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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이없게도 국수 (인생의 중심이 흔들릴 때 나를 지켜준 이)

스위벨 2015. 4. 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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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어이없게도 국수 

(인생의 중심이 흔들릴 때 나를 지켜준 이)

 


/ 강종희 지음

 


"국수로 추억하고, 철학하고, 위로 받는

면식수행자의 인생 처방전!"

 

 

어이 없게도 국수. 책의 정확한 제목을 모두 말하자면, "인생의 중심이 흔들릴 때 나를 지켜준 이, 어이없게도 국수"다.



책 속에는 총 29개의 에피소드가 들어 있는데, 한 꼭지당 모두 하나의 면 음식, 곧 한 가지 국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가는 책에서 참 다양한 면 요리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단지 "면"이란 표면적인 음식 이야기가 아니다. 그 길고 긴 제목에서 보여지듯, 인생을 함께 추억하고, 인생이 흔들리던 순간을 더불어 풀어 놓는다.


 

'하필이면, 왜 국수였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작가가 면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아마 그 이유가 다는 아닐 것이다.

 

면은 대중적이고, 서민적이다. 정찬은 아니지만, 배고픈 한끼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고, 어디에서나 쉬이, 그리고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또한 부담 없이 누군가와 가볍게 한끼 먹기에 국수만큼 좋은 음식도 없다.

 

여유가 없는 순간에도 후루룩 즐길 수 있을 만큼 소박하지만, 그렇다고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분한 기쁨과 만족을 주는 한 끼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면 다시 주먹을 쥘 얼마간의 힘이 생기듯이, 작가도 국수와 더불어 구불구불 걸어온 순간 순간을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학교를 가기 싫다는 아들과 단 둘이 훌쩍 떠나 모리 국수를, 눈코 뜰 새 없는 마감 중에는 든든한 두부 국수를, 가족과 함께 정통 냉면을, 마감을 끝내고 동료들과 둘러앉아 닭한마리 칼국수를…

 

참 맛있게, 재미있게 읽었다. 평소 면 요리를 좋아하는 터라 더 군침이 돌았다. 작가는 책에서 국수를 이야기하고, 그에 관한 정보를 재미나게 풀어놓고, 자기 인생도 섞어 담았다.

  

 

음식이란 참 신기하다. 누군가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것, 그리고 그 영양분으로 다시금 세상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기본 요건인 음식.


 

그러나 단지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다. '소울 푸드'란 말이 있듯, 배뿐만 아니라 마음을, 그리고 영혼까지 채우는 것이 음식이다. 엄마의 따스한 밥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고, 친구와 웃으며 먹은 밥은 별맛이 없어도 한껏 배부르게 들어간다.

 

꼭 기억하고 싶다. 인생이 흔들리는 순간, 포기하고 싶은 순간, 먼저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내야겠다. 그리고 떠올려야지. 내 배를 한껏 채워주고 싶어하던 사람들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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