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문학, 소설, 기타

[소설] 스위트 히어애프터 - 요시모토 바나나가 건네는 다정한 위로

스위벨 2015. 7. 18. 19:48
반응형

[책, 도서] 스위트 히어애프터

(Sweet Hereafter)

 

/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줄거리, 내용    

 

사요코는 남자 친구 요이치와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한다. 차 안에 있던 쇠막대가 사요코의 배를 찔렀고, 그 순간 사요코는 자신의 죽음을 짐작하며 남자친구 요이치만은 살아나길 바란다.

  

그 후 사요코는 온통 무지개로 뒤덮인 듯한 세상에서, 죽은 강아지를 만나고 그립던 할아버지를 만난다. 그곳은 다름아닌 삶과 죽음의 경계였고, 사요코는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다시 돌아와 의식을 되찾게 된다. 하지만 불행히 남자친구 요이치는 사고로 사망했다.

 

남자친구를 떠나 보낸 아픔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며 하루하루의 삶을 이어나가는 사요코. 그런데 그녀의 눈에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이상한 존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죽은 이들의 영혼이다.

 

◇◆◇


  


우리는 노년이 되기 전에는 죽음이 멀리 있을 것으로 여기고 산다. 수 많은 사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소식을 들으면서도, 나는 아닐 것이라고 여기면서.  

 

하지만 죽음은 늘 삶 곁에 붙어있는 것이었고,이 소설 '스위트 히어애프터'의 주인공 사요코는 남자친구를 잃고 자신은 크게 다친 사고를 통해 그것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요코의 눈에 유령들이 보이기 시작한 건, 그만큼 사요코가 죽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늘 인식하며 살게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요코는 사고를 겪으면서 현재의 주어진 삶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하루하루의 웃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았다. 그렇다고 해서 사요코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을 잘 일구며 살다가, 죽음의 세상에서는 또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테니 그건 그대로 반가운 일 아니냐고 생각한다.

 

그런 사요코의 곁에는 상냥한 마음을 전하는 누군가가 있다. 그러나 그가 꼭 다시 찾아온 사랑이라거나 끈끈한 유대 관계로 이어진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밀착되지 않는 관계 속에서 주인공은 되려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친절을 선의로 베풀고, 그 작은 선의를 무겁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이에서 말이다.

 

그렇게 서서히, 잔잔하게, 사요코는 스르르 나아진다. 큰 사건 없이 우리가 매일 만나는 그 일상 속에서.

  

 

사랑해 마지않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다. 그 동안 그녀의 다른 소설들에서 그리했듯, 소설 속에는 어떠한 이유로 커다란 상실을 경험한 주인공이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특별한' 어떤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숨쉬고 밥 먹고, 타인과 관계 맺는 그 평범한 일상을 통해 서서히 치유된다.

  

 

책 '스위트 히어애프터'는 그 동안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이 자주 보여준 얼굴을 그대로 하고 있다. 커다란 상실, 그리고 일상에서의 잔잔한 치유, 그 치유를 돕는 상냥한 사람들.

그래서 내가 좋아하던 요시모토 바나나 특유의 그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번 책 역시 좋다. 잔잔하고 평화롭다. 그런데 지나치게 익숙해져 버린 느낌도 있다. 편안하고 따스한 반면, 꼭 이전에 본 것만 같은 기시감이 든달까. 그리고 그만큼 감흥도 아주 약간은 무뎌진 기분.

  

[책] 꿈꾸는 하와이 - 요시모토 바나나의 여행 에세이

[책. 에세이] 혼자 사는 여자 - 싱글녀의 웃픈 서울살이, 웃픈 서른살이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 - 두 여자의 ‘남편 제거’ 계획! (오쿠다 히데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