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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 영원한 시간, 멈춰진 삶 (블레이크 라이블리)

스위벨 2015. 11. 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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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The Age of Adaline, 미국)

 

/ 리 톨랜드 크리거 감독

/ 블레이크 라이블리, 미치엘 휘즈먼 출연

 

 

    줄거리, 내용    

 

우연한 사고로 영원히 늙지 않게 된 아델라인. 특이한 그녀의 존재를 알아챈 FBI는 아델라인을 실험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그로 인해 아델라인은, 그 후로 10년마다 신분과 거주지를 바꾸면서 살게 된다. 아델라인 올해로 107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29살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

  

 

또다시 이사를 앞두고 있는 아델라인은, 새해 전야 파티에서 '앨리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급격히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아델라인은 자신의 비밀을 밝힐 수 없어 사랑을 포기하려 한다. 하지만 훌쩍 늙은 딸의 격려와 더불어 자신의 공허한 삶에 지친 그녀는 용기를 내고 그에게 다가선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엘리스의 부탁으로 함께 그의 부모님 댁을 방문한 아델라인은 놀라운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엘리스의 아버지가 그녀와 40여년 전에 만나 사랑에 빠졌던 남자, '윌리엄'이었던 것이다.

  

 

◇◆◇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축복일까? 아델라인은 영원히 늙지 않는다. 그녀의 시간은 멈추었다. 아델라인은 100년을 넘게 살았고, 영원히 변치 않는 29살을 살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오직 그녀의 시간만 멈추었다. 딸이 노년에 접어들어 노화의 문제를 겪고 있을 때 그녀는 함께하지 못한다. 사랑을 만나도 같이 늙어가지 못하기에 그녀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지 못한다. 그래서 어렵게 만난 사랑을 떠나 보내고, 혼자가 싫어 키우던 강아지들도 늘 그녀 곁을 먼저 떠난다.

  

 

영원한 미래를 갖게 된 아델라인은, 그와 동시에 미래를 잃었다. 그녀는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그리고 미래를 바라지 않게 되면서 자연히 현재의 삶도 공허해진다.

그녀에게 '미래'란 늘 지금 상태로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미래란 현재와 다르지 않고, '현재'란 내일 또다시 시작될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과거의 시간만을 눈물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게 늘 미래로부터 도망치는 아델라인의 삶과 비교되는 것은 '윌리엄'의 삶이다. 윌리엄과 아델라인은 사랑에 빠졌었다. 그런데 윌리엄이 청혼을 하려고 반지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본 순간, 아델라인은 도망쳤다. 그렇게 두 사람은 비껴갔고, 두 사람은 똑같이 서로의 사랑을 잃었다.

  

 

그런데 아델라인이 늘 소극적인 삶을 사는 반면, 윌리엄은 또 다시 누군가를 사랑했고, 그녀와 함께 착실히 늙어가는 삶을 살았다. 자녀들이 있고, 결혼 40주년을 맞이한 그의 곁에는 너무도 사랑하는 부인이 존재한다.

 

그렇게 영화는 유한한 시간이기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나이 든다는 것, 착실히 현재를 쌓아 미래를 만드는 것, 그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시간을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를 늘 먼저 떠나 보내야 하는 삶 말고, 함께 걸어가고, 함께 흘러가고, 그렇게 현재를 공유하며 미래를 꿈꾸는 삶.


 

영화는 영원한 29살을 살게 된 주인공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설명함에 있어, 굳이 현실성과 개연성을 부여하려 애쓰지 않는다.

제 3자의 나레이션을 통해 아델라인이 영원히 29살로 멈추게 되는 사건을 설명하는 방식이나, 또 다시 우연한 사건을 맞이하는 상황을 설명하게 되는데, 이 말하는 방식이 굉장히 노골적이고 뻔뻔하다. "아이구,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그런데 어째, 이런 일이 정말 벌어졌지 뭐야." 같은 느낌이다.


비록 아델라인의 상황은 판타지고 비현실적이지만, 영화 속에서 그 상황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 않을까. 결국 그 시간 속에서 아델라인이 찾아내야 할 것은 현실 속의 우리와 별다르지 않기에.

  

 

그리고 그러한 느낌이 이어져 영화는 인물과 상황을 어둡게 짓누르지 않는다. 지나치게 무게잡지 않고, 오히려 무심한 듯 가볍게 질문을 던지고 보여준다.

그 끝에서 영화는 다시금 돌아와 우리의 현재를 보게 만든다. 우리는 늘 흘러가는 삶을 살고 있을까? 시간은 흐르고 끊임없이 늙어가지만, 진짜 삶은 그저 멈추어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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