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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포레스트2 : 겨울과 봄 - 하시모토 아이 주연

스위벨 2015. 8. 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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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포레스트2 : 겨울과 봄

(リトル・フォレスト 冬・春, Little Forest: Winter&Spring)



/ 모리 준이치 감독

/ 하시모토 아이, 마츠오카 마유, 미우라 타카히로 출연

 

 

    줄거리    

 

아주 외진 시골마을 코모리에서 혼자 사는 '이치코(하시모토 아이)'. 지금 그녀가 사는 곳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살았던 집이다. 그러나 무슨 일 때문인지도 알 수 없게 엄마는 이치코가 고등학생일 때 그녀만 남겨두고 불현듯 집을 떠났다. 그 후 이치코도 한때 도시로 나가 살았으나, 그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 '코모리'로 돌아왔다.

  

 

이치코는 혼자 힘으로 밭이며 논농사를 짓고, 산이나 들로 다니며 자연에서 나는 재료들을 채집한다. 그리고 그 재료들로 자신만을 위한 식사를 만들어 맛있게 먹는다. 


 

그렇게 매일매일 열심히 일하지만, 그녀의 마음 한 켠에는 묵직하게 자리잡은 것이 있다. 떠나버린 엄마, 버림받았다는 상처, 그리고 떠밀리듯 도시로 나갔다가 결국 도망치듯 '코모리'로 되돌아온 자신에 대해서.

 

그런데 떠났을 때만큼이나 불현듯, 아무런 소식도 없던 엄마에게서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하지만 이치코는 그 편지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겨울을 보낸다. 그리고 봄이 돌아왔을 때, 이치코는 어렴풋이 엄마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리틀 포레스트 : 겨울과 봄]이다. 전편과 같이 5~7개의 요리가 하나의 계절을 구성하며, 그 요리 재료를 얻는 과정과 만드는 과정이 나오는 간간이, 주인공 이치코의 사연이 드러난다. 


엄마가 자신을 놓아두고 홀로 떠나버린 후, 이치코(하시모토 아이)도 떠밀리듯 도시로 나갔다. 그러나 그 후, 도시에 적응하지 못한 이치코는 다시금 숨을 곳을 찾아들 듯, 고향 코모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코모리에서 그녀는 더없이 부지런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열심히 일하고, 땀 흘리고, 자신을 위한 정성스런 한 끼 한 끼를 만들어 먹으면서.

  

 

하지만 그것이 자기 자신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만들어 주지는 않은 모양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늘 무언가에 억지로 떠밀려 도망치듯 내린 결정이라는 게.

 

"제일 중요한 뭔가를 회피하고 그냥 도망치는 거 아냐?"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인지도 몰라. 같은 장소를 빙글빙글 돌지만 조금씩 나선은 커지게 될 거야."

  

 

코모리에서 직접 농사짓고, 산으로 들로 다니며 마련한 음식재료. 소박하고 꾸밈없지만, 솔직하고 보람찬 식사였다.

요리는 이치코의 과거를, 그녀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녀의 많은 요리는 엄마로부터 배웠고, 추억이 있었고, 그만큼 아픔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엄마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했다.

  

 

그렇게, 그저 상처이기만 했던 과거는 코모리의 자연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를 통해 조금씩 봉합 된 게 분명하다. 그녀 자신도 몰랐겠지만 말이다.

엄마의 편지 속 말처럼, 빙글빙글 제자리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치코는 점점 더 넓어지는 나선을 돌고 있었던 것이리라.

  

 

그리하여 이치코는 숨어 있던 곳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 부딪혀보자고 생각할 수 있었고, 행동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자신이 직접 선택하는 삶을 살아내고 나서야, 이치코는 코모리를 자신의 자리로 선택해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돌아온 코모리는 예전과 달랐다. 이치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직접 내린 결정이었으니까.

  

 

영화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저 이치코가 만드는 이런저런 요리들을 가득 비춰준다. 그러나 화면 속에서 끊임없이 보여주는 요리는 그저 맛깔나기만 한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추억과, 고민과, 삶을 대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금 무언가를 할 힘을 준다.

 

어쩌면 우리가 필요한 건, 항상 잊고 사는 건 가장 기본적인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힘으로 만들고 선택한 나의 솔직한 한끼. 그리고 그것이 모여 이루는, 내가 마음을 다해 선택하고 가꾼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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