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바람을 뿌리는 자 - 넬레 노이하우스 : 바람과 함께 퍼지는 거짓말

스위벨 2014. 6. 27. 08:55
반응형

[책] 바람을 뿌리는 자 

바람과 함께 퍼지는 거짓말


/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줄거리    

 

풍력발전 개발 회사 '윈드로프'의 경비원이 회사 계단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다. 

여 형사 피아는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사건 현장으로 가, 반장인 보덴슈타인과 함께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사망 사건은 심장의 문제로 발생한 단순 사고사일 가능성도 대두된다.

  

하지만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사장의 방에서 죽은 다람쥐의 시체를 발견하고, 이 사건이 풍력발전소 건립과 연관되어 있음을 눈치챈다. 풍력발전소 건립이 야생 동물들, 특히 다람쥐를 죽인다며 시민단체에서 주장한 TV프로그램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윈드로프에 맞서, 풍력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던 시민단체의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그러나 그 시민단체의 우두머리격 인물이자, 보덴슈타인의 아버지와 절친한 친구가 잔인하게 살해되고 만다.

 

한편 보덴슈타인 반장은 '카'라는 여자에게 호감을 품게 된다. 그녀는 사건의 유력 용의자와 친분이 있으면서, 무언가를 잔뜩 감추고 있는 듯한 여자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보덴슈타인은 경찰이 니카를 추적하게 되는 상황에서도, 그녀를 믿고 보호해 주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사건은 점점 더 충격적으로 치닫는다.

 

◇◆◇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바로 다음 이야기이자, 넬레 노이하우스가 지은 '타우누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소설이다.

 

피아와 보덴슈타인 형사 콤비가 이번에도 멋지게 활약한다. 책 속의 그들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다른 추리소설에서 종종 등장하는, 명석한 두뇌를 사용해 사건을 뚝딱뚝딱 해결하는 일 같은 건 없다. 열심히 단서를 찾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진실을 향해간다.

  

 

책에서는 풍력발전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풍력발전에 대해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다. 다른 분야, 다른 회사로 사건의 배경을 설정했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이야기를 줄곧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사건의 진상은 대략 윤곽이 그려진다. 그래서 딱히 범인에 대해 느끼는 의외의 놀라움이나 충격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 놀라움과 충격적 반전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인물은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 바로 보덴슈타인이 사랑에 빠지는 '니카'라는 여인이다.

 

니카는 한때 한 풍력발전 연구소의 전도유망한 연구원으로 일하던 여자였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녀는 자신의 흔적을 감추고 숨어 지내다시피 한다. 그런데 그녀를 찾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바로 그녀가 일하던 연구소의 소장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펼친다. 어느 쪽의 말을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보덴슈타인은 '니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따라, 그녀를 믿는 쪽을 선택한다.

 

하지만 드러난 결말은 어찌 보면 충격적이고, 어찌 보면 다소 모호하다. 연구소 소장도, 그리고 니카도, 단순히 어느 한 쪽이 악인이고, 어느 한 쪽이 피해자라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두 사람 모두의 주장 속에는 얼마간의 진실과, 얼마간의 거짓이 함께 혼재되어 있다.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순서]

 


소설은 사건을 진행하는 내내 누군가의 '거짓말'에 대해 주목했다. 누군가는 거짓을 하고, 순수한 누군가는 그 거짓에 속아 분노했다. 그렇게 인물들은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었다.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이 아주 또렷하게 말이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니카의 이야기와 함께 그 명확한 구분이 흐려졌다. 그리고 책은 다시 묻는 것 같았다. 진실과 거짓, 마구 뒤섞여 또렷이 구분하기 어려운 그 경계에 대해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