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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이라는 영화를 참 좋아한다.
너무나 예쁜 맥 라이언과 젊은 날의 톰 행크스가 보여주는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사랑은 마법이라고 외치는 그 달콤한 영화에서, 내 마음에 또렷이 남은 장면과 대사는 좀 의외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장례식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남자 주인공의 아내이자, 어린 아들의 엄마, 사랑스러웠던 한 여자의 장례식.
검은 상복을 입고 아빠는 어린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는 아팠어.
그냥 갑자기 그런 일이 벌어졌지.
그 누구도 어쩔 수가 없었어.
정당하진 않아. 이유도 없고.
하지만 왜냐고 묻기 시작하면, 우린 미쳐버리고 말 거야."
"If we start asking why, we'll go crazy."
어쩔 수 없는 비극 앞에 선 한 사람의 무기력함과 슬픔.
하지만 그럼에도 또 오늘을 살아야하기에.. 그저, 그렇게라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언젠가부터 나도, 왜냐는.. 그 원망 섞인 물음을 던지지 말자고 다짐했다.
왜 이러냐고, 왜 나인 거냐고, 왜, 왜... 누군가에게 울부짖는다 해도..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그러니 왜냐고 묻지 말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꾸역꾸역 해 가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참 그게 안되는 날이다.
쓸데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라도 원망하고.. 울어보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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