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 속의 망상/TV 보기

내 인생의 드라마 Best 10

스위벨 2014. 1. 25. 15:05
반응형

내가 사랑한, 내 인생의 드라마 Best 10

 

 

제가 드라마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추측하기로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엄마 옆에 누워 몰래 실눈 뜨고 보던 시절부터 시작되었다가, 친구들과 조잘대던 중학교 무렵 그 사랑이 폭발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여전히 저는 드라마를 좋아해요. 그리고 그 드라마 사랑의 시간 속에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몇 가지 드라마가 있어요.

그 중, 가장 좋아하는 10가지를 꼽아 보았습니다. 이름하야, 내 인생의 드라마 Best 10!

 

순서는 연도순입니다~ 이 10개는 거의 우열을 가릴 수가 없어서, 이 중에서 다시 순위를 매기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에요. ^^;;

 

 

 

여명의 눈동자 (1991년)

 

아주 어렸을 적에 봤던 드라마예요. 채 10살도 되기 전, 엄마 옆에 누워 자는 척 하면서, 몰래 실눈 뜨고 보던 바로 그 드라마! 그런데 그 영상이 꽤 머릿속에 오래 남았어요. 한 겨울, 설원 위의 그 마지막 씬은 그 어린 나이에도 깊은 인생을 받았었나 봐요. 하얀 눈밭 위에 떨어지던 그 빨간 핏빛, 그리고 마지막까지 서로에게 닿으려는 그 애절함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 속에서, 사랑 하는 이들이 이념적으로 나뉘어 싸워야 했던 그 순간. 책 속에 새겨진 역사가 아니라, 그 속을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을 엿볼 수 있었던 드라마예요.

 

 

 

 

가을동화 (2000년)

 

이 드라마를 떠올리면 노란 은행잎이 생각납니다. 은서와 준서가 앉아 있던 노란 은행 나무. 가을이는 아름답지만 쓸쓸한 계절 속에서 펼쳐진,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난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되고 싶어"라던 송혜교도, "은서야, 자니?"라던 송승헌도, "얼마면 돼?"라던 원빈도, 모두 다 아련하네요.

 

 

 

 

러브레터 (2003)

 

아마 기억 못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요. 제 절친한 친구가 이 드라마 속 조현재에게 푹 빠져 지냈는데, 그 때문인지 제 기억 속에서도 잊지 못할 드라마가 되었어요.

수애씨와 조현재씨가 주연이었어요. 가톨릭 사제가 되려는 조현재와, 그런 그를 사랑하는 수애씨의 사랑이 절절하게 그려졌지요. 수애씨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던 드라마예요. 드라마 속에서 수애 씨가 참 많이 울었었는데요, 그 눈물 따라 시청자들도 많이 울었었지요.

 

 

 

 

다모 (2003년)

 

역시 믿고 보는 배우, 하지원 씨의 작품이네요.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온 국민의 명대사를 탄생시킨 작품이지요. '다모폐인'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냈고요.

벚꽃 비 내리는 그 환상적인 장면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어요.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안타까운 운명이, 한동안 그 드라마의 후유증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들었었어요.

 

 

 

 

대장금 (2003년)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냐 물으시면,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기억 하시죠? 어린 장금이가 똘똘하게 하던 대사를.

장금이란 인물의 탄생부터, 어의가 되기까지, 정말 대장정이었지요. 사극인데 요리 드라마였다가, 의학드라마였다가, 복수극이었다가, 또 그러면서도 한 인물의 일대기이고… 정말 요리조리 넘나들며 재미를 주었어요. 아직까지도 요리 솜씨 좋은 사람을 향해 아직도 '장금이'라 부를 정도로 큰 영향력을 남긴, 정말 대단한 드라마지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2004년)

 

박효신씨가 부른 "눈의 꽃"을 들으면, 아직도 이 드라마의 장면들이 생각나요. 임수정과 소지섭이 손 잡고 뛰어가던 장면. 임수정의 컬러풀 니트와, 어그 부츠. 하얀 눈밭. "밥 먹을래, 나랑 죽을래?" 라며 임수정을 윽박지르던 소지섭의 짐승 감성. ^^

사랑하는 이를 따라 그 어떤 길도 함께 가겠다는 임수정의 마지막 선택이 너무 아팠어요. 그래서 더 한동안 마음에서 그들을 떠나 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부활 (2005년)

 

엄포스의 탄생을 알린 드라마입니다. 엄태웅 씨가 1인 2역으로 나왔었어요. 죽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죽은 동생인 척 하는 엄태웅씨의 연기가 인상 깊었어요. 그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완벽하게 속여야 했지요. 정말 한 회 한 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봐야 했던 드라마예요.

 

 

 

 

연애시대 (2006년)

 

손예진이란 배우의 광팬이 되게 만든 드라마입니다. '여름 향기'에서 얼굴이 그녀의 개인기라 할 정도로 청순 외모 팡팡 뿜어주실 때도 그녀를 이리 좋아하진 않았으나, 이 작품부터 저는 그녀의 왕팬이 되었어요.

이혼한 부인과 전남편이라는 관계 속에서, 과장하지 않고 담담한 듯 이어나가는 이야기가 참 마음에 와 닿았어요. 손예진의 목소리를 빌려 들려오는 나레이션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07년)

 

에이즈에 걸린 아이, 라는 설정이 드라마 시작 전 꽤나 파격적인 소재라며 연일 화제가 되었었지요. 그런데 막상 열어본 그 드라마는 잔잔하고, 맑고, 쾌청한 느낌이었어요. 착한 드라마. 선한 드라마예요. 누구 하나 악인도 없고, 가끔 나쁜 짓을 하더라도 곧 자신의 잘못에 괴로워하는 선한 인물들이 나왔죠. 작은 섬마을이란 배경도 따뜻함을 만들어내는 데 한몫 했어요.

주연 배우인 공효진과 장혁도 훌륭했으나, 이 드라마의 진정한 히로인은 아역 배우 서신애와, 치매 걸린 할아버지로 분한 신구 할배라고 생각해요.

 

 

 

 

시크릿 가든 (2010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한 김은숙 작가님이지만, 그 중에 최고는 이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현빈의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만든 반짝이 츄리닝은 가히 한 계절을 휩쓸었었죠.

계속해서 웃음기 쫙쫙 뿌려주었던 초중반과 달리, 후반에는 눈물 쭉쭉 뽑아주었다지요. 현빈이 거실에 비스듬히 앉아 하지원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던 그 장면에서, 정말 펑펑 울었어요.

"내가 서있던 창가에 니가 서있고, 내가 누웠던 침대에 니가 눕고, 내가 보던 책들을 니가 본다면, 그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면 우리 함께 있는 걸로 치자. 그 정도면 우리… 다른 연인들처럼 행복한 거라고 치자…"

 

 

지금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 몇몇 드라마가 있어요. 따라서 앞으로 저의 '드라마 베스트' 목록은 자꾸자꾸 바뀌어 가겠지만, 드라마 사랑은 당분간 쭉 이어질 것 같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