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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오미와 가나코 - 두 여자의 ‘남편 제거’ 계획! (오쿠다 히데오)

스위벨 2015. 6. 1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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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 히데오 지음



"남편을 제거하는 데 

한 줌의 후회도 

가책도 망설임도 없었다!"


 

    줄거리, 내용    

 

친구 사이인 가나코나오미. 가나코는 백화점의 외판부 직원으로 일하는 싱글이고, 나오미는 가정주부다. 


어느 날, 나오미의 집에 연락 없이 찾아간 가나코는, 그녀의 얼굴에서 심각한 폭력의 흔적을 발견한다. 나오미는 그간 남편이 휘두르는 지독한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폭력 남편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상처가 있던 가나코. 그녀는 나오미의 처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오미를 밖으로 끌어 내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폭력에 짓눌려 두려움으로 가득 찬 나오미는 쉽사리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가나코는 한 중국인의 가게에서 나오미의 남편과 거의 똑같이 생긴 중국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완전범죄의 계획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가나코는 그 즉시 '클리어런스 플랜'이라는 이름의 '제거 계획'을 세우고, 나오미를 설득해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녀들이 완벽하다 여겼던 계획은 여기저기서 허점을 드러내고, 이윽고 수사망은 가나코와 나오미를 조여 오기 시작한다.

  

  

◇◆◇

 

일본의 유명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소설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공중 그네', ' 면장 선거', '남쪽으로 튀어', '침묵의 거리에서' 등등의 소설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가나코가 화자인 전편과, 나오미가 화자인 후편이다.


가나코가 화자인 부분은 나오미가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과정과, 그를 없애기 위해 일명 '클리어런스 플랜'을 계획하는 과정, 그리고 결국 나오미의 남편을 '살해'하는 부분까지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나오미가 화자로 나오는 후편이 이어진다. 후편에서는 남편이 사라진 후 시댁과 회사의 반응,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순간들. 그리고 나오미가 범인이라는 사실의 증거가 속속 드러나며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평소에도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오쿠다 히데오, 대단하네' 싶었던 건,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쑥 끌고 들어가 함께 달려가는, 그 긴장감 때문이었다. 특히 계획을 실행하고 난 후, 주변인들로부터 하나의 의문점, 계획의 허점이 드러날 때마다, 등장인물 속 주인공과 함께 내 심장이 옥죄면서 머리가 주뼛 서는 느낌이었다.

  

 

사실, 소설에서 독자를 설득하기 가장 힘들 거라 느껴지는 부분은, 왜 본인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 그저 '친구'에 불과한 가나코가 살인까지 저지르며 친구 남편을 '제거'하려 하느냐는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가나코에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라는 설정을 심어 놓았다. 어려서, 그리고 여자라 힘이 없다는 이유로 늘 아버지로부터 폭행 당하는 어머니를 모른 척 했던 가나코. 그녀가 지금의 나오미의 문제에 이렇게까지 빠져 드는 것은, 일종의 '과거 청산'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무기력한 과거에 관해, 그리고 그로 인해 입었던 자신의 상처에 대해.

  

 

하지만 처음 읽을 때는 설사 그렇더라도 설득력이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어느새 소설 속에 몰입해 가슴이 쿵쾅쿵쾅 함께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지막 순간 나오미가 죽기살기로 달려 도망갈 땐, 나도 주먹 꼭 쥐고 함께 달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건 곧 그 정도로 몰입했다는 이야기고, 결국 인물에게 설득 당했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나오미와 가나코' 이 책은 '읽는 재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등장인물들과 함께 숨가쁘게 달리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장, 결말에 이르러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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