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추리 소설] 나이팅게일의 죽음 - ‘니나 보르 시리즈’ 세 번째!

스위벨 2016. 6. 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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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릴러] 나이팅게일의 죽음

(Nattergalens død : en Nina Borg-krimi.)

 

/ 레네 코베르뵐, 아그네테 프리스 지음

  

    나이팅게일의 죽음 : 줄거리, 내용    

 

우크라이나에서 어린 딸을 데리고 덴마크로 망명한 나타샤. 새로 만난 덴마크인 약혼자는 나타샤를 학대하지만, 그녀는 딸에게 안전한 덴마크에 정착하기 위해 꾹 참는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딸 '리나'에게까지 검은 손을 뻗는 것을 보고 나타샤는 마침내 칼을 휘두른다.


다행히 약혼자는 목숨을 건지지만, 나타샤는 살인 미수로 교도소에 구류된다. 그 후로 나타샤의 딸 리나는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그곳의 간호사인 니나 보르가 '리나'를 돌본다.

 

오로지 딸만 생각하며 2년간 얌전히 수감되어 있던 나타샤. 그런데 나타샤의 고국인 우크라이나의 심문 요청 때문에 경찰청으로 이송되던 도중 누군가를 발견하고, 나타샤는 갑작스럽게 탈주한다. 탈주한 나타샤는 자신의 딸을 데리러 가기 위해 난민캠프로 향하지만 이미 나타샤를 잡기 위해 경찰들이 포진되어 있다. 하지만 그 날 밤, 또 다른 괴한이 난민캠프에 있는 나타샤의 딸 리나를 노리고, 캠프를 습격한다.

 

한편, 1935년 우크라이나에 사는 한 가족이 있고, 그들 중 두 자매가 있다. 12살 옥사나와 10살 올가. 스탈린 치하의 힘겨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매의 몸부림은, 결국 가족과 이웃까지 죽음으로 몰아넣고, 급기야 그녀들 자신조차 위험해진다.

 

 

◇◆◇

 

적십자 난민캠프의 간호사가 주인공인 추리소설 '니나 보르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슈트케이스 소년', 두 번째인 '보이지 않는 이웃의 살인자'를 지나, 세 번째인 '나이팅게일의 죽음'에 이른다.

 

그런데 이번 편의 실질적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나타샤'는 '니나 보르 시리즈'의 첫 번째 책부터 등장했던 인물이다. 물론 니나 보르에 의해 잠깐 언급되는 것에 그쳤지만 말이다. 그 후 두 번째 책에서 나타샤가 결국 약혼자를 칼로 찔렀다는 사건이 전해지고, 그 후 본격적으로 나타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이 이 세 번째 책 '나이팅게일의 죽음'이다.

 

소설 '나이팅게일의 죽음'은 현재 니나 보르나타샤가 겪고 있는 사건과, 1935년 우크라이나의 한 자매를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현재 사건과 동떨어진 듯하게 보이는, 시공간의 차이가 있는 두 이야기가 결국 한 접점에서 만나면서 사건은 클라이막스를 맞이한다.

 

책 '나이팅게일의 죽음'은 지금까지 여러 책에서 봐왔던, 그래서 꽤나 익숙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교차 서술되고, 그 속에서 과거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사실은 현재까지 신분을 숨기고 살아 있다. 이런 구성과 소재를 지닌 소설들이 당장에도 몇 편 기억난다.

하지만 책은 그 익숙한 구성에 새로운 이야기들을 더했다. 우크라이나의 과거 상황과, 그때 만들어져 현재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비밀, 그리고 그 비밀에서 딸을 지키려는 엄마의 노력 등등은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이야기가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다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의 현대사를 접하는 것은 꽤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책은 마지막까지 몇 가지 놀라움을 숨겨 놓는다.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큰 비밀보다, 나는 오히려 끝에 가서야 슬쩍 내밀어지는 작은 반전들이 더 즐거웠다. (큰 비밀은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기에.)


 

나는 '나이팅게일의 죽음'을 니나 보르 시리즈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현재와 어떻게 얽혀있는지 모를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 서술되고, 현재에서도 나타샤의 시점과 니나 보르 시점의 상황이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전 작들에 비해 훨씬 속도감도 붙고, 지루함도 없앴다.

 

사실 니나 보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보이지 않는 이웃의 살인자' 리뷰에서는 살짝 '지친다'는 표현도 사용했었다. 뻔히 보이는 상황을 두고 늘어지게 끄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점들이 전혀 없었다. 슬쩍슬쩍 과거 사실들을 내보이며 궁금증을 유발하고 작은 힌트를 놓아두며 독자를 끌어당기는 전략을 이 책은 아주 훌륭히 소화했다.


 

그리고 이런 점은, 아무래도 '니나 보르'라는 주인공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약간 씁쓸한 생각도 든다. 이번 책 나이팅게일의 죽음에서는 시리즈 중 니나 보르의 활약이 가장 적게 나온다. 그 대신 위험에서 딸을 지키기 위한 엄마 '나타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녀는 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과감한 행동들을 한다. 그리고 전편 '보이지 않는 이웃의 살인자'에 등장했던 경찰 '쇠렌'이 니나 보르의 조력자로 전면에 나서며, 그 동안 니나 보르가 보여주지 못했던 민첩한 수사와 액션의 부분을 채워주었다.

 

사실 니나 보르는 타인을 돕는 '간호사'라는 특수성을 가진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문제해결능력은 일반인과 다름없었다. 1,2권에서 아쉬웠던 점도 그런 특성에서 기인한 요소가 상당히 있었다.

그런데 그런 답답함과 한계를 마치 인물 자신이 느끼고 있었던 듯, 이번 책에서 니나 보르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한다. 이번 소설 '나이팅게일의 죽음'은 독자에게 앞으로의 니나 보르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가지게 한, 시리즈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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