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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 14일] 반드시 그날, 샛별이어야만 했던 이유

스위벨 2014. 4. 9.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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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

: 반드시 그날, 샛별이어야만 했던 이유

 

 

샛별이(김유빈)가 다시 납치되었다. 다만 첫 번째 유괴 때와는 다소 달라졌다. 샛별이가 집에 들렀다 다시 나가는 모습이 CCTV를 통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샛별이는 손에 문신 있는 남자를 만나면 무조건 도망치라는 엄마(이보영)의 말대로, 테오의 차에 몰래 숨어드는 방법으로 그 장소에서 도망쳤다. 그러나 어른들의 냉대와 무관심으로, 어린 아이는 다시금 한밤중에 길 한복판에 놓여졌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집까지는 무사히 왔고, 다시 집에서 나가는 모습이 CCTV에 담겨 있었다.

 

 

공개수배 방송에 범인이 전화를 걸었을 때, 샛별이는 테오(노민우)의 차에 훔쳐 타고 있었다. 그제야 목소리가 녹음된 것임을 알아챈 김수현(이보영)은 기동찬(조승우)에게 이렇게 말했다. 범인에게는 반드시 그날, 샛별이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 거라고.

 

 

반드시 샛별이어야만 했다. 다른 아이여서는 안 됐다. 그건 방송에서 범인이 말한 것처럼, 여자들을 죽이다가 실증이 나서 아이를 유괴한 것은 아니란 뜻이다. 그리고 반드시, 그날이어야 했다. 샛별이를 유괴했든, 유괴한 척 했든 말이다. 샛별이를 그날 유괴한 것으로 온 세상에 알려야만 했다.

 

하지만 범인은 아직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있다. 한지훈(김태우)이 범인이라 짐작 가는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샛별이를 내놓으라 했으나, 유괴를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부인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나중에 연락하겠으니 끊으라 했다. 만약 유괴범의 목적이 한지훈이 가지고 있는 반지와 귀걸이를 수거하는 것이었다면, 샛별이를 이용해 거래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여기서 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추측해 보았다.

 

첫 번째로 가능한 추측은, 유괴범이 바라는 건 한지훈이 가진 반지와 귀걸이가 아니라, 다른 이득이라는 것이다. 혹은 반지, 귀걸이와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다른 것을 더 챙기려 했을 수도 있겠다.

그날은 한지훈의 방송 출연이 있는 날이었다. 토론프로그램이었다. 인권변호사 한지훈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분명 범죄자 인권 문제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유괴 전, 한지훈이 토마토 세례를 받았던 그 토론프로그램을 기억하는가? 그때 한지훈은 대선후보였던 현 대통령을 토론 상대로 맞아, 사형 반대 의견을 폈었다. 그 방송이 끝나고 한지훈은 이보영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토론의 승기를 잡고 있었는데, 당신 방송에서 범인이 잡히는 바람에 갑자기 토론의 대세가 기울었다고. 그리고 그 후, 강한 정부와 범죄자에 대한 강한 처벌을 내세우던 그 대선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번 토론프로그램에서도 역시 한지훈은 범죄자의 인권을 주장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서 한지훈이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면, 강한 정부에 대한 반대 의견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형제도 시행은 어렵게 된다.

그런데 만약, 범죄자 인권을 그토록 주장하던 변호사의 아이가 유괴되었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역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수배 방송과 토론이 있는 그날, 반드시 한지훈의 딸인 샛별이가 유괴되어야만 했던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두 번째 가능성은, 유괴범이 아직 샛별이를 손에 넣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한지훈과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그가 그렇게 아무런 말도 않고 전화를 끊은 이유가, 지금은 샛별이의 행방을 찾아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동찬은 이보영에게 말했다. 처음 상황과 많이 달라져 있는 것 같다고. 처음에 샛별이는 그저 누군가를 보고 웃으면서 달려갔다. 그러나 타임 워프 후에는 엄마가 미리 해준 경고 덕분에, 샛별이는 멈칫했고, 도망갈 수 있었다. 거기서부터 벌써 사건의 방향은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사건의 방향을 튼 인물은 바로 기영규(바로)가 될 것이다. 이보영의 영규에게 보여준 친절과 진심 어린 부탁은, 영규로 하여금 행동하게 만들었다. 영규는 자기가 맞아가면서도 샛별이가 도망갈 최대한의 시간을 벌어주었다. 이것이 어느 식으로든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창고에 홀로 앉아 있던 샛별이가 울다가, 문이 열리니 "엄마?"라고 했던 것도 그 추측을 가능케한다. 괴한에게 잡혀간 아이라면, 그 상황에서 문이 열린다고 엄마일 거라고 기대하기 보다는, 오히려 겁에 질려 몸을 웅크리지 않을까?

 

그리고 위의 두 가지 상황이 모두 엮여 있을 가능성도 크다는 생각이다. 사형제도 시행을 위해 한지훈의 딸을 이용하려 했는데, 기영규로 인해 샛별이를 손에 넣을 수 없었다, 라는 이야기로. (혹은 아예 내가 한 추측이 모두 어긋날 지도 모를 일이다. 몹시 슬플테지만! ^^;;;)

 

 

오늘 마지막 장면, 정신병원에 있는 유진우(임지규)를 죽이려는 남자가 등장했다. 그것이 문신남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그가 최종 범인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의 배후에 다른 인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나중의 이야기를 위해서는, 그저 또 열심히 다음 주 월요일을 기다릴 수밖에. 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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