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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 나에게 대접하는 정직한 한 끼

스위벨 2015. 3. 2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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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Little Forest: summer&autumn)

 


일본판 삼시세끼.

슬로우 푸드 라이프!


나에게 대접하는 정직한 한 끼

 

 

/ 모리 준이치 감독

이가라시 다이스케 원작

/ 하시모토 아이, 마츠오카 마유, 누쿠미즈 요이치 출연

 

  

 

 

    줄거리    

 

아주 외진 시골마을 코모리. 시내의 마트에 가려면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그곳에 '이치코(하시모토 아이)'가 산다. 20대인 그녀는 그 마을에서 오롯이 혼자 힘으로 농사를 짓고 그 농작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생활한다.

그녀는 농사로 얻은 수확물뿐만 아니라 계절마다 나물이며 나무열매, 그리고 물고기 등등,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이치코는 자신만을 위한 밥상을 차려낸다.

 

음식을 만들고 먹으며 이치코는 간간히 자신에 관해, 그리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떠올린다. 고향을 떠났던 그녀가 도시에서 살다가 왜 돌아왔는지, 그리고 아무런 가족도 없이 왜 혼자 사는지.


몸을 움직여 일하고, 또 그만큼의 재료를 얻어 음식을 만들어 먹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치코. 여름이 가고 가을의 끝자락에 닿은 어느 날, 소식이 없던 엄마에게서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여주인공인 하시모토 아이 (이치코)]

 

◇◆◇

 

음식, 이야기를 품다

 

영화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 이치코가 차려내는 한 가지 음식이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며 극을 이끈다. 그리고 이런 음식들이 한 계절에 5~6가지 정도 나오는데, 이것이 여름과 가을의 두 계절을 지나며 영화 한 편을 구성하는 것이다.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의 사연 등은 음식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풀려진다. 주인공이 만드는 음식 속에는 자신만의 이야기와 추억, 그리고 상처가 있고, 그를 통해 기억 속의 일들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앞으로 내보이지는 않고, 그녀가 하는 음식 뒤로 숨어 언뜻언뜻 보여진다. 그런 그녀의 말과 회상에서, 관객은 그녀에게 얽힌 사연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엄마와 함께 살던 집에서 엄마가 그녀를 두고 혼자 떠나버렸다. 그 후 도시에서 이치코는 한 남자와 도시에서 살았다. 그러나 그 후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남자와 헤어져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완전히 고향 마을에 정착한 모습은 아니다. 마치 자신의 상처를 추스르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것처럼, 마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완전히 정착하게 될까봐 비닐하우스를 짓지 않고, 후배에게는 어째서 고향으로 돌아왔느냐고 물으며, 자신의 불안한 마음과 달리 단단한 후배의 마음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나를 위한 진솔한 한 끼

 

영화 속에서는 그때그때 농촌에서 구할 수 있는 자연 재료로 만든 음식이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시골음식이 아니다. 이치코(하시모토 아이)가 만드는 음식은 꽤나 다채롭다. 일본식 식혜에서 호두밥, 밤조림, 홀토마토에 직접 구운 빵, 그리고 홈메이드 누텔라까지!

 

그녀가 하나하나 힘을 들이지 않으면 전혀 만들어 지지 않을 음식들이다. 이치코가 만든 음식 속에는 한 끼를 만들어 먹는 그녀의 진솔한 노력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요령도, 꾸밈도, 거짓도 없이, 땀 흘려 얻은 재료로 만든 솔직한 한 끼인 셈이다.


 

그리고 음식을 만들고 먹는 그 과정이 지금은 이치코로 하여금 과거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를 소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과정과 시간이기도 하다. 내가 나를 돌아보고, 내 배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그를 통해 정당한 부분을 얻고, 담백하면서도 더없이 솔직한 하루하루를 통해서 말이다.

  

 

◇◆◇

 

영화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 <리틀 포레스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총 두 권으로 이루어진 만화책에는 4계절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여름과 가을을 묶어 하나의 영화로 만들었다. 여름과 가을, 각각의 영화 두 편을 묶은 형식이기 때문에 오프닝과 엔딩이 두 번씩 나온다. (여름이 끝나고 엔딩이 나올 때는 벌써 끝났나 하고 깜짝 놀랐다.)

 

영화는 겨울과 봄을 남겨두고 있다. 다음편인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은 일본에서는 이미 개봉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중에 개봉예정이라고 한다.

[리틀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에서는 언뜻언뜻 주인공의 사연만 내비쳤다면, 주인공이 엄마와 화해하고 자신의 과거와도 편안해지는 주요 과정들은 겨울과 봄에서 보여질 것이다.

  

 

편안하면서도 재미있고,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져서 덩달아 숨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름과 가을이지나 갔으니, 어서 겨울이 찾아오고, 이윽고 봄을 맞이했으면 한다. 시골마을에서 이어질 이치코(하시모토 아이)의 요리가, 그리고 그 음식 속에 담긴 다음 이야기가 몹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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