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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포위됐다] 이승기, 고아라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스위벨 2014. 5. 29.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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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

: 은대구(이승기)가 어수선(고아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키스 사건 이후, 은대구(이승기)어수선(고아라)의 사이는 서먹서먹 해지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수사를 위해 용의자의 고향에 가서 잠복을 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런데 용의자의 고향은 작은 섬이다. 그 섬 안에 민박집이라고는 딱 하나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방은 딱 하나뿐이란다. 거기에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나마 방에는 문짝도 없다. 할 수 없이 은대구는 마당의 평상을, 어수선은 방을 쓰기로 했다.

  

 

그런데 키스 사건 이후 못내 어색했던 터라, 고아라는 이야기를 하자며 이승기를 불러냈다. 그리고 고아라는 자신이 어렵게 경찰이 되었고, 일에 재미도 느끼는 참이고, 그래서 연애는 곤란하다는 요지의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말의 첫머리만 꺼낸 참에 이승기가 먼저 선수를 쳤다. 너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어수선은 잠시 뾰루퉁하기도 했으나, 이내 잘 된 거라며 은대구를 예전처럼 편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은대구도 겉으로는 예전처럼 툴툴거리며 쌀쌀맞게 어수선을 대했으나, 마음은 달랐다. 은대구는 키스 사건 전부터 이상하게 어수선이 신경 쓰였다. 다만 은대구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자신조차 그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은대구는 어머니가 목숨을 잃은 그날부터, 오로지 복수를 꿈꾸며 살아온 인물이다. 그리고 그런 다짐을 한 순간부터, 아직 중학생에 불과하던 김지용은 더 이상 아이일 수 없었다. 혼자 살아 남기 위해 은대구가 되었고, 스스로 설 수 있을 만큼 성장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갑자기 어른이 되었고, 유년 시절을 잃어버렸다.


은대구는 드라마에 등장한 이후 내내 까칠한 모습만 보였다. 어수선은 물론이요, 동기인 박태일(안재현)과 지국(박정민)이 뻗은 손도 거칠게 탁, 쳐내기 일쑤였다. 그건 이제껏 살아온 은대구의 삶을 대변한다. 자신만이 가진 원한과 아픔이 있고, 다른 이들에게 절대 내보여서는 안 됐다. 



그런 그에게 어수선은 다시 그 따스했던 삶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어수선은 그가 가졌던 어린 꿈들과 따뜻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때의 김지용에게는 곧은 심성의 어머니가 있었고, 어린 치기와 함께 항상 자신만만한 패기가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없는 상황에서도 떳떳하고 당당했다. 그리고 그런 김지용을, 어수선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은대구는 그녀를 볼 때마다 자신의 잃어버린 시절을 떠올리고 추억한다. 오늘 화장실 앞에서 어수선이 춤추는 것을 몰래 지켜보면서, 은대구는 지금까지 등장한 모습 중에서 가장 크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더 보고 싶어, '아직'이라며 계속 나가지 않았다.


  

아직 은대구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서판석(차승원)의 뒤를 캐고, 구둣발을 찾아내야 하고, 그 배후를 밝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은 그 마음을 그저 밀어내려고만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에필로그에 등장했던 소년 김지용의 말처럼, 어디 사랑이란 감정이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는 것이던가.

 

그리고 결코 피할 수 없는, 어수선을 향한 그 마음은, 소년 김지용과 청년 은대구 사이에 놓인 징검다리 역할을 해 줄 것이다. 모든 일을 끝내고 난 뒤에 허탈감과 공허함에 스러지지 않고, 자신의 잃어버린 자리를 찾을 수 있게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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