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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8

[소설] 천국의 소년 - 바보라 불린 어느 천재 이야기 (이정명)

[도서, 책] 천국의 소년 : 바보라 불린 어느 천재 이야기 / 이정명 지음 줄거리 뉴욕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사망한 남자는 총에 맞아 죽었는데, 안면부는 알코올로 깨끗하게 닦여 있고, 사채 주변에서는 피로 쓰인 숫자 한 줄과, 알 수 없는 기호 한 줄, 그리고 '나는 거짓말쟁이다'라는 문장이 발견된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의 이름은 '안길모'. 그는 북한 태생으로, 중국, 홍콩, 대한민국, 멕시코,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뉴욕에 이르기까지 떠돌았다. 그리고 여러 개의 위장 신분으로 마약밀매, 거대 폭력조직 가입, 불법 사기도박, 불법입국 등의 범죄를 저지르다 끝내 뉴욕에서 살인사건으로 체포된 것이다. 하지만 길모는 CIA요원들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병원의 간호사는 용의자가 '퍼거슨 증후군' (..

[소설] 글자전쟁 - 유일하게 남은 한 글자를 지켜라! / 김진명 지음

[책, 도서] 글자전쟁 / 김진명 지음 중국에는 '답(畓)' 자가 없다. 한자를 자전에 따라 발음하면 곧 우리말이 된다. 5천년을 이어온 한자의 비밀은? 줄거리, 내용 수재로 칭송 받으며 자라온 이태민, 그는 오직 돈이 최고의 가치라 믿는다. 500억을 버는 것이 목표인 태민은 미국의 무기제조업체에 들어가 국제 무기 중개상으로 일하게 되고, 국제정세를 보는 날카로운 시선 덕에 승승장구한다.그러나 태민은 그에 머무르지 않고, 무기중개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커미션을 벌어들이기 위해 한국에 회사를 차려 활동하게 된다. 그러나 무기 구매 과정의 비리를 캐내려는 수사팀의 그물망에 갇혀 궁지에 몰리게 되고, 중국으로 도피한다. 도피중인 중국에서도 그는 무기중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북한의 사람들과 친분을 쌓아가..

[소설] 새의 선물 – 은희경 : 삶의 악의를 대하는 방어적 시선, 냉소

[도서, 책] 새의 선물: 삶의 악의를 대하는 방어적 시선, 냉소 / 은희경 지음 작가 '은희경' 하면 맨 처음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냉소'다. 그리고 이 책은 작가에게 붙은 그 대표적 수식어를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또한 은희경 작가의 작품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12살 소녀, 진희의 시선 12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를 당당하게 외치는 12살 소녀 진희. 그녀는 그 나이 또래의 어린아이에게 걸맞지 않은 시선으로 삶을 바라본다. 어른들이 자신에게 친절히 대해주는 것은 자신이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진희는 이웃집 어른들이 감추고 있는 그들만의 내면을 곧잘 눈치채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순..

[소설] 외딴방 - 신경숙 : 우물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시간들

[소설] 외딴방 : 마음의 우물, 그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시간들 / 신경숙 지음 간혹 말을 하기 힘든 책들이 있다. 단순히 감동이라고도 슬픔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그러나 나조차 알 수 없는 깊은 어딘가로 한 없이 침잠하게 만드는 책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이 책의 시작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 글은 사실도 픽션도 아닌 그 중간쯤의 글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하지만 그걸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도 픽션도 아닌 중간쯤이라 했으니, 그 말은 결국, 이 글은 사실이기도, 픽션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이 소설 속에는 작가의 시간이 녹아 있다. 거기였다. 서른일곱 개의 방 중의 한, 우리들의 외딴방. 그토록 많은 방을 가진 집들이 앞뒤로 서 있었건만, 창문만 열면 전철역에서 셀 수도 없는 많은..

[소설] 너를 봤어 - 김려령 : 어둠 속에서 본 어떤 것들

[소설] 너를 봤어 – 어둠 속에서 본 어떤 것들 / 김려령 지음 인정받고 있는 중견 작가 수현, 겉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참 곱고, 고생 모르고 자란 느낌이다. 타인은 그렇게 그를 본다. 그러나 자신이 보는 수현은 다르다. 수현은 자신만이 아는 과거의 어두운 기억이 있다. 그리고 자신만이 내부에 있는 그것을 본다. 그런 그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너를 봤어."라고 말한 그 짧은 순간, 이미 강렬하게 그의 전부를 잠식하며 자리잡은 사랑이었다. 그녀는 후배 작가인 '영재'다. 영재는 참으로 거침없고, 그러면서도 따뜻하다. 그래서 수현은 그녀로 인해 구원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자신이 개울가로 이끈 술 취한 폭력 아버지로부터, 알면서도 모르는 척 시치미 땠던 아내의 자살로부터, 어머니..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 소멸할 모든 것들에 대한 감탄

[책] 두근두근 내 인생 – 소멸할 모든 것들에 대한 감탄 / 김애란 지음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나를 다시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운다.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 부모님은 17살 때 '아름'이를 낳았고, 이제 아름이는 17살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이란 자로 측정할 수 없는 생을 살았다. '조로증'이라고 불리는 병에 걸린 아름이는 이미 노화된 노인의 신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러 증상으로 인한 고통의 시간은 아름이로 하여금 남들보다 긴 시간 속에 홀로 있도록 만들었다. 아름이의 신체 나이는 여든을 넘었다. 심장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고, 피부는 탄력을 잃었으며, 눈은 곧 어둠에 갇히게 될 것이다..

[소설] 7년의 밤 - 정유정 : 끝나지 않은 사건, 7년 전의 진실

[책] 7년의 밤 - 끝나지 않은 사건, 7년 전의 진실 / 정유정 지음 세상은 '지난 밤의 일'을 '세령호의 재앙'이라 기록했다. 아버지에게 '미치광이 살인마'라는 이름을 붙였다. 나는 '그의 아들'이라 불렀다. 그때 나는 열두 살이었다. 아버지 '현수'가 세령댐의 관리자로 발령을 받아, 가족이 함께 세령 마을로 이사를 갔다. 아들 서원이 12살 때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참극이 벌어졌다. 서원의 아버지는 '세령'이란 이름의 소녀를 죽였다. 그리고 이어 소녀의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부인이자 서원의 엄마를 죽였다. 그리고 그것으로 모자라 댐의 수문을 열어 저지대 마을 주민의 반을 물에 휩쓸려가도록 만들었다. 그 후로 서원은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쓰고, 7년을 살았다. 친척들 집을 전전하다 결국..

[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책]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어떤 책들은, 다소 시간을 두고 늦게 읽히는 것들이 있다. 나의 경우, 그것은 재미의 여부와는 상관 없이, 그 글이 주는 마음의 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무게가 그리 크지 않은 것들은 쑥쑥 읽혀나가며, 감상도 술술 잘 써진다. 반면에, 그 글이 담고 있는 의미가 나에게 묵직하게 다가올수록 책장은 더 천천히 넘어가게 되고, 그 후에 책에 대한 감상을 쓰기 전에도 많은 망설임을 주곤 한다. 그리고 공지영의 '높고 푸른 사다리'는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 나는 책을 읽는 속도가 다소 빠르고, 그래서 간혹 무언가를 빼먹는, 덜렁거리고 성급한 독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은 거의 일주일 정도를 잡고 있었다. 빨리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서둘러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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