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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널 - 그날 무너진 것은 터널만이 아니었다. (하정우, 오달수, 배두나)

스위벨 2016. 9. 1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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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널 

(Tunnel , 2016)

 

/ 김성훈 감독

/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출연


"나 아직 살아 있는데..."

그날 무너진 것은 터널만이 아니었다. 


 터널 줄거리, 내용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정수(하정우)는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큰 계약 건이 성사되기 직전이라 기분도 좋고, 오늘은 딸의 생일이라 집으로 가는 마음이 바쁘다. 그런데 갑자기, 터널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부상은 면했으나, 터널 속의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들 아래 정수는 갇히고 만다. 그가 가진 것은 휴대폰과 500ml짜리 생수 두 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


 

다행히 구조대와 전화연결이 되고, 구조대장 '대경(오달수)'은 시일이 좀 걸릴 뿐, 확실히 구조될 테니 걱정 말라고 말한다. 정수는 대경이 말한 대로 물을 나누어 먹으며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구조 직전이라고 생각한 때, 모든 일은 허사가 되어 버린다. 터널의 시공이 도면과는 다르게 되어 있어 파내려 간 지점이 정수가 있는 곳이 아니었던 것.



하지만 정수의 휴대폰 배터리마저 방전되며 외부와의 연락도 끊겨 버린다. 이제 아무도 터널 안 정수의 생사를 알 수 없다. 그러나 구조대의 상황은 좋지 않고 시간은 계속 지체된다. 그리고 급기야 구조를 위해 작업을 하던 사람이 사고로 사망하기까지 한다.


그러자 관계자들은 정수가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경제적 손실 등을 이유로 구조작업 중단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정수의 부인 세현(배두나)은 끝까지 구조를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주변 상황은 버티기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터널 안의 정수는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아직 살아 있는데…



◇◆◇

 

영화는 '터널'은 참 가뿐하다. 적당한 웃음과 버무려져 쉽게쉽게 넘어간다. 그런데 그 쉬운 길목 어딘가에서 갑자기 목이 탁 막힌다. 훌훌 마시다가 별안간 뾰족한 가시 하나가 목구멍에 막힌 것처럼. 그건 우리가 터널을 보며 떠올리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것'이 아니라 '것들'.


(스포일러 주의! 영화 터널의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터널'은, 영화이기에 참 다행스러운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다. 정수(하정우)세현(배두나)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미소 지으며 집으로 향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미소 짓고 있는 영화 '터널'의 마지막 장면 너머로 이런 생각이 이어진다.

영화 속에서 경제적 이유를 내세워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제2터널 공사를 재개했을 때, 정수(하정우)는 큰 위기를 맞는다. 그런데 영화의 결말과 달리 만약 그 순간 정수가 죽음을 맞이했다면, 정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 때도, 그의 죽음이 단지 터널 부실공사를 저지른 한 기업의 잘못에만 국한되고, 그저 한 개인의 불운한 '사고'일 뿐인 거라고 치부해도 되는 걸까?


 

그리고 그에 이어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혹시 나중에 '내'가 피해자가 되었을 때도,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처리, 그리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과거의 그것들과 같아도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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