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나는 인간인가, 기계인가?
전쟁영웅인가, 범죄자인가?"
/ 모튼 틸덤 감독
/ 베네딕트 컴버배치, 키이라 나이틀리 출연
줄거리
제 2차 세계대전. 연합군은 독일군을 이기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는 상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에니그마(이니그마)'라고 불리는 독일군의 완벽한 암호 체계 때문이다. 독일군은 이 암호체계와 기계를 모든 통신에 사용하는데, 무려 1590억의 10억배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대 해독이 불가능한 암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암호를 해독하는 것만이 전쟁을 완벽한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서 영국군은 이 암호 해독을 하기 위해 인재들을 모으고, 그 중에 하나가 천재 수학자인 앨런 튜링 (베네딕 컴버배치)이다.
그는 에니그마를 풀 수 있는 기계를 고안해 내지만, 그의 독특한 성향으로 인해 다른 팀원들과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된다.
그 무렵 암호 해독팀에 새로 투입된 여성 '조안 클라크 (키이라 나이틀리)'. 그녀는 앨런 튜링의 독특한 성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가 팀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풀어갈 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돈이 투입된 암호해독 기계는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앨런 튜링은 퇴출될 위기에 처한다.
◇◆◇
실존 인물,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영화는 실화를 기초로 하고 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인물 '앨런 튜링'은 27세의 천재 수학자였다. 그는 해독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암호 '에니그마'를 풀어내고, 제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끌었다.
앨런 튜링은 '에니그마'를 풀기 위해 기계를 하나 고안해 내는데, (영화 속 '크리스토퍼'라 불리는 기계) 일명 '튜링 머신'이라고도 하는 이것은, 인류 최초의 컴퓨터라고 한다. 흔히 알려진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보다 2년이나 앞서 개발했으며, 현대 컴퓨터 과학의 시초가 되었다고도 한다.
앨런 튜링은 전쟁이 모두 끝난 후에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먹고 자살했는데, 애플사의 한입 베어먹은 사과 로고가, 바로 앨런 튜링을 추모하는 의미라는 설도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은근한 방식으로 튜링의 자살을 암시하고, 이후 자막으로 처리해 알렸다.
기계와 사람, 사람과 사람 - 다름에 대한 이해
영화 속 앨런 튜닝은 굉장히 독특한 인물이다. 마치 기계와 인간을 섞어 놓은 듯이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가 획기적인 암호해독 기계를 고안해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영화 초반, 그는 마치 기계처럼 행동한다. 오로지 자신이 해야 하는 것만 주입된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직접적인 물음이 아니면 반응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목적에만 부합하게 행동한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모른다.
하지만 그것으로만은 부족했다. 그래서 암호해독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앨런 튜링은 '조안 클라크'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동료들과의 소통 속에서 도움을 받고, 독일군 통신을 가로채는 한 여성과의 대화 속에서 힌트를 얻는다.
이처럼 튜링은 기계 같기도, 또 어느 면에서는 인간 같기도 하다. 튜링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 생각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였다. 하지만 세상은 그 다름을 곧잘 '틀림'으로 분류했다.
이미테이션 게임 - 사람인가, 기계인가? 전쟁 영웅인가, 범죄자인가?
영화의 제목인 이미테이션 게임, 이는 사람과 컴퓨터가 동일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라고. 컴퓨터의 대답이 인간의 대답에 얼마나 가까운가에 따라 그 컴퓨터의 인공지능 지수를 매기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는 영화 속에서 자신을 심문하러 온 형사에게, 이 이미테이션 게임을 제안한다. 자신이 기계 같은가, 사람 같은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튜링은 삶의 전체를 통해 자신의 '다름'을 인정받지 못했고, 그로 인해 고통 받아야 했다.
그래서 이미테이션 게임은 자신이 고안한 기계에 대해 생각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한 테스트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자신에 대해 던지는 질문이 되어버렸다.
"내가 기계인가, 인간인가? 전쟁영웅인가, 범죄자인가?"
◇◆◇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한 작품을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왜 그리 그가 칭송을 받는지 잘 몰랐더랬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100% 각인시켰다. 범상치 않은 성향을 가진 천재 수학자의 갈등과 고뇌를 미세한 떨림 하나하나까지 동원하여 표현해 낸다.
원래 여배우 키이라 나이틀리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에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만 보였을 정도다. ^^
그리고 그의 뛰어난 연기와 함께, 천재 수학자 튜링의 이야기가 아주 깊숙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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