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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

스위벨 2014. 2. 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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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드라마는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불륜에 빠진 두 남녀가 아니라, 그들 가족 모두를 지켜보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냉정하게, 한 사람의 외도가 가족들에게 미친 영향을 그려내고 있다.

 

불륜으로 모두들 상처 받았다. 당사자나 배우자뿐만 아니라, 부모님, 동생, 자식까지도. 각자 시어머니의 건강문제 때문에 잠시 갈등을 주춤했던 그들은, 동생 문제를 앞에 두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불륜이 가져온 여파가 가족들에게까지 미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그들은 뼈저리게 자신들을 자책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이미 벌어져 버리고 말았다.

 

 

어디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가족들 모두 휘말리고 말았다. 처음 매형 재학(지진희)의 외도를 알고 나서 민수(박서준)는 이리 말했었다. 형님에게는 사랑이지만, 가족들에겐 폭력이라고. 그리고 이제 그 말이 고스란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는 가족들 모두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지독한 폭력이 되고 말았다.

 

배우자들의 배신감과 괴로움으로 모자라,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어린 딸을 걱정으로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누구보다 믿던 부모님은 실망과 좌절, 그리고 무력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소중한 동생은, 자신의 실수 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얽히고 설킨 관계들도 혼란의 정점을 지나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집을 나왔던 미경(김지수)은 어쨌든 집으로 되돌아 갔다. 부인의 외도에 분노하던 성수(이상우)는, 은진(한혜진)과 새로 시작해 보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민수와 은영의 문제가 남아 있다. 그들은 뼈아픈 이별을 하고야 말았다. 두 사람 다 원하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졌다. 하지만 미경은 동생이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라는 누나여서, 민수(박서준)와 은영(한그루)의 관계가 깨어진 걸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건 은진 또한 마찬가지다.

 

 

물론 쉽지 않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일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이 가족이다. 지금 누구보다 아픈 이는, 내가 죽도록 미워한 내 남편의 불륜녀가 아니라 바로 사랑하는 내 가족, 내 동생이다.

 

사실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는 충분히 단절하고 안 보고 살면 되는 수 많은 일들이, 가족 관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내가 억울해도, 혹은 미안해도, 누군가 잘못해도, 남들보다는 훨씬 그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밖에 없는 게 바로 '가족'이라는 둘레다. 남 같으면 백 번 절교하고 끝낼 일이 벌어지더라도, 가족 사이에서는 다시금 화해하고, 용서하고, 설사 앙금이 남더라도 다시금 얼굴을 보게 된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실마리가 보인다. 그 '가족'이라는 이름 때문에 말이다. 나은진도, 송미경도, 자신이 처한 상황보다는 동생을 더 생각한다. 내가 가진 문제가 동생의 삶에 상처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내가 조금 껄끄러워도, 가족을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게 된다.

너무나도 애틋한 연인의 사랑,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가족. 그렇기에 그 '가족'이라는 이름이 그들이 가진 모든 복잡한 문제를 풀어낼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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