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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다의 뚜껑 - 바다의 뚜껑은 꼭 닫으셨나요? (요시모토 바나나)

스위벨 2016. 8. 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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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서] 바다의 뚜껑 


"올해 여름, 

바다의 뚜껑은 꼭 닫으셨나요?"

 

/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여름의 마지막 해수욕 누가 제일 늦게 바다에서 나왔나

그 사람이 바다의 뚜껑 닫지 않고 돌아가

그때부터 바다의 뚜껑 열린 채 그대로 있네

(하라 마스미, 바다의 뚜껑 )

 

 

    바다의 뚜껑 줄거리, 내용    

 

도쿄에 살던 마리는 남쪽 섬 여행에서 마음에 쏙 드는 빙수 가게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처럼 자신의 소박한 빙수가게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고, 결국 고향 마을에 작은 빙수 가게를 연다. 마리의 고향은 한적한 바닷가 마을로, 한때는 관광지로 성황을 이루던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쇠락해 가고 있다.

 

그런 마리의 집에 하지메가 찾아 온다. 하지메는 마리 엄마 친구의 딸이다. 어렸을 때의 화재사고로 얼굴에 큰 화상 흔적이 있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아껴주었던 할머니가 있어 하지메는 흔들리지 않고 성장했다. 그러나 할머니의 죽음 이후, 친척들은 재산 분할을 둘러싸고 시끄러워지고, 하지메는 그 상황에 염증을 느끼고 떠나온 것.

 

마리하지메는 처음 만났지만 곧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작은 빙수 가게와 느긋한 바다가 있는 여름을 함께 보내게 된다.

 

 

◇◆◇

 

바다의 뚜껑이라는 특이한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소설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다. 소설의 독특한 제목 '바다의 뚜껑'은 '하라 마스미'라는 일본 아티스트의 동명 노래에서 따 온 것이란다.

  

자신의 소박한 일상의 꿈을 이루는 빙수 가게를 연 마리와, 세상에 염증을 느끼고 바닷가로 떠나와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길을 발견한 하지메. 고민도 있고 아픔도 있지만, 두 인물이 그저 하루하루 빙수가게에서 일을 하고, 헤엄을 치고, 밤 바다를 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 소설 '바다의 뚜껑' 속 대부분의 내용이다.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그 시간 속에서 각자의 답을 찾아낸다. 특별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자신이 그 속에 마음과 의미를 담고 쌓아가면서, 조금씩 이루어지는 삶의 궤적.

 

 


원래도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들에서 크게 절정으로 치닫거나 요동치는 사건은 별로 없었지만, 이번 '바다의 뚜껑'은 특히나 더 잔잔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왠지 소설 바다의 뚜껑은, 마치 일본의 '슬로우 라이프 무비'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한적한 바다, 내리쬐는 태양, 더위를 녹여주는 시원한 빙수, 마음이 맞는 친구… 우리가 막연히 꿈꾸는 한 여름의 휴가 같은 느낌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그런데 참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그 흐름은,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의 매력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사건이 아니라, 인물들의 대화와 생각, 그 한 문장, 한 문장의 의미에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바다의 뚜껑'을 읽으며 잔잔하면서도 평온한 여유를 느껴 볼 수 있을 것 같다. 

휴가를 떠나지 못한 올해 여름, 나는 이 '바다의 뚜껑'을 읽는 것으로 내가 꿈꾸는 바다를 잠시 펼쳐본 기분이었다.

 

+ 덧. 소설 '바다의 뚜껑'은 일본에서 '기쿠치 아키코'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공개되었다고. 한국에서의 정식 개봉과 관련된 사항은 미정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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