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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3

[나 홀로 떠난 제주여행] 7. 성산일출봉 - 해를 기다리는 마음

[나 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7. 성산일출봉 : 해를 기다리는 마음 비가 내리길 바라는 제사가 기우제라면, 날씨가 맑길 바라는 제사는 무어라 할까? 그런 게 있는지도 정확히 모르고 그저 '맑을 청(凊)자를 써서 기청제?' 라고 혼자 생각했는데 용케도 맞았다. 찾아보니 정말로 있었다, 기청제라는 이름의 제사가. 그 효과에 대한 논의는 뒤로 미뤄두고라도, 딱 요즘의 내게 필요한 의식이 분명했다. 제주도의 겨울엔 원래 이렇게 비가 자주 오는 건지, 아니면 내가 간 때가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인 건지, 아니면 정말 우연히 나의 날씨 운이 나빴는지, 그도 아니라면 정말 내가 비구름을 몰고 다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비와 함께 걸어야 했다. 아침부터 날씨는 꾸물꾸물하고 흐렸..

[나 홀로 떠난 제주여행] 6. 산방산과 산방굴사, 그리고 짧은 만남.

[나 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6. 안기고 싶은 산방굴사, 그리고 짧은 만남. 계단이 계속해서 이어져 있었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가다가, 결국 두 무릎을 짚고 그 자리에 섰다. 계단 위에는 오르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서로 스쳐 지나간다. 이 길 위에 산방굴사가 있다.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해요?"얼마나 남았는지라도 정확히 알고 가자 싶어 내려오는 아주머니들께 간단히 인사를 건네고 물어 보았다. 모두 세 분이었는데, 친구 사이인 것 같았다. "한 5분쯤 남았나?" "아니, 한 10분은 될걸?" "금방이야, 금방!" 아주머니들은 서로서로 묻고 답하고,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셨다. "감사합니다." 내 인사에, 그 중 한 아주머니가 마지막 한 마디를 덧붙이셨다. "꼭 올라가요! 포기하지 말고. 제주..

[나 홀로 떠난 제주여행] 2. 외돌개 ~ 법환포구 (올레길 7코스 일부)

[나 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2. 외돌개에서 법환포구까지 : 올레 7코스 중 일부 날이 흐렸다. 공기 중에는 물방울이 섞여 서늘하고 습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런 날에 우뚝 선 외돌개는, 그 이름만큼이나 참 외롭다. 외돌개는 장군석, 또는 할망바위라고도 부른다는데, 그 이름의 유래를 품고 있는 전설이 있다. 내가 마음에 든 건, 할망바위라는 이름에 얽힌 전설이다. [올레 7코스 시작점, 외돌개] 이야기는 이렇다. 배를 타고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할머니가 바닷가에서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러나 그 긴 기다림에도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고, 할머니는 결국 바다에 홀로 선 할망바위로 변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 후 할아버지의 시신이 할머니의 옆으로 다가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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