째 사건 장소에서, 아오에 교수는 한 소녀를 발견한다. 첫 번째 사건이 발생했던 온천지에서도 본 적이 있는 소녀였던 것. 아오에 교수는 사건 현장 두 곳에 모두 나타난 소녀에게 의문을 품는다. 그 소녀의 이름은 마도카

  

 

◇◆◇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라는 그 제목은, 소설 주인공의 능력과 특징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말이다. 책 안에서는 그 '라플라스'를 이렇게 설명한다.

 

"수학자 라플라스를 아십니까? …… 만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현재 위치와 운동량을 파악해내는 지성이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물리학을 활용해 그러한 원자의 시간적 변화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미래까지 완전하게 예지가 가능하다……. 라플라스는 그런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 존재에는 나중에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라플라스의 마녀'라는 제목처럼, 소설에는 이러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존재한다. 놀랍게 발전한 물리학적 감각 능력으로, 물리법칙에 의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평범한 이들의 눈에는 불가능한 현상으로 보이는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책 속에서는 이를 초능력이 아닌 '진화된 인간의 능력' 쯤으로 설명하지만, 아직 인간이 가지지 못하는 능력이라는 점에서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설은, 그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 하나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는 않는다.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 속에는 평범한 능력이 없는 보통 형사와, 평범한 지구화학 전문가, 그리고 마도카를 경호하는 퇴직한 경찰 등이 아주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소설은 그를 통해 말한다. 세상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범한 '범인'들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사 라플라스의 마녀와 같은 능력이 있더라도, 그 능력이 발휘될 물리학의 일반적 법칙을 구성하고, 자신의 위치에서 각각의 역할을 하며, 그로 인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바로 평범한 보통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은 몇몇 천재들이나 당신 같은 미친 인간들로만 움직여지는 게 아니야. 얼핏 보기에 아무 재능도 없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구성 요소야. 인간은 원자야. 하나하나는 범용하고 무자각적으로 살아갈 뿐이라 해도 그것이 집합체가 되었을 때, 극적인 물리법칙을 실현해내는 거라고. 이 세상에 존재 의의가 없는 개체 따위는 없어, 단 한 개도."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손꼽히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이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는 작가 데뷔 30주년 기념작이자, 무려 80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30년동안 80개의 작품을 썼다니, 대단하다.)

 

라플라스의 마녀 뒷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30년 미스터리를 모조리 담았다.' 소설을 읽고 난 후에 보니, 정말 그렇구나 싶었다. 이 소설 속에는 그 동안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보여준 미스터리의 다양한 소재들이 참으로 다양하게 녹아 있었다.

  

 

물리학을 이용해 불가능해 보이는 살인을 저지른다는 점에서는 물리학자가 활약하는 '탐정 갈릴레오'시리즈를 닮아있었고, 미지의 능력을 가진 인물을 인간 진화론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소설 '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이 떠올랐다. 악인이 글을 통해 자신의 의도대로 사람들의 시각을 교묘히 조정하는 점에서는 소설 '악의'와 닮은 부분도 보였고, 아직 가능치 않은 미래 과학 영역의 탐구라는 점에서는 소설 '럴렐월드 러브스토리'나 '플래티나 데이터'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가, 작가가 작정하고 자신이 잘 하는 여러 소재를 몽땅 다 털어 넣은 일종의 종합판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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