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추리 소설] 라일락 붉게 피던 집 - 어린 시절의 추억, 모두 진실일까?

스위벨 2015. 8. 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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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책] 라일락 붉게 피던 집

  

/ 송시우 지음

 


그리운 어린 시절의 기억!

그 아름다운 추억이 모두 진실일까?



    줄거리, 내용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인기강사로 활동하는 수빈. 그녀는 한 신문사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칼럼을 연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어린 시절의 한때를 보냈던 '라일락 하우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1980년대, 라일락 나무가 있어 '라일락 하우스'라 불렀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여러 세대가 한집에 북적북적하게 살았던 시절에 대해서.


수빈이 쓴 칼럼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대중의 공감과 인기를 얻게 된다. 수빈은 칼럼 중 한 편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문간방 대학생에 대해 언급한다. 그 시절에는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에 대해 말하면서. 


그러나 그 칼럼이 발표된 후, 한 퇴직 경찰이 수빈을 찾아온다. 그는 당시의 사고를 맡았던 경찰로, 수빈에게 문간방 대학생이 사고가 아닌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를 한다.

 

수빈은 칼럼의 자료를 모으기 위해 당시 라일락 하우스에 같이 살던 사람들을 찾아내고, 더불어 당시의 사고에 대해서도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린 아이였던 수빈은 알아차릴 수 없었던, 평화롭게만 보였던 인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선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

  

 

책은 한국의 1980년대와 현재를 넘나든다. 그래서 책 속에서는 사건의 배경이 되는 80년대의 한국 시대상을 꽤나 자세히 엿볼 수 있다.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다세대 주택, 마당을 공유하며 한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가난해서 아이를 잃어야 했고, 공장에 다니던 젊은 아가씨들, 곗돈에 얽힌 이야기 등등, 우리나라사람들이 지나쳐 온 과거 시기와, 그로부터 연결된 현재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우리나라 독자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온다. 책 속에서 수빈의 칼럼을 읽은 이들이 향수를 떠올렸듯, 이 책의 독자들 또한 지나온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엔 정겹고 평온했던 나날들. 그러나 그들 각자에게는 자신만의 안타까운 사정이 있었고, 어쩌지 못한 추악한 욕망이 있었고, 그로 인해 생겨난 비극이 있었다. 그리고 책은 그 사실들을 '설마' 하는 짐작 정도로만, 살짝살짝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정도로만 풀어 놓다가, 마지막으로 달려가며 하나하나 낱낱이 드러낸다. 그래서 그 진상이 궁금해 책의 마지막에 이를 때까지 책장을 덮지 못했다.

  

 

어린 수빈에게 그저 라일락 빛의 추억이었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붉은 악몽이었다. 그건 단지 수빈이 어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른들 또한 모두 한 조각만을 자신의 진실로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각자의 조각이 맞추어져 큰 그림의 실상이 나타났을 때, 그것은 각자가 알고 있던 '진실'과 달랐다.

  

 

결말 부분이 다소 무기력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명백한 살인자가 있지만 이미 공소시효는 지났고, 그저 진실을 알게 되었을 뿐이란.

하지만 '공교로운 우연과 상황, 여러 인물 각자의 입장과 욕망이 더해져 만들어진 하나의 사건'의 맨 얼굴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충분히 호기심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희생자가 벌을 받아야 할 '악인'이었다는 사실이, 범죄자를 단죄하지 않는 결말에 대해 얼마간의 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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