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가족 사냥 - 낯설고도 무거운, 가족 (덴도 아라타)

스위벨 2017. 2. 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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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서] 가족 사냥

 

/ 덴도 아라타 지음

 


책 '가족사냥'은 소설 '영원의 아이'로도 잘 알려진 일본 작가 ‘덴도 아라타’의 작품이다. 

소설 가족사냥은 1996년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했으며, 소설 가족사냥을 원작으로 2014년 동명의 일본 드라마가 제작된 바 있다.

 

 

[소설 가족 사냥 - 상, 하권 표지]


◆ 소설 '가족사냥' 줄거리, 내용


한 여름, 일가족이 집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다. 경찰 조사 결과, 등교거부를 하며 부모를 폭행하던 고등학생 아들이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신은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후, 다시 한번 일가족 사망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 또한 문제아로 취급 받던 고등학생 아들이 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다. 경찰은 이 또한 앞선 사건을 보고 자극을 받은 고등학교 아들에 의한 사건으로 종결 짓는다.

그러나 무섭도록 닮은 두 사건을 보고, 형사 마미하라는 무언가 다른 것이 있음을 직감한다.

 

◇◆◇



내가 읽은 책은 ‘가족 사냥’의 개정판이다. 가족사냥은 1995년에 일본에서 발표되었는데, 십 년 후인 2004년에 문고본으로 펴내면서 전면 개작되었다고 한다. 이때, 소설은 ‘동일한 문장이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로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고. 기존에 없던 인물들도 새롭게 첨가되고, 많은 에피소드들이 더해졌으며, 인물이 가지는 비중도 달라졌단다. 때문에 작가 ‘덴도 아라타’ 스스로도 ‘신작’이라고 해야 마땅하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가족사냥의 1995년 판과 2004년 판에 서점에서 나란히 판매되고 있단다. (1995년 원판도 읽어보고 싶지만, 그 내용이 개정판보다 더더욱 폭력적이고 잔인하다고 하기에 망설여진다.)


 

소설 ‘가족사냥’ 그 제목처럼이나 섬뜩하다. 그리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소설이 주목하는 것은 가족이다.

소설 ‘가족 사냥’에는 참 많은 가족이 등장한다. 살해당한 가족, 문제 자녀를 둔 가족, 문제 부모를 둔 가족, 오해로 인해 깨어버린 가족 등등… 소설 속에서는 사건을 해결하려는 형사도, 타인의 가족문제를 해결하려는 아동센터의 직원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도, 저마다 가족의 갈등과 문제를 쥐어주었다.


그리고 소설은 여러 가족과 그 구성원 개인의 이야기를 꽤나 상세하게 풀어놓는다. 때문에 소설 ‘가족사냥’은 꽤 방대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7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 상, 하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많은 분량이 무색하게, 책은 긴장감 있게 쑥쑥 넘어간다.


 


소설 ‘가족사냥’은 보통 우리가 무한한 신뢰를 지니고 있는 ‘가족’이라는 절대적인 가치를 무참하게 깨 부순다. 그 과정은 충격적이고, 무섭고, 끔찍하다. 가족이란 틀 안에서 벌어지기에 더욱 잔혹한 그 결말을, 소설은 적나라하게 목도하게 만든다.

가족 집단 안에서 생겨난 문제가 두려운 이유는, 쉽사리 밖으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족’문제로, 그들이 해결해야 할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된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점점 문제는 심각해지고 가족들은 매몰되어 간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극이다.



그리고 소설 가족사냥은, 결말에서 조차 가족을 훈훈하게 감싸려 하지 않는다. 소설은 한번 깨어진 가족이 위기를 겪은 후 끈끈한 사랑으로 다시금 똘똘 뭉치는, 흔한 소설이나 영화 속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소설 ‘가족사냥’에서 갈등과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은 가족 구성원들은, 결말에서도 저마다의 거리를 두고,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덴도 아라타의 소설 '영원의 아이']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소설 ‘가족사냥’이 ‘가족’이라는 집단에 대해 가지는 일종의 희망처럼 보인다. 깨어져버렸지만 그래도 가족이라는 미명에 갇혀 그 속에 함몰되지 않고, 개개인으로나마 굳건히 존재하게 하는 희망. 그리하여 적당한 거리를 두고라도 함께 공존해나가는 관계. 그리고 핏줄이 아니더라도, 사회 속에서 형성된 또 다른 가족 형태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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