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스릴러] 살인자의 딸 - 아무도 믿지 않았던 살인자의 진실!

스위벨 2016. 6. 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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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서] 살인자의 딸

(Morderkind)


/ 잉에 뢰니히 지음

 


그녀에겐 이름이 없었다.

단지 '살인자의 딸'이었을 뿐. 

 

    살인자의 딸 줄거리, 내용    

 

19년 전, 피오나의 아버지는 자신의 내연녀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갇혔다. 아버지가 재판에서 살인죄 선고를 받은 다음 날, 엄마는 사고인지 자살인지 모를 차 사고로 사망했다. 어린 피오나는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으며 살인자의 딸로 살아야 했다.


때문에 15년의 복역을 마친 아버지가 몇 년 전에 출감했지만, 피오나는 아버지를 매몰차게 단절시키고 살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화재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지만,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피오나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사고 당시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던 구급대원으로, 아버지가 마지막에 남겼다는 유언을 들려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가 피오나에게 전한 유언은, "피오나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난 살인자가 아니에요." 였다.


그러나 상처가 깊은 피오나는 평생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버텼던 아버지의 뻔뻔한 '수작' 쯤으로 치부하고 믿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새 점차 마음이 일렁이기 일기 시작하고, 때마침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하던 경찰로부터 '타살 의혹'에 대해 듣게 된다.

피오나는 아버지의 죽음이 타살이라면, 분명 과거의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과거의 진실을 찾아보기로 마음 먹는다.


 

◇◆◇

  

"선이 악을 이긴다. 어렸을 때는 항상 그럴 것이라고 믿었다. 아주 당연한 법칙이라고. 하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오직 혼돈만 존재할 뿐이었다." ( - 책, 살인자의 딸 )

 

소설 '살인자의 딸'은, 살인자의 딸로 낙인 찍혀 살아온 주인공 '피오나'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풀어가는 과정과, 19년 전에 아버지와 살해된 내연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한 장씩 번갈아 교차되며 서술된다.


세상, 법, 사회의 모든 이들은 아버지를 '살인자'라고 불렀다. 아버지의 부모나 형제는 물론, 딸인 피오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은 '나는 살인자가 아니에요'였다. 당연히 대부분의 독자는 그가 '살인자'가 아닐 것이고, 어떤 함정에 빠졌고, 그로 인해 살인죄로 복역 후, 진범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자 죽임을 당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책은 참 의외의 전개를 보인다. 마지막에서나 '짠!'하고 보여줄 법한 사건의 진실을, 소설 중반쯤에 낱낱이 펼쳐 놓는다. 책은 '반전'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없는 그 사건의 진상을 '진행 과정'으로 풀어 두는 것이다.

 

한 사람을 살인자로 몰고 간 비밀의 과정 속에는 여러 사람의 잘못과 그 속에서 그려지는 각자의 내면, 감정의 변화, 마음 속에 쌓아두었던 과거의 원망과 복수심까지 참 여러 가지가 그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회성 반전으로 "짠"하고 급작스럽게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가며 그리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과거에서 그렇게 아버지와 아버지의 내연녀,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해 복수를 꿈꾸는 누군가의 끔찍한 집착을 그리는 데 치중했다면, 현재 시점에서는 딸인 '피오나'에게 주목한다.


 

그녀는 아버지를 평생 살인자라 믿었고, 원망했고, 심지어 마지막 죽음까지도 비난했다. 하지만 그 모두가 누군가의 덫에 빠진 결과라는 사실을 알고, 숨겨진 진실을 찾으며 아버지의 과거를 마주하고, 어머니의 죽음에 관해 이해하게 되면서, 피오나 또한 그 시절에서 멈춰있던 자신을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건 곧 '살인자의 딸'로만 살았던 피오나 자신의 인생을 다시금 찾아가는 과정이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설 '살인자의 딸'이 모든 걸 다 풀어 놓고 긴장감 없이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사건의 진상은 드러났지만, 아버지, 그리고 과거의 진실을 아는 사람들을 헤쳐 입을 막으려는 누군가, 그에 이어 피오나를 덮쳐오는 위험의 '정체'가 책의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 비밀로 남아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소설 '살인자의 딸'은 작가에 대해서도, 소설에 대해서도 사전 정보가 아무것도 없이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책이다. 때문에 별다른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책장이 넘어갈수록 의외로 너무 재미있게 읽혔다.

사실 나는 책을 읽던 중에 다른 이를 통해 숨겨진 '비밀'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읽은 책이다. 단지 '사건' 그 자체와 '숨겨진 진실'이 전부가 아니라,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보여지는 '인물들의 변화' 또한 흥미롭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인물들은 단순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모두 선과 악이 혼재되어 있다. 모두 얼마간의 잘못을 저질렀고, 원인에 대한 책임이 있고, 그리하여 끔찍하게 복수를 당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위해를 가하면서 갈등을 하기도 한다. 그런 복합적인 인물들과, 그들이 각자의 상황 속에서 빚어낸 사건들이 이야기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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