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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2

이제서야 이해되는... 그 시간.

속상한 일이 있는 날이면 엄마는 하루 종일 집안일을 했다. 아버지와 크게 싸운 날이거나, 외갓집에서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오거나, 꽤나 고약한 시어머니였던 나의 할머니가, 엄마에게 모진 소리를 했을 때. 그럴 때면 엄마는 늘 하루종일 바빴다. 더럽지도 않은 데 청소를 또 하고, 그릇을 닦았다. 커튼을 뜯어 빨고, 이불을 빨았다. 그리고 그런 날이면, 엄마의 손길은 유독 거칠었고, 소리는 더욱 시끄러워졌다. 청소기가 시끄럽게 윙윙대고, 세탁기가 웅 하고 돌아갔다. 장에 있는 온갖 그릇을 꺼내어 덜그덕거리며 내어 닦았고, 다시 덜그덕거리며 장에 정리해 넣었다. 정말 참지 못할 만큼 속이 상한 날에는, 그 그릇 중 한두어개가 깨어져 나가기도 했다. 어린 나는 그런 날이 무서웠다. 평소에도 엄한 성격이던 엄마가,..

기억의 무게

한동안 마음이 몹시도 부대꼈다. 목구멍에서 넘어가지 않는 질기고 끈끈한 무언가처럼, 그것은 내 숨을 탁탁 막아댔다. 소용돌이가 친다. 현재의 기억은, 과거를 줄줄이,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불러온다. 그리고는 마음을 한껏 휘저어 슬픔이 일렁이게 만들었다가, 머릿속을 돌고돌아 분노가 솟아오르게 했다. 누군가는 말하겠지. "그건 이미 지나간 과거잖아." 하지만 나는 울부짖는다. "여전히 그 상처가 아픈 나에게는, 아직 현재야." 과거의 시간부터... 아물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 계속 몇 번이고 상처가 나는 탓에, 내 상처는 점점 깊이 후벼파이고, 짓무르고, 더 넓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지금 살짝 할퀴고 간, 딱 그 만큼의 상처뿐인줄 안다. 그래서 내 눈물과 내 분노는... 그들에게는 우습도록 과하고,..

[도깨비] 살짝 열린 문틈으로 되돌아온 김신! 결말은? (공유, 김고은)

[드라마] 도깨비 (14회) tvN 금토드라마/ 김은숙 극본, 이응복 연출/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육성재, 이엘 조우진 등 출연 신이 살짝 열어놓은 틈새,지은탁의 곁으로 되돌아온 도깨비! [드라마 도깨비 – 지은탁(김고은)] 도깨비 김신(공유)은 바람에 흩어졌다. 지은탁(김고은)은 오열했다. 하지만 이윽고 신은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도깨비의 존재를 지웠다. 그것이 괴로워할 이들을 위한 신의 배려라고 했다. 지은탁은 잊혀져 가는 기억을 눈치채고 재빨리 공책에 메모를 남겼지만, 그녀의 기억도 속절없이 사라졌다. [드라마 도깨비 – 김신(공유)] 그럼에도 도깨비는 지은탁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자, 비로, 첫눈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평안해지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중간세계에 남았다. 신마저 떠나고..

[애니] 명탐정 코난 극장판 : 순흑의 악몽 - 검은 조직과의 거대 승부!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 순흑의 악몽 (名探偵コナン 純黒の悪夢 (ナイトメア) Detective Conan: The Darkest Nightmare)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 줄거리, 내용 한 여인이 경찰청에 잠입한다. 그녀는 N.O.C 리스트(위장잠입한 전세계 정보요원들의 리스트)의 내용을 머릿속에 담아 경찰청에서 빠져 나오는 데 성공한다. 검은 조직 안에 스파이로 잠입해 있는 있는 경찰 안기준(버본)과 FBI의 이상윤은 그 여인을 잡기 위해 도로 위에서 목숨을 건 질주를 벌이지만, 끝내 놓치고 만다. 한편, 새로 생긴 토토수족관에 놀러 온 코난과 장미, 뭉치, 세모, 아름이는 우연히 한 여자와 마주친다. 양쪽 눈동자의 색이 다른 오드아이를 가진 여인. 그러나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

[책, 에세이] 최초의 한입 - 당신의 기억 속 최초의 한입은? (마스다 미리)

[도서] 최초의 한입 / 마스다 미리 지음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에는 "완전 맛있어!" 소리가 절로 나는 먹거리와 자주 만났던 것 같다. 아직 인생의 경험치가 낮았던 탓도 있겠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과 비교하면 가게 앞에 진열되어 있는 과자와 음료수의 종류가 적었고, 나오는 신상품은 항상 신기했다. 이 책에서 나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처음 만난 '맛'들을 어떻게 느꼈는지 써 보기로 했다." (책, 최초의 한입 中) 이런저런 에세이를 많이 선보여온 작가, 마스다 미리. 그녀가 이번에 하는 이야기는 '맛'이다. 바로 이런 저런 '음식'들. 작가가 자신이 처음 만난 새로운 맛들, 그것에 대한 추억의 감상들을 다시 떠올린다. 책은 크게 다음의 4부분으로 나누어 있다 과자 과자 과..

[리멤버] 똑같이 반복되는 위기, 또야? (유승호, 박민영, 남궁민)

[드라마] 리멤버 – 아들의 전쟁: 서진우, 또다시 반복되는 같은 패턴의 위기! / SBS 수목드라마 / 윤현호 극본, 이창민 연출 / 유승호, 박민영, 박성웅, 남궁민 출연 12회. 진우야… 남규만을 이기려면 나부터 이겨라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 아들의 전쟁 中] 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 서진우(유승호)가 아프다. 그 놀라운 절대기억능력이 사실은 '장애'였단다. 무엇이든 과하면 과부하가 걸리기 마련이고, 서진우의 기억도 시한부가 되고 말았다. 진우는 서서히 기억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의사는 길어야 1년, 짧으면 6개월 안에 그의 기억이 사라질 것이라 했다. 의사는 기억을 사용하면 할수록 속도가 빨라질 테니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그러나 진우는 그냥 손 놓고 쉴 수만은 없는 처지다. 그런 중..

[추리 소설] 라일락 붉게 피던 집 - 어린 시절의 추억, 모두 진실일까?

[소설, 책] 라일락 붉게 피던 집 / 송시우 지음 그리운 어린 시절의 기억!그 아름다운 추억이 모두 진실일까? 줄거리, 내용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인기강사로 활동하는 수빈. 그녀는 한 신문사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칼럼을 연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어린 시절의 한때를 보냈던 '라일락 하우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1980년대, 라일락 나무가 있어 '라일락 하우스'라 불렀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여러 세대가 한집에 북적북적하게 살았던 시절에 대해서. 수빈이 쓴 칼럼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대중의 공감과 인기를 얻게 된다. 수빈은 칼럼 중 한 편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문간방 대학생에 대해 언급한다. 그 시절에는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에 대해 말하면서. 그러나 그 칼럼..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 당신의 어제와 오늘, 행복한가요?

[영화 (프랑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원제 : Attila Marcel) : 당신의 어제, 그리고 오늘. 행복한가요? / 실뱅 쇼메 감독 / 귀욤 고익스 (폴), 앤 르니 (마담 프루스트) 출연 줄거리, 내용 33살의 남자, 폴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죽은 충격으로 말을 잃어버렸다. 그는 두 명의 이모와 함께 살면서 이모들이 운영하는 댄스 교습소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모들은 그를 유명 피아니스트로 키우려고 했지만, 번번히 그는 대회에서 수상에 실패했다. 어느 날, 맹인 피아노 조율사의 뒤를 따라 우연히 같은 건물에 사는 마담 프루스트의 집에 들어간 폴. 같은 아파트의 실내건만, 프루스트 부인의 집에는 마치 정원처럼 온갖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프루스트 부인은 폴에게 이름모를 약초 차 ..

[추리소설] 패럴렐 월드 러브스토리 - 엇갈리는 두 개의 기억, 진실은?

[소설, 책] 패럴렐 월드 러브스토리 (Parallel World Love Story) : 엇갈리는 두 개의 기억, 진실은?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줄거리 다카시는 전철을 타면서 한 여성을 보게 된다. 언제나 일정 시간, 옆의 선로에서 자신과 나란히 달리는 전철에 타고 있는 여자였다. 다카시는 어느새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얼마 후, 가장 친한 친구인 도모히코가 자신의 여자친구라며 소개해 준 여자가 바로 다카시가 전철에서 보아온 그녀였다. 그녀의 이름은 마유코다. 도모히코와 다카시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머지 않아 마유코도 같은 회사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한다. 회사에서 그들은 가상현실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가상 현실을 얼마나 현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느냐 하는. 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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