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몽환화 - 히가시노 게이고

스위벨 2014. 6. 17.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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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몽환화 – 노란 꽃에 담긴 비밀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줄거리    

 

이야기는 두 개의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어느 평화로운 아침, 아내는 아이를 안고 출근하는 남편의 배웅을 나온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청년에 의해 벌어진 묻지마 살인으로 인해, 아내도, 남편도 목숨을 잃는다.

 


중학생 소년 소타. 그는 가족이 연례행사처럼 하는 나팔꽃 시장 구경에서 동갑의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타와 소녀는 계속 메일을 주고받으며 만남을 이어간다. 그런데 어느 날 이를 아버지가 알게 되며 크게 화를 내고, 갑자기 그녀도 소타에게 그만 만나자며 차갑게 돌아선다.

  

그리고 소설은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였던 여대생 '리노'는 사촌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사촌은 어느 날, 느닷없이 창문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장례식 후, 리노는 할아버지 댁을 방문한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는 마당 가득 꽃을 기르고 계셨고, 리노는 그 꽃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그 후부터 할아버지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이제껏 본 적 없는 노란 꽃 사진을 리노에게 보여준다. 그런데 얼마 후, 할아버지는 집에서 살해당한 채로 발견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강도살인이라 여겼지만, 리노는 할아버지의 집에서 노란 꽃의 화분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몽환화, 노란 나팔꽃

 

소설은 두 개의 프롤로그를 지나, 리노의 사촌인 젊은 음악가의 자살, 그리고 한 노인의 살해까지 일어난다. 전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사건들을, 소설은 죽 늘어놓는다. 그리고 그 4개의 사건을 하나로 이어주는 것은 바로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몽환화'이다. 몽환화, 꿈과 환상의 꽃.

 

에도 시대에는 노란 나팔꽃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노란 나팔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그 물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왜 노란 나팔꽃은 사라졌을까?

 

그리고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은 수많은 등장인물과, 과거의 사건들까지 켜켜이 쌓아 올라가면서, 현재에까지 이른다. 그리고 전혀 상관없이 보였던 프롤로그들과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한 점에서 만날 때, 퍼즐이 딱 맞아 들어가는 듯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보다 : 노란 나팔꽃과 원자력발전

 

단순히 꽃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개인을 지나, 가족사를 훑고, 역사에까지 이른다. 그리고 그 과거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현재 사회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바로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소타'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원자력에 관한 이야기다.

 

책 속에서 과거의 노란 나팔꽃은 현재의 원자력발전과 나란히 놓인다. 과거 멀쩡하게 존재했던 노란 나팔꽃은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 그 치명적인 위험성 때문이었다.그처럼, 원자력도 한때는 장밋빛 꿈처럼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일본은 대지진을 겪으며, 원자력은 이제 두려운 존재, 사라져야 할 존재가 되었다. 마치 과거의 그 노란 나팔꽃처럼 말이다.

 

소타는 자신이 시작한 원자력공부를 그만두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인정 받지못하는 학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리노를 만나면서 노란 나팔꽃에 대한 비밀을 함께 풀게 되고, 그로부터 한 가지 결심을 한다.

 

"가동하는 원자력발전소가 제로가 된다고 해도 원자력발전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야. 오히려 폐로 문제는 그대로 남아. 실질적으로 이 나라는 원자력발전에서 도망칠 수 없어.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

 

노란 나팔꽃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참으로 여러 이야기를 담아 냈다. 개인부터 가족, 그리고 사회까지 확대되었다. 거기에 과거에서 현재 사회의 문제를 아우르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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