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
(The Trip to Italy)
/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
/ 롭 브라이든, 스티브 쿠건 출연
줄거리, 내용
중년 배우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 그들은 매거진 '옵저버'지의 기획으로 여행기 작성을 위해 5박 8일간의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영국의 낭만주의 대표 시인 바이런과 셸리의 흔적을 따라가며, 끊임없이 문학에 대해 논하고, 영화 속 주인공들을 이야기하고, 음악을 즐긴다.
그들은 멋진 호텔에서 묵고,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이탈리아 아름다운 장소들을 여행한다. 멋진 풍경과 맛있는 음식, 천하의 절경이 어우러진 여행이다.
하지만 그런 여행 곳곳에 예상치 못한 만남과 갈등이 있고, 여행 중에도 떨어뜨릴 수 없는 삶의 문제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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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 영국의 중년 배우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출연했는데, 영화 속 캐릭터도 이들의 이름 그대로를 사용했다.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는 영화 '더 트립'의 후속작으로, '더 트립'에서는 영국을 여행했고, 이번 영화에서는 제목 그대로 '이탈리아'를 여행한다.
영화의 주요 내용이라 하면, 이들이 밥을 먹으면서 하는 '대화'다. 영화 속에서 이들은 여러 레스토랑을 돌며 이탈리아 요리를 맛본다. 그리고 식탁 앞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이들이 음식에 대해 나누는 대화는 고작 '맛있어, 끝내줘,' 정도가 전부.
나머지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그렇듯, 온갖 분야에 걸친 시시껄렁하고 그저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것이 남자의 수다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두 중년 남자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들이 배우이기 때문인지 참 여러 영화 주인공들을 성대모사하고, 자신들의 기행 주제에 맞게 시인 바이런과 셸리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는, 그리고 이 여행에서는 왜 굳이 맛집을 찾아 다니게 하며 주인공들을 그렇게 많은 시간 식탁 앞에 앉혀 놓았을까? 음식 이야기가 주가 되지도 않을 거면서.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이 있는 식탁에서 웃고 떠들고 하는 모습, 그 어떤 곳보다 식탁에서 편하고 일상적으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모습. 바로 그것이 우리가 실제 하고 있는, 삶이라는 여행 그대로의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매일매일 식탁에서의 별 시덥지 않은 이야기가 즐거움이 되고, 그런 중간에 각자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지 않던가.
많은 여행 영화들이 가진 흔한 판타지는, 여행만 훌쩍 떠나고 보면 현실의 지난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엄청난 절경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현실의 문제들을 들이민다. 그리하여 여행이 현실과 연결된 잠깐의 숨 고르기임을, 우리는 곧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함을 잊지 않는다.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은 두 사람이 끊임없이 나누는 대화에 등장하는 여러 영화 작품과 바이런과 셸리의 시, 그리고 그들의 생애에 대해 배경 지식이 없다면 영화 자체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여행 테마는 참 낭만적이지만, 영미권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바이런과 셸리의 문학작품, 그리고 그들의 생애는 참 멀고도 먼 이야기니까.
하지만 그런 아쉬움마저도 모두 날려줄 듯한,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기쁨은, 바로 이탈리아의 멋진 풍경이다. 피에몬테에서 시작해 로마, 카프리…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그 여정의 길들은, 화면을 가득 메우며 그야말로 황홀경을 선사한다. '이탈리아 여행'이라는 그 제목에 걸맞게, 영화를 따라 아주 잠시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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