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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가차 없이 냉정하고, 못 견디게 사랑스러운!

스위벨 2016. 5. 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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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 웨스 앤더슨 감독

/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토니 레볼로리, 시얼샤 로넌, 애드리언 브로디 출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줄거리, 내용

 

1927년, 유명 호텔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세계의 권력과 돈이 있는 여성들은 그곳의 전설적인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 (랄프 파인즈)를 보기 위해 호텔을 찾고, 구스타브는 화려한 언변과 매력을 내세워 그녀들과 심히 자유로운 우정(?)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인 세계적인 부호 '마담D. (틸다 스윈튼)'는, 벌써 19년째 매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찾고 있다.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그런데 마담D.가 그랜드 부다패스트 호텔에 다녀간 직후, 그녀의 저택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 소식을 알게 된 구스타브는 호텔의 신참 로비 보이인 제로(토니 레볼로리)와 함께 마담.D의 저택으로 향한다.

 

마담.D는 유언을 통해 값비싼 명화 '사과를 든 소년'을 구스타브 앞으로 남겼지만, 유산에 욕심 많은 마담 D의 아들 드미트리(에드리언 브로디)는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다. 그러자 구스타브는 제로와 함께 그림을 훔쳐 그 저택을 빠져 나온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드미트리

 

이에 마담D의 아들은 유산을 모두 차지하기 위해 구스타브를 마담 D. 살해 혐의로 지목하고, 그와 함께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하나씩 없애기 시작한다. 그러자 구스타브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제로와 함께 기상천외한 모험을 시작한다!


무슈 구스타프제로아가사드미트리마담D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주요 등장인물

 

◇◆◇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몇 년 전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무척이나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자잘한 사정들로 놓치고 말았다. 그 후에도 '시간 날 때 집중해서 제대로 봐야지' 하는 생각에 꽁꽁 아껴두고 있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큰 기대와 기다림 끝에 본 영화였음에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전경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영화는, 참 독특하고도 강렬하다. 뭐랄까… '냉정하고 가차없지만,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영화'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영화의 배경인 부다페스트 호텔은 마치 장난감 건물을 보는 듯한 모양과 색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동화 속 왕자님과 공주님의 무도회가 벌어질 법한 건물이지만,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인간사의 불쾌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화려한 호텔 안에 엄연히 위치해 있지만 손님들은 모르는 곳, 직원들의 공간이 내뿜는 퀘퀘한 어두움은 호텔이 가지고 있는 그 이면을 보여준다.


구스타브, 아가사, 제로

 

탐욕, 치정, 살인, 거기에 얹어지는 전쟁. 영화는 충분히 음침하고, 눅눅하고, 잔혹할 수 있는 소재들을 넘치게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기묘한 웃음기가 묻어난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 속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의 몸짓은, 마치 옛날 무성영화를 보는 듯이 한껏 경직되고 과장되어 있는데, 표정은 기이하게도 무덤덤하다. 그러한 상태에서 툭툭 더없이 평범하고 진지하게 내뱉는 말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충분히 비극적이거나 잔혹할 수 있는 장면들은 그렇게 인물들의 감정을 싹 거두어냄으로써 오히려 희화화 된다.


 

또한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와 로비 보이 제로가 겪는 모험의 수준은 황당무계하고, 그 과정은 너무 대놓고 뻔뻔하지만, 그 노골적인 솔직함이 되려 세련됨으로 뒤바뀐다.

 

그리고 그렇게 냉정하고 잔혹하게 웃긴(?) 블랙코미디에, 사랑스러운 색감과 동화 같은 공간 배경이 더해지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참 이질적이지만 그 멀고먼 간극이 묘하게 어울리며, 오히려 서로의 매력을 더욱 또렷이 각인시키고 있다.


아가사(시얼샤 로넌)와 제로(토니 레볼로리)

 

영화를 보고 난 내 느낌은 얼추 이랬다. 그렇다, '대략'일뿐, 나는 영화의 그 독특함과 오묘함을 명확하게 말로 설명할 자신은 없다. 그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라는, 영화가 준 강렬한 느낌만이 머릿속에 선명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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